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巨正
홍명희
[ 8 ]
화적편 2
단오날을 맞아 송악산에서 대왕대비와 왕대비의 몸을 받은 내인들이 치성 굿을
벌린다는 소문이 나자 청석골 꺽정이 패들도 구경을 가기로 했다.
여러 의논 끝에 사내 네 명이 안식구 여섯을 데리고 구경을 가기로 했고 굿이 끝나면 무슨 일에나 효험이 좋다는 대왕당 그네를 타기로 했다. 물론 사전에 얘기가 되어 무당과 같이 사는 배돌석의 장인 억석이가 편의를 봐 주기로 약조가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청석골패들이 즐겁게 굿 구경도 하고 그네도 타고 놀던 중 사내들이 술을 마시러 간 사이 젊은 패거리들이 나타나 만류하는 아낙들에게 폭행하고 황천왕동이의 아내를 납치해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젊은 패거리들은 송도 도사의 아들과 어울려 다니는 왈짜패들로 굿 구경을 나온 아낙들 중 가장 미모가 뛰어난 황천왕동이의 아내를 납치해 못된 짓을 하려고 계획적으로 일을 저질렀던 것이었다.
한바탕 긴박한 싸움이 벌어졌고 황천왕동이의 아내는 무사히 구출되었으나 도사의 아들은 목숨을 잃었다.
소식을 들은 송도 도사는 아들의 원수를 갚겠다며 군사를 휘몰아 청석골패들을 추포하러 나섰고, 청석골패들이 부상을 입은 꺽정의 아내 때문에 도망을 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하자 서림이 상궁을 인질로 하여 위기 탈출을 시도하는데......
임꺽정의 횡포가 자심해지자 조정에서는 토포사를 파견하는 논의가 시작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더니 서울에 있는 꺽정의 첩들이 모조리 체포되는 또 다른 사건이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