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주며 키우며
강백향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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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는 키우는 것이 아니라는 컬럼을 보았다.
왜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켜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게 된걸까.
내 어린 시절을 돌이켜본다.
엄마가 이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다 자라 엄마가 되고 보니 나는 어느새 내 어머니와 똑같은 행동을 아이에게 서슴없이 행하고 있다.
답습... 이란 말이 있다.
역활모델... 이란 말이 있다.
부모가 아이를 가르치고 훈계하며 충고하는 건 적어도 나보다 나은 삶을 살라는 바램에서 출발할 것이다.
그런데 내가 배운데로 아이를 가르키면 나만한 인간밖에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아이가 나처럼 살지 않기를 바란다.
또 한편으로 우리 부모가 나만큼만 나한테 해줬더라면 내가 지금의 나보다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발칙한 상상도 해본다.
그러나 역시 나는 나 이외의 다른 인간이 될 수 없었을것이라는 결론을 내게된다.
아이도 아이가 가진 것 외의 다른 능력을 펼치며 살게 되진 않으리라.
그래도 약사 집안에선 약사가나오고 장삿꾼 집안에선 장사꾼이 나온다던데......

기질은 무시 못할 것이고. 환경이라도 더 나은 조건을 마련해 주고자 하는 어미의 욕심은 끝이 없다.
육아서를 섭렵하고, 독서지도 책을 섭렵하고, 아이의 집중력을 키워줄 독서를 하며 내 욕심만큼 자라지 않는 아이를 원망하고 미워할 수도 있으리라.
어느 순간 나는 아이에게 내 욕심을 버리기 시작했다.
아이도 나도 지금은 조금 행복하다.
마음껏 간지럼을 태우며 웃고 체험학습을 이틀씩 내고 여행을 가기도 한다.
아이의 공개수업에 발바닥에 땀나게 쫓아다니며 왜 발표하지 않느냐고 조바심 내기도 포기했다.

그저 나는 밥을 주고 사랑을 주고 책을 읽어 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기다리기로...
이 책의 제목을 바꿀지어다.
읽어주고, 읽어주고, 그저 읽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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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일까요? - 엄마, 아빠의 불화가 나 때문일까 고민하는 아이를 위한 책, 유아를 위한 생활동화 속속들이 시리즈 05
제니퍼 무어-말리노스 글, 마르타 파브레가 그림, 이경희 옮김, 이루다 도움글 / 예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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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내 아이에 읽히고 싶은 이유.

1. 엄마 아빠도 싸운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2. 그렇지만 그건 너때문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
3. 생각이 다르면 서로 싸우기도 한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
4. 싸운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5. 때로는 떨어져 있는 것도 사랑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6. 싸움은 서로의 문제이지 결코 누구 때문이 아니라는 걸 절대절대 강조하고 싶어서

내 남편은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허구헌날 조금만 거슬리면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나로서는 아이 앞에서만 성인군자인 내 남편이 죽이고 싶게 밉다.
나한테 좀 그렇게 자상해보라지~(내 안의 성인아이는 질투의 화신이 된다)

어느날 나는 작정하고 남편에게 따졌다. 도대체 아이가 잘못한 일도 엄하게(소리지르기와 엄하게 다루기 구별도 못하는 나 ㅡ.ㅡ)하지 못하는 이유가 뭐냐고 남편을 달달 볶았다.
남편 왈,
아이가 세살이나 되었을 무렵 샤워를 시키다가 밖에서 꽥꽥대는 나를 향해 소리를 꽥 질렀단다.
그때 본 아이의 눈빛...... 울듯울듯 하면서 애처롭게 웃던.......을 잊을 수가 없단다.
생각해보시라
세살이 겨우 된 아이의 공포에 질린 웃음을.......

