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전2권 세트
로렌 와이스버거 지음, 서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재미면에서 별이 다섯개.
<침묵의 세계>와 <나와너>를 읽고 난 후라 <악마는 프라다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여고시절 교과서 밑에 하이퀸로맨스를 감춰 읽던 것처럼 짜릿했다.

소설은 앤디라는 여인이 자신이 원하는 잡지사에 취직하기 위해 경멸(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이해 못하는 것은 경멸하기도 한다)해 마지않는 패션지 편집장의 에디터로 일하는 일년동안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자 와이스버거가 실제로 <보그>에서 편집장 에디터로 일년간 일했다는데 어디까지 작자의 경험으로 보아야 하는걸까?

미란다(편집장)이란 인물은 아주 특이하고 흥미롭다. 그녀의 이름만 대면 모두들 동경해 마지 않고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모두들 머리를 조아린다. 미란다는 그런장면을 즐기는 여자이다. 모두들 자신의 말한마디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해야만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디스트 아닐까 싶다. 이 여자야의 욕구불만은 그런것이 아닐까 자기를 확 휘어잡아 줄 인간이 없다는것!
미란다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바닥을 치는 인간.
사회적 공감능력과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은 같은 것일까 다른것일까. 내생각엔 다르다.
사회적 공감은 ’통상적인 겉으로 들어난’을 말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은 ’겉으로 보여지지 않는 상대방의 감정’ 따위가 아닐까.
미란다는 ’사회적’이 아닌 ’타인에 대한’이 극히 떨어지는 인간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이 쥔 칼자루로 상대가 피를 뚝뚝흘리는걸 두눈으로 확인할 필요며 가치가 없다고 보여지니깐. 적어도 내 눈엔.

앤디는 미란다의 에디터로 일하는  일년동안 결과적으로 백만명쯤의 여자들이 원한다는 일자리를 잃고, 사년동안 사귀어왔던 남자 친구를 잃었다.
그러나 그 일년동안 얻은것은 무한이었다. 진정으로 자신에게 소중한게 무엇인지,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으며 소설가로 데뷔할 수 있는 자료를 얻었고 심지어 중고로 내다 팔아도 일년치의 생활비를 보장해주는 화려한 의상과 가방, 악세사리까지 얻었으니.....

보여지는 삶을 사는 사람들.
패션업계 사람들은 보여지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그들의 삶인 것이다. 그 삶이 나와 다르다고,  치즈버거나 기름이 뚝뚝 흐르는 스프따위를 먹지 않는다고 그들의 삶을 그렇게 비관적으로까지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다른건 그냥 그대로 인정해주면 그뿐이니까.
그러나 와이스버거가 다름을 그냥 인정하고 말았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은 탄생하지 않았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