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집 볼뤼빌리스 국민서관 그림동화 98
막스 뒤코스 지음, 길미향 옮김 / 국민서관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아이는 특이하다.
어려서부터 주변사람들로 부터 자주 들어온 말이다.  ’특이해’ 소리를 자주 듣는 사람이라면 나의 양가감정을 이해할 것이다.
좋게 해석해 ’특별해’고 ’별났어’ 혹은 ’왜 저래?’로 들리기 까지 하는 특이하다는 소리의 주 원인은 아이가 다른사람이 보지 않는 구석이나 별관심없이 지나칠 것들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이 우리아이가 별나서 혹은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단지 그애는 관심이 많을 뿐이다. 관심이 많다는 것을 또는 그 관심을 표현하기 좋아한다는 것을 ’특이’라고 표현한다면 나는 반대할 의향이 없다. 아이가 얼마든지 특이하게 세상모든것에 관심을 갖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구석구석 관심이 많은 우리 아이가 보기에 이 책은 썩 적당한 책이다.
아이에게 책을 주고 어떤 것들을 찾아낼까 기대까지 했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보지 못했던 가구들이나 장식물들이 이 책에는 많이 등장한다. 비밀의집은 우리들이 늘 생활하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다른집들보다 더 현대적인 공간에서 아이는 밤톨모양의 용도를 분명히 알수 없는 어떤 것을 보고는 이것은 무엇일까 한참을 이야기 했다. (나는 의자라 했고 아이는 볼풀이라고 했다 ㅋㅋㅋ)
양탄자 위에 겹쳐깔린 구름모양의 양탄자를 보고는 투명한 양탄자라고 좋아했다. 욕실 한벽면을 가득채운 어항의 금붕어를 발견하고는 이런 욕실이 실제로 있을수 있냐고 놀라워했다. (나조차도 놀랍다) 수영장과 아빠의 작업실에 같은 원통형의 유리창을 발견하고 지하에 있는 수영장이 일층 혹은 이층에 있는 아빠의 작업실과 연결되어 있다는 추리력까지 보여주었다.
또 악기실에는 하프며 드럼까지 있다는 것을 발견해 냈고 주인공이 특별한 온도에서만 자란다는 식물 노란 볼뤼빌리스를 찾아냈을때 실내정원의 모양을 보고 태양이 퍼지는 모양이라고 감탄했다.

줄거리는 주인공 소녀가 어느날 비밀의 열쇠를 발견해 내고 차례대로 비밀을 풀어가며 비밀정원을 찾아가는 이야기 이다.
주인공을 따라 비밀의 정원을 찾아가는 과정은 다소 딱딱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아이가 한장한장 넘기며 발견해내는 기쁨을 한 없이 주는 책이다.
모든 책이 그렇지만 한번 보고 두번 볼때 다른 감동을 주는 책이다. 그 감동은 책의 따뜻함이나 감성이 아닌 발견의 즐거움, 호기심의 충족, 다양한 추리력등. 호기심과 관심이 많은 아이의 욕구를 충족해 주는데 부족함이 없다.

엄마의 입장에서 보는 이 책의 유용성을 보태자면,
이 책은 예술성 또한 높다.
구석구석 다양한 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몬드리안이나 피카소,앤디 워홀은 물론이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탈리아의 건축가나 덴마크의 명품 오디오 등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살펴 볼 수 있다는 면에서 엄마의 욕구도 충족해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를 변화시키는 두뇌 음식
조엘 펄먼 지음, 김재일 옮김 / 이아소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골라들었던 가장 큰 이유.
학교 선생님으로 부터 아이가 산만하다는 이야길 듣고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하다가 결국 아이가 먹는 음식까지 점검하게 된 나 ㅡ.ㅡ
누구 나에게 강박증이라고 말해줘요!

그러나 읽고 난 후의 감상.
엄마라면 꼭 읽으세요.

아이의 뇌와 몸은 아이가 먹은 음식으로 만들어진다.
엄마의 뇌와 몸은 아이가 먹을 음식을 만들기 위해 바빠진다 ㅋㅋㅋ
우리 아들은 모른다. 내 지구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심지어 먹을것까지도 지켜주고 싶은 이 어미의 심정을 니가 어찌 알리요.

