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화학 - 우리 집에서 배우는 과학
이경윤 지음, 권나영 그림 / 꿈결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 - 이경윤

그림 - 권나영

꿈결

 

 

  내게 화학이라 하면 왠지 원소기호를 외워야 할 것 같고 화학용어를 달달 외워야

조금 알 것 같은 친해지기 어려운 분야이다. ^^;;

학교에서 배운 화학이 전부이며 생활을 하면서 화학이 그닥 필요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내 아이들이 자라 과학을 배우고 화학을 배워야 하는데

어째 날 닮아서인지 과학분야는 거들떠도 안보고 관심도 없다.

이를어째... 나처럼 안해도 돼!라고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냉장고 속 화학 책은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아빠,

꿈결과학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엄마를 둔

중학교 1학년 새미네 집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과학자인 엄마답게 과학이 약한 새미를 위해 직접 화학캠 케미를 만든다.

새미는 새 핸드폰을 얻기 위해, 아빠는 새 낚시대를 얻기 위해

화학캠 케미와 재미난 화학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냉장고 속에 있는 것들을 통해 화학을 배운다.

냉장고 속에 대체 어떤 화학들이 들어 있다는 걸까?

 

 새미는 먹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새미가 좋아하는 음식을 통해 화학을 배운다.

바로바로 냉장고에 있는 다양한 음식들, 그 속에 숨은 화학을 하나씩 알아보자.

물, 아이스바, 초콜릿, 발효식품, 커피, 팬케이크, 탄산음료, 과일,

속쓰림을 달래주는 음식, 달걀노른자와 마요네즈, 채소에 남은 농약 없애기

일반 가정 냉장고에서 볼 수 있는 재료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이야기에 나오는 화학설명이 등장해도 익숙한 재료들을 설명하는 것이여서

바로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빠와 새미, 부녀간의 다정한 모습을 그린 그림도 재미있고,

화학에 호기심을 보이며 점차 질문하고 알아가려는 새미의 열정도 보기 좋았다.

질문을 하면 설명도 척척 해주는 화학캠 케미도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프로그램이 좋아 우리집에도 이런 프로그램을 깔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나도 아이들과 음식을 함께 만들며 화학공부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 ^^

일상적인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화학의 궁금증을 만들어 내고

요리를 하면서 화학의 궁금증을 질문하고 원리를 알아가고

화학켐 케미로부터 "순간 포착 화학캠 케미"를 통해

그림과 함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앗! 이런 화학이!"하고 깜짝 등장해

놓친 부분이나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 주어

'어떤 새로운 지식을 알려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과학을 싫어하는 새미가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한 도전인 만큼

화학에 관심 1도 없고 싫어하는 아이들도 가볍게 읽을 수 있고

화학이라는 과목에 흥미를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인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도 익숙하고 일반가정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재료들로

접근하여 화학적 원리를 알려준 것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음식을 만들 때마다

화학에 흥미를 갖고 질문하고 알아보려 실험하고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자리 공부 소녀성장백과 11
박정은 지음 / 풀빛미디어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 - 박정은

풀빛미디어

 

 

 "어머, 우리 집에 누가 몰래카메라 달아놨나?" ^^

읽는 내내 우리집 이야기 같아서 순간 의심의 눈초리로 집안을 살폈다. ㅎㅎ

소이네 가족 이야기를 다루면서 엄마의 빈자리를 통해

가족의 커다란 의미와 소중함을 슬며시 일깨워 준다.

아니, 우린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명확하게 와 닿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빈자리를 느낀 후에야 알게 되는 것 같다.

 

 사춘기 소이는 엄마와 항상 투닥거리며 하루 아침을 시작한다.

항상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잔소리와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녹음기처럼 듣는

엄마의 말이 너무나 듣기 싫고 더 반발심이 생긴다.

엄마 역시 태어나줘서 너무나 기쁘고 감사했던 아이였는데

커가면서 변화하는 아이 모습이 영 성에차지 않고

같이 화를 내며 어린아이처럼 딸과 다툰다.

