알리나가 나무를 심었대 상상공작 그림책
로드리고 마티올리 지음, 김정하 옮김 / 풀빛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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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커뮤니티에 서평 모집이 몇권 올라왔는데 표지랑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신청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어린이 버전일까? 궁금해서였다. 읽어보니 그렇게도 볼 수 있겠고, 다른 관점에서도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앞면지와 뒷면지에는 어떤 물건들이 가득 그려져있는데, 나무심기와 관련된 물건들이다. 삽, 물뿌리개, 가위, 장갑, 장화, 쇠스랑, 손수레... 등등. 그리고 단순한 선으로 아주 귀엽게 그려진 알리나는 아주 작은 묘목 하나와 작은 삽을 가지고 등장해 땅을 푹푹 파고 그 묘목을 심는다. 그때부터의 변화가 이 책의 내용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 일평생 셀수없이 많은 도토리를 심었다면 알리나는 생각한 것을 한 번 실천에 옮긴 것이다. 물론 한번의 실천이 이토록 많은 열매를 맺었으니 그 이후에도 실천이 이어졌을거라 우리는 믿을 수 있다. 어쨌든 전자의 핵심이 '꾸준한 실천'에 있다면 이 책은 '즉각적인 실천'에 있다고 보여진다. 일단 해보는 것! 그것이 선한 일이라면.

알리나의 나무에선 가지가 나오고, 새가 깃들고, 알을 낳고, 토끼가 굴을 파고, 과일이 열리고, 꿀벌과 개미들이 찾아오고, 아기새들이 깨어난다. 씨앗이 땅에 떨어지고 그것들이 또 자라난다. 알리나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아무것도 없던 화면이 점점 채워진다. 마지막 장면은 거의 자연의 낙원처럼 보인다.^^

그 과정에 이 책은 독자인 어린이와 양육자가 같이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심어놓았다. 변화 관찰하고 찾아내기, 각 개체의 수 세기. 변화를 찾아내는 것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잘한다. 또한 취학 전 5~7세 정도나 1학년의 어린이들에게 변화하는 토끼, 꿀벌, 과일들의 수 세기는 놀이처럼 할 수 있는 활동일 것 같다. 또 한가지가 있다. 의성어, 의태어 활동이다. 이게 원작에도 있었을까? 궁금하다. 우리말처럼 의성어, 의태어가 발달한 언어는 좀처럼 없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원작에 있으니까 넣었겠지? 그건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을 반복해서 읽기에 좋은 장치라고 생각되었다. 취학 후 어린이들과도 살펴볼만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포인트를 달리 해서 여러번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중의적 주제를 가졌다는 점도 그렇다. 마지막 장은 이렇게 끝난다.
"너도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보면 어떨까?"
이건 단지 나무를 심는 그 행위에 한정된 제안은 아닐 것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 그것을 향해 내딛는 첫발을 의미하지 않을까. 나무를 심었으니까 이후의 일들이 가능했듯이, 일단 시도해야지 그것조차 안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물론 액면 그대로의 의미도 크다고 생각한다. 지구엔 더 많은 나무가 있어야 하니까. 나무를 심는 일 자체도 매우 숭고한 일이다.

읽다가 거슬리는게 하나 있었다. 순차적인 변화 과정에서, 과일이 열리는 것보다 새 알이 깨어나는게 먼저여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ㅎㅎㅎ 그건 물론 중요한게 아니겠쥬?^^;;;; 음 하지만 거기서 안넘어가는 아이도 없진 않을 것이다.ㅎㅎ

처음 만나는 브라질 작가의 그림책 한 권을 학급문고에 꽂아본다. 오늘도 여기저기서 나무 한 그루가 심기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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