육아서를 읽다보면 태어나서 부터 여섯살까지라는 말이 참 많이 나온다. 아이 심리, 아이 성격, 아이 식습관까지도.
이럴때 못난 이 어미, 심장이 쿵 떨어진다.
아이에게 온갖 촉각을 맞추고 아이의 표정하나 말투하나에 까지 예민해지기 시작한게 불과 몇년전 부터이므로.
완벽하게 우리 아이는 태어나서 다섯살까지 불행한 엄마를 보고 자랐다.
심리, 성격, 식습관 무엇하나 충족감없이 컸을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
이쯤에서 몇달전의 나는 눈물 한방울 흘리곤 했으나.
깨닫았다면 늦지않았다로 초지일관.
나는 오늘도 달린다. 좋은엄마가 되기 위해.

음식을 가리는 사람은 백프로 사람을 가린다고 한다.
사회적공감이건 타인에대한 공감이건 여하간 공감능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고 보면 이것저것 재고 따져야한다.
인스턴트에 '인'자도 내 아이에게서 백미터 이상 접근금지를 발포하고 싶은 심정이나 
유별난 것은 아니한만 못한 법.
적당히 버무려주는 센스도 발휘하시라.

어쨌든 엄마라면 읽어라. 읽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지음, 최승자 옮김 / 까치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침묵한다. 서로 충분히 사랑하며 서로 충분히 기쁘게 하길 원하며, 서로를 충분히 알고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며 각자 나름대로 충분히 함께 하며, 충분히 같고, 서로 나란히 오랫동안 고요한 거리를 따라 걷는 두 친구, 그들은 행복하여라. 함께 침묵할 줄 알 만큼 서로를 사랑하는 두 친구는 행복하여라. 침묵할 줄 아는 나라에서, 우리는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침묵했다.

밤이 되면 침묵은 지상에 좀더 가까이 다가간다. 지상에는 온통 침묵이 스며들어 있고 침묵은 지면 속으로까지 뚫고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밤의 침묵에 의해서 낮의 말은 용해되어 가라앉아버린다.-  본문 중에서 인용

한낮의 열기가 봄을 훌쩍 건너 뛰어 여름으로 달리고 있음을 말해준다. 여행을 다녀왔다. 깊고 깊은 침묵의 늪으로의 여행.
이 여행길에 ’침묵의 세계’를 동반했다.
가만히 타오르는 태양속에서 늪을 바라보며 새 소리를 들었고 물의 일렁이는 소리를 들었고 바람의 흐느낌을 들었다.
침묵 속이었지만 침묵이 아니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나면 몇번이고 곱씹어 음미하며 침묵의 세계를 읽는다.
내 자신 나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나는 충분히 유쾌하고 명쾌한 인간인 줄 알았는데 침묵의 세계를 읽으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된다.
어렵다.
내 남편 왈, 다섯줄만 읽으면 잠이 쏟아질 것 같다고.
솔직히 어렵다. 그런데도 술술 읽히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인간의 본질은 인간의 형상보다는 인간의 말 속에서 더 잘 보인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말하라! 내가 그대를 볼 수 있도록!"

별을 하나 뺀 이유 - 막스 피카르트는 이 멋진 책을 좀 더 대중적이게 썼어야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 어린이작가정신 저학년문고 3
질 티보 지음, 이정주 옮김, 마리 클로드 파브로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얇고 얇은 책을 십오분에 걸쳐 읽으며 그토록 눈물이 흘렸고 그토록 가슴이 떨렸을 수 있었을까.
나는 '탁'소리가 나게 책을 덮어 침대 밑에 처박아 버렸다. 다시는 읽고 싶지 않았고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게 감추어 버리고 싶었다.
나에게 딸이 없으니 나는 안심이라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았다. 나에게는 아들이 있다. ..
아들은 언젠가 자라서 남자가 될 것이다. 나는 그 아들에게 이따위 책은 보여주고 싶지 않다. 누구보다 맑고 밝은 내 아들....