이건 우리집이랑 똑 같다.

오죽하면 상황을 보던 아빠가

"어떻게 엄마가 애들이랑 똑같이 싸워. 엄마는 말이 너무 많아."하고

애들편을 들면 정말 속상하고 부글부글 끓는다, 끓어. ^^;;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만 지내는 엄마를 위해 아빠가 여행을 준비한다.

소이와 소은이는 엄마, 아빠의 여행이 탐탁지 않고 괜히 심술이 나서

울며 매달리기도 하고 여권을 숨기기도 한다.

하지만 마지막에 넌지시 여권을 내밀고 엄마, 아빠는 이탈리아로

일주일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일주일 동안 정말 다른 아이들이 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스스로 일찍 일어나고 할머니를 도와 집안 일도 하고

동생을 위해주고, 언니를 위해주며 무언가 따뜻한 변화를 느끼게 한다.

엄마와 할머니의 다른 점이 있을까?

엄마는 "그놈의 밥타령, 밥 안먹고 살면 좋겠다"라며 투덜대고

훈계형으로 말을 해서 마음을 상하게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잔소리도 하지 않고 무언가 고난도 기술의 대화를 하신다.

엄마는 속사포처럼 잔소리를 하는 반면 할머니는 용건만 간단히 말을 한다.

그래서 오히려 큰 불평없이 할머니 말씀을 따르게 한다.

 

 엄마도 처음이고 아이도 처음이다.

인생을 경험하고 다시 사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이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겪고 실패와 성공을 오가며 깨달음을 얻는다.

처음이라 서툰 엄마의 역할인 반면 할머니는 자식을 키우며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가

손녀, 손자들에겐 또 다르게 느껴지나보다.

우리도 이와 똑 같다.

아이들이 할머니댁에 가면 할머니에게 엄마흉을 본다.

"엄마가 혼도 내고, 잔소리도 하고, 짜증도 내고....."

집에 오면 "할머니는 예쁘게 말하는데 엄마는 왜 화내면서 말해?

왜 내 얘기는 안들어줘?" 하며 비교를 한다.

비빌언덕이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엄마에게 속상했던 아이들은 할머니께 응석을 부리며 위로를 받는다.

소이 역시 할머니를 통해 엄마의 빈자리를 따스하게 채운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에겐 엄마, 아빠의 자리는 따로 있는 듯하다.

 

 엄마를 대상으로 관찰기록을 쓰면서 소이는 어떤 걸 느꼈을까?

부모님의 여행을 통해 부모님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자신의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여행지에서 지진이 일어나 부모님과 연락두절되고 말이 씨가 되듯

두 번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 자신의 말에 공포심도 느낀다.

할머니도 집을 비운 그 하루 동안 동생 소은이와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이 되고 초조했던 그 순간 자신과 엄마의 관계를 떠올리며

엄마의 마음도 이해하게 된다.

 

 아이는 부모를, 부모는 아이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였다.

실생활과 너무 흡사해 더욱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엄마가 여행 전 써 놓았던 편지... 혹시 모를 대비 해 써 놓았을까?

음.. 유서라고 해도 되나? 아님, 전하고 싶은 마음을 편지로

서로에게 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평소 말하기 힘들었던 것을 글로 전해보는 것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좋을 것 같다.

우리 세 아이들도 매일 간단히 일기를 쓴다.

엄마가 읽고 댓글을 달아준다.

화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풀어준다.

기분이 좋은 아이의 마음은 함께 기뻐해준다.

의견을 제시하면 함께 생각해보자고 한다.

아주 작은 소통의 길을 조금 열어 둔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서로의 빈자리를 통해 좀 더 애틋해지고

돈독해 질 수 있도록 "나도 며칠 여행이나 가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레기 : 엉뚱 발랄 쓰레기 이야기 - 재활용, 2021년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선정, 2020년 으뜸책 선정, 2021년 하반기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수피아 그림책 2
니콜라스 데이 지음, 톰 디스버리 그림, 명혜권 옮김 / 수피아어린이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 - 니콜라스 데이

그림 - 톰 디스버리

옮긴이 - 명혜권

수피아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일주일!!

