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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세트 - 전7권 ㅣ 이병주 전집
이병주 지음 / 한길사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智異山
이병주
[ 2 ]
岐路에서
1940년 7월.
경도역이 출정군인들에 대한 무운장구를 비는 전송객들로 붐빌 때 박태영이 열차를 타고 도착해서 규와 만났다. 박태영이 일본으로 건너온 것이었다.
일본으로 건너올 당시 하영근이 쓰라고 준 돈 2백 원을 거절하고 왔다는 박태영은 일자리를 찾는다더니 모리구찌의 아사히 우유가게에 배달원으로 취직을 하였
다.
그러더니, 전검(專檢) 시험 준비를 한다면서 대충 과목들을 훑어보는 것 같았는데 전검(專檢) 시험 제도 창설이래의 최우수 성적으로 합격하여 신문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유명인이 된 박태영은 김숙자의 편지를 받고 인연이 닿아 서로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여러 사람들로부터 학비를 부담할 테니 진학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모든 권유를 뿌리쳤고 우유가게에서 함께 일하던 무나까와로부터 독일어를 배웠다.
무나까와는 동경제대에서 신인회 멤버로 활동한 사람이었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몸을 숨기고 친척집인 우유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일을 하고 있던 동료의 배신으로 그 집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와 친하게 지내던 박태영도 그와 엮일 우려가 있어서 그 집을 떠나야
했는데......
1943년 박태영은 김숙자를 일본에 남겨두고 하준규와 함께 관부 연락선을 타고 귀국하였고 징병을 피해 지리산으로 들어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보광당을 조직하였다. 하지만 아직 그들의 정체성은 확립되지 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