아이가 지금은 아홉살이 되었다.
얼마전 밤 크게 싸움이 났다 남편과
발단은 아이이야기 였다.
나는 안방문을 꼭 닫고 내나름 조용조용 말했는데 그것은 내 생각일 뿐이다.
남편도 나도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거의 발악 수준으로 다투고 남편은 현관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나가버렸다. 현관문을 꽝 닫는 소리를 제 방에 들어가 방문을 닫고 있는 내 아이도 들었을것이다.
나는 안방에서 한참을 울다가 퍼뜩 아이생각에 아이방으로 갔다.
방문은 잠겨있고.... 아무리 두들겨도 열리지 않았다.
베란다를 통해 겨우 아이방에 들어가서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제정신이 들었다.
아이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울다가 잠들어 있었다.........

이 책이 배송된 날 아이가 먼저 읽고 그다음 내가 읽고 아무렇지도 않게 난 아이에게 물었다.
너도 이런적 있어....?
있지..
어땠어 그때?
내가 잘못했으니까 엄마 아빠가 싸웠지.... 그래서 무서웠지.... 다음날도 다음날도 엄마도 아빠도 무서웠어. 그런데 그 다음날 서로 사과하고 풀려서 내가 다시 행복해졌지...

나는 아홉살 내 아이 앞에 할 말이 없다.
키가 훌쩍 내 목까지 커버린 아이인데도 엄마 아빠의 싸움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을 한다.
혹시라도 자기때문에 우리가 불행해져 버릴까봐.......

나는 다시 아이에게 설명한다.
봐... 이거 애들 그림책인거 같아도 너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어.
너 알지? 네 잘 못 아닌거?
응 알아.. 그리고 우린 행복하잖아...

아이가 네살이든 아홉살이든 열세살이든..
엄마 아빠의 싸움으로 불안한 아이가 있다면 이 그림책 권해주고 싶다.
아이도 엄마도 많이 생각하게 될 책이니까...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건 있지... 너를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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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거짓말쟁이 다림창작동화 1
김리리 지음, 한지예 그림 / 다림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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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참 이쁘다.
노란 표지에 커다랗고 빨갛게 엄마는 거짓말쟁이라고 쓰여있고 잔잔한 글씨의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주인공 슬비가 엄마는 거짓말쟁이라고 외치고 있다.
악을 고래고래 쓰고 있는 모습이 나는 억울하다고 외치고 있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나는 개인적으로 두껍고 딱딱한 양장보다 이런느낌의 부드러운 책이 좋다.
아이가 보기에도 편하고 모서리에 찍힐 염려도 없다.
내지는 갱지처럼 느껴지는 질감인데 보기에 보드랍고 편안하다. 또 한참 만화에 빠져있는 아이가 보기에 즐거워한다.
페이지의 아랫부분에 일러스트를 만화처럼 칸을 나누기도 하고 말풍선을 달아놓기도 했다.
역시 내 생각대로 아이는 침을 질질 흘리며 낄낄거리고 깔깔거린다.
내용 또한 만족스럽다.
가끔 누구나 거짓말을한다.
당연히 천사같은 내 아이도 거짓말을 한다. 천사의 엄마인 마귀할멈 즉 나도 거짓말한다.
때때로 아이앞에서 천연덕스럽게.
받기싫은 전화를 미뤘다가 받을 때 거짓말을 하면서 슬금슬금 아이 눈치를 보기도 하고, 남편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아이에게 눈짓을 하기도 한다. 아이에게 선생님에 대해 거짓말 하기도 하고 엄마는 맨날 옷만 사냐고 타박하는 아이에게 산거 아니라고 소리를 꽥 지르기도 한다.
아이도 거짓말하는 모습이 곧잘 눈에 띈다.
한편으론 이놈이 어미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잠시잠깐 흥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피식 웃음이 나온다.
거짓말은 어쩌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것이 남을 괴롭히거나  내가 얻을 득을 위해 하는 노련한 사기꾼 수준이 아니라면
나는 그저 피식 웃고 넘어가 주려한다.
난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자기가 한 거짓말에 질식해 자신을 나쁜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이 책을 골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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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엔 멋있어질 거야! 아이북클럽 19
베시 더피 지음, 자넷 윌슨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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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가 새학년에 올라갈 무렵에 이 책을 선물했다.
생각대로 무진장 좋아했다. 아마 내가 보기엔 서너번은 읽은 것 같다.
우리 아이는 활달하지만 내성적이기도 한 그런 아이다.
잘 섞여 놀지만 육체적인 면에서 자신이 없어하는 아이다.
말발은 서지만 몸발은 안서는 아이라고 해야하나.