우리는 매일매일 일주일 동안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보물찾기 선수 실비아는 매일매일 보물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그 보물은 값비싸고, 예쁘고, 소장가치가 있는

누구나 좋아하는 보물이 아니다.

소피아만의 특별한 보물찾기가 매일 일어난다.

과연 소피아는 어떤 보물을 찾아내고

어떤 즐거운 일들이 일어날까?

"저는 지금 아주 중요한 실험을 하고 있어요"

 

 

 

 

실비아는 아주 중요한 실험을 하기 위해 보물찾기를 한다.

월요일엔 구멍 난 낡은 타이어, 밧줄, 오래된 나무판자를 찾아낸다.

차고지에 놓인 물건들을 본 아빠는 당황하고

실비아는 중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대답한다.

낡은 물건들로 어떤 중요한 실험을 한다는 걸까?

 

화요일, 길에서 껌 반통을 주우며 좋아한다.

하지만 오빠는 그런 실비아가 못마땅하다.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으면 안되는데.....

실비아는 대체 어떤 실험을 하려는걸까?

 

수요일, 녹슨 배관, 고장난 발전기, 빈 페인트통을 찾아낸다.

혹, 실비아는 고물상 사장님일까?

보물찾기 선수라고 했는데

음.. 이건 온 통 낡고 더럽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버려진

물건들만 찾아내고 있다.

목요일, 빨간 물방울무늬 고깔모자를 찾은 실비아.

이렇게 멀쩡한 모자를 대체 누가 이렇게 많이 버려놨을까?

이건 멀쩡한게 버리기 아까워 보인다.

이런 실비아에게 에스겔 할아버지는

"눈이 보배구나. 무슨 실험을 하고 있니?" 하고 말을 건넨다.

씨익 웃는 할아버지는 실비아가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 알고 계시는걸까?

실비아도 어떤 실험을 할지 잘 모른다고 했는데...

 

금요일, 커다란 쓰레기통에서 반이나 멀쩡한 바나나를 발견한다.

'세상에 멀쩡한 음식을 이렇게나 많이 버리다니...'

대체 누가, 무엇때문에 멀쩡한 바나나까지 버렸는지 찾아내고 싶다.

버려진 그 많은 바나나를 실비아는 어디에다 쓰려는 걸까?

아직까지 그 어떤 실험도 하지 않은 실비아의 모습에

이젠 어떤 실허을 할지 정말 궁금하고 기대된다.

 

토요일, 이런 이런 마을의 수도 저장 탱크에 구멍이 생겨 물이 새기 시작했다.

비상, 비상, 큰일났어요!

많은 물이 새고 넘치면서 전기도 끊기고 동물원의 우리 문이 열리며

동물들이 탈출을 해버리는데.....

시장님이 해결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일요일, 드디어 실비아가 그 동안 모은 물건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과연 어른도 하지 못한이 큰일들을 작은 소녀 실비아가 어떻게 해결할까?

드디어 실비아의 중요한 실험이 시작된다.

쉿!!!!

사건이 해결되길 기도하며 실비아를 지켜보자!!

 

 

실비아가 매일매일 찾아낸 보물은 우리가 모두 사용하고 버린 물건들이다.

그런 쓰레기를 실비아는 보물처럼 찾아내어 소중히 간직한다.

하지만 실비아는 이 쓰레기들이 어딘가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믿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월~금요일까지 모은 쓰레기들로 토요일에 생긴 커다란 문제를

실비아가 멋지게 해결해버린다.

 

새것은 좋아하지만 사용한 후 오래되고 조금 망가지면 우리는

가차없이 버리고 거뜰떠 보지도 않는다.

