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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상 ㅣ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부활(Воскресение)
L. N. 톨스토이
[ 상 ]
어느 날, 네흘류도프(드미트리 이바노비치) 공작은 재판소에 배심원으로 나왔다가 절도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카추샤(예카체리나 미하일로바 마슬로바)를 보게 된다.
남편이 없이 종살이를 하던 농부(農婦)의 딸로 태어난 카추샤는 어린 시절 네흘류도프의 고모 집에서 하녀 겸 양녀로 있었는데 고모 집에 자주 드나들던 대학생
네흘류도프가 그녀에게 연정을 품었었다.
네흘류도프는, 대학생이었던 당시에는 훌륭한 일을 위해서는 자기의 생명도 돌보지 않을 만큼 정직하고도 희생정신이 풍부한 청년이었으나, 장교로 임관되고서는 오직 자신의 향락만을 추구하는 타락하고 완숙한 이기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 그가 부대로 부임하던 도중 고모 집에 들렀다가 강제로 카추샤를 욕보이게 된다. 그리고 그는 별 죄의식 없이 카추샤에게 100루불짜리 지폐 한 장을 손이 쥐어주고 떠난다. 당시 그는 몹시 타락해 있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한다며 자신을 합리화했다.
네흘류도프가 떠난 뒤 카추샤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것 때문에 네흘류도프의 고모 집에서 쫓겨나 여러 곳을 전전하다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는 곧 죽었고 결국 윤락의 길로 들어섰다.
세월이 흘러 네흘류도프는 유명한 부호인 코르차긴의 딸과 결혼하리라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그는 또 귀족 단장인 유부녀와도 불륜관계를 맺고 있었다.
생각지도 않게 재판정에서 카츄사를 보고 그녀의 사정을 알게 된 네흘류도프는 그때까지 마음의 한 편에서 비켜나 있던 양심의 소리, 그녀가 자기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비교적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 작품은 톨스토이 말년의 대작으로서 「전쟁과 평
화」, 「안나 카레니나」와 더불어 그의 3대 걸작 중의 하나이다.
특히 이 작품은 작가의 나이 70을 넘어 쓴 작품이기 때문에 그의 사상과 예술, 그리고 종교의 모든 것이 구현된 결정체로 평가 받는데 글을 읽는 동안 소위 ‘톨
스토이즘’이라 불리는 그의 사상이나 주장을 잘 확인할 수 있었다.
전2권으로 출간된 제1권에는 네흘류도프 공작이 타락한 카추샤를 만나 갈등을 겪으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잡아가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
그가 군에 복무할 당시 ‘여자란 향락의 도구로서 가장 뛰어난 것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작가가 이글을 쓸 당시의 러시아 사회의 여자에 대한 시각이나 풍조를 대변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언제나 달콤하여 타락으로 가는 유혹을 받는, 쾌락만을 찾는 동물적 자아와 정신적 자아, 양심과 비 양심의 갈등과 대립을 양립시켜 자신의 사상 속의 인도주의적인 경향을 강조하려 했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네흘류도프 공작은 여러 심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카추샤와 결혼을 하고 그녀를 따라 갈 것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지만 그녀는 아직 그의 결정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