주인공 로비는 새학년이 되면서 멋있어지기로 결심했다.
어린애가 아니라 하나의 주체가 되기로.
로빈의 주체성 찾기의 걸림돌은 엄마이다.
엄마는 늘 아이가 아이이길 원한다.
그것은 바로 내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아이는 이미 나와 자신을 분리했는데 나는 아직도 아이와 나를 분리하지 못한다.
어느 순간엔 아이가 내 손가락 사이에서 빠져나가버릴까봐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알면서 안되는게 있다.

여튼 우리아이는 로빈의 멋있어지기 프로젝트를 무진장 재밌게 읽었다.
굳이, 무엇을 느꼈니 어디가 재밌었니 묻지 않아도 술술술~
로비가 만화가 그려진 사각팬티를 입어 보해니에게 놀림꺼리가 되는 부분에서는 거의 꺼억꺼억 넘어간다.
글을 못읽는 보해니를 도와주면서 로비가 훌쩍 멋있어 졌을때는 헤벌쭉 웃으며 좋아한다.

역시 나는 책고르는데 재주가 있어 우하하...
이 책을 즐겨 읽는 내 아들도 자신이 어느때 멋있는지 아는 것 같아 즐겁다.
다만, 이제 아들과 나를 분리해야하는 내게 약간의 가슴저림이 남았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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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뒹굴며 읽는 책 2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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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은 명작인 이유가 있다. 나는 스타이그의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과 <진짜 도둑>을 명작이라고 분류한다.
가만.... 녹슨못이 된 솔로몬이란 그림책을 읽은 기억이 나는데 혹 그 책도 스타이그였나??? 솔로몬과 실베스터는 내용이 비슷하다.다만 솔로몬은 녹슨못이 실베스터는 바위가 되었을 뿐.....

당나귀 실베스터는 요술조약돌을 발견하고 변신을 하게 되는데 사자를 피해 바위가 되었다가 다시 당나귀가 되지 못해 엄마 아빠를 만나지 못한다. 슬픔에 젖은 엄마 아빠는 해가 바뀌어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고 우연히 실베스터 바위옆에서 실베스터를 향한 그림움 말하다 요술조약돌의 힘으로 실베스터를 되찾는 내용이다.
엄마인 나는 실베스터를 잃고 눈물 흘리는 엄마아빠 당나귀를 보며 같이 눈물을 흘렸다.
아이는 내 눈을 만져보며 왜울어? 한다. ㅡ.ㅡ 매정한 놈 같으니라구.

책은 아주 쉽다. 쉽고 간결하고 재밌다.
1학년 아이가 읽기에도 힘겹지 않을 듯 하다. 다만 엄마가 느끼는 감정을 조금 덜 느낄뿐이지.
그러나 왜 우냐고 꼿꼿이 목을 치켜 세우던 제놈도 가슴으로 느낀 무엇인가는 있을 것이다.
아마도 막연한 엄마, 아빠의 사랑과 자신에게 있는 울타리에 안도하겠지.  
비가 온다.
실베스터가 처음 강가에서 요술조약돌을 발견한 날도 비가 왔다.
오늘밤엔 아이에게 당나귀 실베스터를 한번만 더 읽어달라고 졸라야겠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때보다 훌쩍 키가 자란 아이는 처음과 다른 감동을 느낄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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