오히려 재사용하려는 사람들을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실비아처럼 중요한 실험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환경 때문이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 나는 버려도 괜찮겠지,

물건을 아껴쓰지 않고 버리는 우리의 행동들이

환경을 파괴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엔 재사용 운동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몰라이프, 아나바다운동, 물려주기, 필요한 물건만 적당히 사기,

일회용품 줄이기등 많은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파괴로 인해 살기 어려워진 미래에 관한 이야기책이나

영화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건 언젠가 우리에게 닥칠 위기의 시기가 온다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실비아처럼 버려진 쓰레기를 줍지는 못해도

버리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만 해도 좋을 것 같다.

 

셋째가 첫째 생일날 생일선물을 준비했다.

먹고 버린 상자를 이용해 물감으로 색칠을 하고 선물상자로 만들었다.

그런데 그 안의 맛난 사탕만 꺼내 먹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연필꽂이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번 택배 상자가 오면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드는 셋째이다.

다음엔 실비아처럼 멋지고 중요한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쓰레기를 모아두어도 뭐라하지 말아야겠다. ㅎㅎ

 

일주일간의 엉뚱 발랄 쓰레기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버려지는 쓰레기, 파괴되는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깡깡이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3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  - 한정기

특별한서재

 

 

 작가 한정기가 부산에서 살며 보냈던 사춘기 시절,

그 때를 바탕으로 1970년대를 재구성 한 장편소설이다.

나도 70년대 후반에 태어 났는데 책속에서처럼

'이렇게 살기 힘들었던가?'하고 옛날이야기 읽듯이 읽었다.

 

 제목 '깡깡이'를 보고 대체 어떤 소리인지 그 정체가 참 궁금했다.

바이올린 연주를 하면 "깽깽이"라고 하기도 했고

엿장수의 가위 소리를 "찰캉찰캉"하기도 하는데

이 깡깡이는 어딘서 나는 소리일까?

부산, 바닷가에 살면 배들이 많을 것이다.

배 곯던 시절 아넥네들이 할 수 있었던 일,

바로 커다란 배의 녹슨 부분을 망치로 두드려 떼어내는 일이다.

"깡깡깡"  한 두 명이 두드려 대는 소리가 아닌

쇳소리가 하루 종일 울려퍼지고

저녁이 되면 온종일 휘둘렀던 지친 몸을 이끌고

시커먼 쇳가루와 시큼한 쇳냄새를 뒤집어 쓰고 왔을 우리네 어머니들...

바닷가에서 살아 본 적이 없어 어떤 풍경이었을지 상상만 했다.

 

 부모가 일을 나가면 아이들은 어떠했을까?

천방지축 온 동네가 들썩이도록 뛰어다니고 고함을 치며

친구들과 하루해가 질 때까지 놀았다.

어른들이 없으니 그것이 위험한지 구분을 하지도 못한채

아이들은 마냥 호기심에 일을 저질러 버렸다.

자존심과 아이들이 즐겨 먹는 과자 한 봉지에 저지른 장난은 목숨이 왔다 갔다 했고,

형제를 잃어버릴 뻔 한 사건도 생기며

여기저기 깨져서 들어 오기 다반사인 아이들...

먹고 살기 바쁜 부모님, 각박한 세상살이에

아이들은 나름 잡초처럼 자라고 있었다.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든든한 가정의 중심이 깨진다면 어떻게될까?

맏딸 정은, 동식, 정애, 정희, 동우.

이 오남매를 둔 아버지는 배를 몰다가 고기잡이 배를 침몰시켜

벌금에 배를 운전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애쓰는 어머니.

남편을 위해, 아이들을 위해, 살기 위한 그 몸부림 속에

얼마나 그 속이 타들어갔을까?

남편의 외도와 자신을 떠나버린 남편에

화도 나고 속상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을 마음 여린 어머니의 마음은

몇 천 갈래, 몇 만 갈래로 찢어졌을것이다.

어머니는 강하고 위대하다고 했던가.

