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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 전10권 세트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절판
혼 불
최명희
[ 10 ]
거기서는 사람들이 2
강태와 강모는 만주에서 심진학 선생을 만나 만주에 오는 이민들의 극심한 고통을 생생하게 듣는다.
심진학 선생은 전라도의 역사적 뿌리를 설명하고 일본의 정책에 의해 사라져 가는 조선인의 문화를 걱정하며 이어가야할 민족정신 등의 중요성에 대하 역살한다.
천신만고 끝에 가족을 이끌고 봉천에 도착한 부서방은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강모를 만나고는 마치 매안에서 청암부인을 만난 듯 기뻐하고 안도하지만 동상과 질병으로 아이까지 잃고 실의에 빠진다.
강모는 그때서야 비로소 부서방으로부터 청암부인의 소식을 듣고 비통해 한다.
옹구네 집에 갇히다시피 한 강실에게 옹구네를 시기 질투하는 공배네가 도움을 주려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강실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위해 떠났던 기응은 넋이 빠진 채 돌아와 대성통곡을 하는데......
편수가 거듭되고 대단원으로 향하면서 우려했던 사건 진행의 결말이 사실화되었다.
이야기의 주된 줄거리보다 여백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지만, 작가의 수려한 문체와 우리 고유의 정취를 흠뻑 담고 있는 예스런 서술의 서정성은 충분히 감탄할 만했다.
해피엔딩이나, 그보다는 못하더라도 그래도 무난한 결말을 예상했던 독자의 기대를 송두리째 배신(?)한 작가를 원망하며 내가 이야기를 마무리한다면,
언감생심 강실을 겁간한 춘복이 놈과 온갖 못된 장난을 서슴치 않는 옹구네는 잡아서 덕석말이를 시키고, 천하의 패륜아 강모 놈은 징병으로 끌고 가 저기 어디 남방의 정글 속 전투에 투입하고 싶었다.
그런데 당하기만 한 불쌍한 강실이는 어떻게 하냐고? 내 생각 같아서는 가문을 위하여 스스로 자진을 택하라고 권하고 싶지만 – 내용에 그런 암시를 주기도 하지만 – 그 결정은 다른 독자들이 해 줬으면 좋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