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 전10권 세트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절판


혼 불

                                                                          최명희


[ 7 ]

꽃심을 지닌 땅 1


 의원이 다녀간 날 밤 효원은 이상한 예감에 사로잡혀 안서방네로 하여금 밤새 강실의 거동을 지켜보게 하였다.


 과연, 효원의 예측대로 새벽이 되자 강실은 소복을 하고 청호의 푸른 물에 몸을 던지려고 하는 것을 뒤따라가서 막은 안서방네가 강실을 업고 집으로 오다가 기표와 마주치고 만다.


 안 그래도 지난밤의 일이 꺼림칙하여 새벽 일찍 기응의 집을 방문하던 기표가 이 이상한 모습을 본 것을 알고는 기응과 오류골댁은 낯빛이 샛노랗게 질려버렸는데 기표는 노기등등한 발로 댓돌을 굴린다. 하지만 기표의 추궁에도 기응은 차마 딸의 진맥 결과를 발설하지 못한다.


 이미 강실에 대한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효원은 매안 이씨 종가의 종부로서 가문을 위하고, 또 종가의 대를 이을 아들 철재를 생각하여 강실의 일을 조용히 처

리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효원은 오류골댁과 상의하여 강실을 멀리 자신의 친정 동네의 한 암자로 보내기로 하고 도부꾼 황아장수에게 그 일을 부탁하게 되는데......


 가련한 강실을 둘러싼 먹구름은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더해 가는데, 세상에 덜떨어지고 무책임하고 복장 편한 인간, 강모는 자기 혼자만 생각하고 오유끼랑 무슨 짓을 하고 지내는지 참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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