딸보다는 아들을 잘 키워야 이세상에 '성'에 의해 행해지는 죄악이 없으리라는 생각은 딸갖은 부모 못지않게 크다. 그러나 나는 가끔 성추행범이나 기상천외한 인간같지 않은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여성단체들의 시위를 볼때 가슴이 떨린다.
내가 무슨 인권주의자거나 그런것도 아닌데. 나는 그 범죄 당사자의 인권보다 그 가족의 인권에 가슴이 아프다. 얼굴도 모르는 그의 어미되는 이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그런 범죄자의 엄마도 똑같은 인간이니 그런대접은 받아 싸다고 몰아붙일수 있을까..?
아.. 얘기가 비약되었다. 

부모, 어미라는 이름은 내 자식은 어느 누구보다 순수하고 맑고 밝은 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자의 이름일 것이다.
'네 잘못이 아니야, 나탈리!'를 읽고 세상에 어떻게 이럴수가 하는 절절한 가슴 아픔이 아니라... 주위에 많이 일어나고 있는 이런 끔찍한 일을 이렇게 간단히 이렇게 아프게도 표현할 수 있다는 데에 가슴이 떨렸다.
조심스럽게 침대 밑에 처박혀 있던 책에 먼지를 털고 아들 책장에 꼽아주었다.
아직은 이 책의 의미를 모를것이다. 그것은 내 아들이 순수하고 맑아서가 아니고 정말 순전하게 아직은 어린애이므로..
그러나 멀지않은 내일 내 아들은 이 책의 의미를 읽을 것이다.
나는 내 아들이 남자라는 이름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주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라는 어미다.

내 아들은 그렇게 자랄 것이다.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알고 존중할 줄 아는 그런 인격체가 되어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전2권 세트
로렌 와이스버거 지음, 서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재미면에서 별이 다섯개.
<침묵의 세계>와 <나와너>를 읽고 난 후라 <악마는 프라다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여고시절 교과서 밑에 하이퀸로맨스를 감춰 읽던 것처럼 짜릿했다.

소설은 앤디라는 여인이 자신이 원하는 잡지사에 취직하기 위해 경멸(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이해 못하는 것은 경멸하기도 한다)해 마지않는 패션지 편집장의 에디터로 일하는 일년동안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자 와이스버거가 실제로 <보그>에서 편집장 에디터로 일년간 일했다는데 어디까지 작자의 경험으로 보아야 하는걸까?

미란다(편집장)이란 인물은 아주 특이하고 흥미롭다. 그녀의 이름만 대면 모두들 동경해 마지 않고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모두들 머리를 조아린다. 미란다는 그런장면을 즐기는 여자이다. 모두들 자신의 말한마디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해야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디스트 아닐까 싶다. 이 여자야의 욕구불만은 그런것이 아닐까 자기를 확 휘어잡아 줄 인간이 없다는것!
미란다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바닥을 치는 인간.
사회적 공감능력과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은 같은 것일까 다른것일까. 내생각엔 다르다.
사회적 공감은 ’통상적인 겉으로 들어난’을 말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은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상대방의 감정’ 따위가 아닐까.
미란다는 ’사회적’이 아닌 ’타인에 대한’이 극히 떨어지는 인간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이 쥔 칼자루로 상대가 피를 뚝뚝흘리는걸 두눈으로 확인할 필요며 가치가 없다고 보여지니깐. 적어도 내 눈엔.

앤디는 미란다의 에디터로 일하는  일년동안 결과적으로 백만명쯤의 여자들이 원한다는 일자리를 잃고, 사년동안 사귀어왔던 남자 친구를 잃었다.
그러나 그 일년동안 얻은것은 무한이었다. 진정으로 자신에게 소중한게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며 소설가로 데뷔할 수 있는 자료를 얻었고 심지어 중고로 내다 팔아도 일년치의 생활비를 보장해주는 화려한 의상과 가방, 악세사리까지 얻었으니.....

보여지는 삶을 사는 사람들.
패션업계 사람들은 보여지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그들의 삶인 것이다. 그 삶이 나와 다르다고,  치즈버거나 기름이 뚝뚝 흐르는 스프따위를 먹지 않는다고 그들의 삶을 그렇게 비관적으로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다른건 그냥 그대로 인정해주면 그뿐이니까.
그러나 와이스버거가 다름을 그냥 인정하고 말았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은 탄생하지 않았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