어머니는 다섯 자식을 위해 망치를 들었고

살기 위해 두드렸다. "깡깡깡깡....."

 

 맏딸 정은이.

한창 뛰어 놀고 하고 싶은 일도 꿈도 많았을 6학년 어린아이이건만

부모님의 "우리집 살림 밑천" "든든한 딸" "네가 도와줘야지."라는

말을 듣게된다면 불만도 생기겠지만 맏딸로서 부모님을 위해

가족들을 위해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 과거엔 여러 형제들이 부대끼고 살아가고, 힘겨운 시대였기 때문에

부모의 기대와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맏딸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자신의 꿈과 시간을  포기하는 일이 많았을 것이다.

나 역시 세남매 중 맏딸로 맞벌이를 하셨던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며 지냈었다.

나는 딱 거기까지였다.

정은이처럼 중학교 입학을 포기하고,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살림을 맏아 발동동구르며 지내지는 않았다.

하~~ 만약 내가 정은이였다면 나도 그랬을까?

순순히 받아들였을까? 어른이 되어서 부모님을 원망했을까?

이해했을까?  

정은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억척스런 삶과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고 했다.

어머니 역시 맏딸로서 포기하는 삶을 살았고 부당함을 알고 있었지만

맏딸로서의 역할을 정은이에게 어쩔 수 없이 강요하게 된다.

하지만 강한 어머니로서 정은이를 내버려 두진 않았다.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려 노력했던 어머니,

중학교 입학을 이야기 하며 정은이의 꿈에 힘을 실어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히 부모가 해야 할 일이지만

그 시대엔 무엇이 그리 힘들었을까?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요양원에 계신다.

현재의 나는 그림을 그리고 전시도 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 된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하듯이.....

아버지는 떠나고  막둥이 동우를 잃어버리고

장남으로 기대를 했던 동식이는 결혼해서 해외로 이민가고,,

오남매를 여자의 힘으로 악착같이 길러냈던

어머니의 젊은 시절은 어디로 갔을까?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현재가 아닌 과거로 날아간다.

젊었던 시절, 아빠와의 풋풋했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을

그 젊은 시절을 고집한다.

 

 1970년대의 힘들었던 그네들의 이야기는 사실적이며 우리들의 이야기다.

다닥다닥 붙은 지붕을 맞대고 살았던 우리는 어려웠던 시절,

가족처럼 서로 도우며 친근하게 지냈다.

먹고 살기 바빴던 부모님, 그 청춘 뒤엔 무엇이 남았을까?

어린시절 지친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과거로의 여행을 하면서 가족, 형제, 이웃, 그 시대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웬델 - 마음의 얼룩을 지워 주는 마법 같은 친구 미래그래픽노블 5
브레나 섬러 지음, 임윤정 옮김 / 밝은미래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그림 - 브레나 섬러

옮김 - 임윤정

밝은미래

 

 

 

고작 중학생인 마조리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와 남동생과 함께 살면서

세탁소도 운영하고 동생도 돌보며 공부까지 하는 어린 소녀이다.

읽는 순간 소녀 가장이 떠 올랐다.

아니, 대체 아이들을 책임져야 할 어른인 아빠는 어디서 뭘 하는거지?

네모난 방안에 틀어 박혀 죽은 아내만 생각하며 슬퍼하는 아빠.

어떤 의욕도 없이 자기만의 슬픔에 쌓여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에

무능력한 아빠인 것 같아 좀 화가 났다.

그런 아빠를 보고 투정도 하지 못하고

생계까지 책임지고 어린 동생까지 돌보는 모조리의

생활과 표정에서 너무나 지친 모습을 볼 수 있어 안타까웠다.

 

 

 

 

마조리는 학교와 세탁소에서 쳇바퀴 돌듯이 하루 일과가 반복된다.

아빠는 무엇이 저렇게 힘들고 무겁고 세상무너지는 표정을 지을까?

사춘기 소녀다운 말한 번, 행동한 번 하지 못하고

아빠 눈치만 보는 것 같은 마조리의 모습에서 안타깝기만 하다.

