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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루쉰 지음, 전형준 옮김 / 창비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Q정전
(阿Q正傳)
루신
고등학교 세계사, 중국 근현대사 시간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루신과 「아Q정전」. 중국 문학의 대표적인 고전이 「아Q정전」이며 그 작가가 근현대 중국 문인 중 가장 존경받는 루신이다.
‘아큐웨이’라 불리는 주인공은 그의 이름을 쓸 마땅한 한자가 없어 「아Q」라 이름지어졌는데 그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아Q」는 미장이라는 마을에 살고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었다. 성도, 이름도, 태어난 곳도 몰랐지만, 마을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고 마을에 흘러들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에게 관심을 갖고 말을 걸어준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아Q」는 마을 사당에서 지냈으며 일정한 직업도 없이 마을 사람들이 일손이 필요할 때 그들을 도와주고 품삯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자존심만은 대단하여, 옛날에는 자신이 지금보다 훨씬 잘 살았다고 주장하며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깔봤다.
그러면서 마을의 지주인 조 나리와는 친척인양 떠벌리고 다니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말하면 그는 강한 자 앞에서는 슬슬 기며 꼬리를 감추고 약한 자 앞에서는 못된 짓을 하며 그들에게 군림하려는 돼먹지 못한 사고를 가지고 행동하는 천박한 사내였다.
사람들이 모두 그를 무시하지만 본인은 자기가 가장 옳고 자신이 가장 멋지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실컷 얻어맞고도 그들이 불쌍한 자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져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신승리자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아Q」는 사랑의 감정이 충만하여 조씨 댁의 오마를 희롱하게 되는데......
작가는 신해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아Q」라는 특이한 사나이를 등장시켜 중국의 구시대에 대해 풍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아Q」가 당시의 중국 사람이요 중국 그 자체라는 점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데 그 점이 이 소설을 쓴 목적과 작가의 사상을 확연하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개화기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백성들을 계몽하기 위한 여러 작품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아Q정전」만큼 신랄하게 자국민의 특성을 분석하고 꼬집어 낸 작품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작품은 또한 중국 근현대 소설에선 처음으로 유럽이나 여러 나라로 번역, 수출되면서 중국 문학을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는데 우리가 오늘 날 흔히 쓰는 ‘정신승리’라는 말이 이 책에서 유래했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