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과 비 전9권 세트 - 이병주 역사대하소설
알라딘(디폴트) / 1983년 11월
평점 :


바람과 구름과

                                                                          이병주


[ 6 ]

梁園(3)


 경상도 청암골 소년 박종태가 도둑놈 셋을 거느리고 석천사에서 장풍으로부터 장자(莊子)를 배우고 있을 때, 갑산의 세 청년이 새로 맞은 아내를 데리고 행락삼아 한양으로 향하고 있을 때.


 황해도 서흥 강진사댁은 침통한 공기에 싸여 있었다. 강진사의 장손 강원수 때문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학문에는 천재성을 발휘했던 그였지만 열한 살 때부터 집안의 시집 갈 처녀 노비를 겁탈하기 시작하더니 그 도가 지나쳐 급기야는 동네 양갓집 규수를 범하기까지 하였다.


 그런가하면 말도 가리지 않고 함부로 하여 자칫 집안의 화를 부를 수 있는 큰 우환이 되어 있어 집안에서는 그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삼전도장으로 보내진다.


 나주의 호족인 서씨문중에서도 가장 부유한 서참봉의 둘째 아들 서순정은 서당을 빼어먹고 창()에 미쳐 거문고, 가야금도 배우고 음악에 몰두하더니 신기를 펼치는 악인(樂人)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동료였던 관기가 될 여자 아이의 도주를 도와 함께 달아나다 쫓기게 되는데 다행히 최천중의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영남의 소년 박종태의 일행은 충청도 온양에, 삼수갑산 청년들은 경기도 가평에, 서흥의 강원수는 마전에 각각 도착하는데......


 어쩐지 냄새가 난다 했더니 삼전도장이란 곳이 결국은 수호지의 양산박을 흉내 낸 곳인 것 같은데 그런 중에도, 젖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이 되듯이 품성이 나쁜 놈은 배울수록 나빠진다 생각하여 그런 놈은 아예

도장에 입소를 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또 정체를 숨기기 위하여 대원군이 짓고자하는 경복궁의 건축을 위한 원납전의 납부와 모금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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