'아저씨, 마조리를 한 번 돌아보세요.

얼굴 한번 들여다보고 눈을 맞추며 웃어주시라구요!' 하고 외치고 싶다.

 

 

서버턱의 초호화 5성급 온천 요가 리조트

마조리가 운영하는 글랫 세탁소에다가 짓고 싶어 매일 방문하듯 하는

서버턱씨는 마조리나에게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한다.

게다가 어른이 치사하게 꼼수를 부리다니... 혼내줘야 해!!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은 당연히 정당한 거래가 이루어져야하는데

정말 뻔뻔하게도 날로 먹으려는 저 안하무인 같은 서버턱씨 때문에

고개가 절로 흔들리면서 어의가 없었다.

게다가 주인의 허락 없이 몰래 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행세를 하는 듯한

모습엔 "주거침입죄!"로 신고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런데 어린 마조리나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어린 아이를 하대하듯이 함부로 대하는 이웃들

정말 어른답지 못한 행동들을 보여서 내가 다 부끄러웠다.

 

11살에 물에 빠져 죽은 웬델의 영혼!

하얀 시트를 뒤집어 쓰고 우연히 마조리 집으로 오게 된다.

우당탕탕, 서로 오해도 하고 상처도 받고 위기의 순간도 온다.

웬델 때문에 세탁소를 넘기게 된 마조리나는 웬델을 원망하고

웬델은 그런 마조리나를 도와주려고 노력하는데...

 

 

유령의 세계에도 규칙이 있고 법이 있고 음... 법정이 있다????!!!!!

유령이 지켜야 할 법을 너무 많이 어긴 웬델이 법정에 섰다.

그런데 죄를 추궁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유령에게 큰 소리로 당당히 말한다.

 

"맞아요. 우리에게 도움 되는 건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마조리를 도울 순 있어요."

 

과연 유령들은 웬델에게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유령이 과연 존재하고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웃음을 되찾아 가는 두 어린 영혼의

순수한 우정이 정말 빛나보였다.

서로에게 마음을 터 놓고, 서로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멋진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삶과 죽음 그 두면도 같이 볼 수 있다.

행복했을 마조리나의 가족은 엄마의 죽음으로

침울 그 자체이다.

 

아내를 잃은 슬픔이 정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만큼 아프겠지만

남아 있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아빠는 힘을 내야 했다.

아내도 그걸 바랄테니까...

현실의 비참함에 그저 타협하고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슬퍼만 하며

모든 것을 스스로  포기하려는 무능한 아빠의 모습에

마조리는 지켜조는게 정말 마음 아팠을 것이다.

 

옷에 묻은 얼룩을 지우기위해선 세재를 사용한 세탁을 해야 한다.

손으로 문질러 빨거나, 세탁기에 돌리면 얼룩이 사라진다.

하지만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얼룩도 있다.

바로 빨지 않으면 희미한 얼룩이 남게 되는 것이다.

마음에도 얼룩이 생긴다.

이 얼룩을 깨끗이 지우지 못하면 마음의 상처를 평생 갖고 살게 된다.

세탁으로는 깨끗이 할 수 없는 마음의 얼룩,

이 얼룩은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지을 수 있을까?

상처받고 슬픔이 묻어나고, 힘겨운 상황에 깊고 진한 얼룩을 남긴

마음의 얼룩을 지우기 위해선

역시 서로의 관심, 이해, 사랑, 우정, 배려 이 따뜻함이 필요하다.

 

힘겹게 살았던 마조리가 유령 웬델을 만나

세탁의 얼룩을 깨끗하게 지우게 된 것 처럼

마음의 얼룩도 깨끗하게 지워버린다.

새것처럼 변해버린 세탁물처럼

마조리나와 웬델의 마음도 새하얗게 변한 것을 보고 정말 기뻤다.

그래픽 노블로 만나 본 웬델 이야기를 통해

마음과 영혼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