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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전쟁 - [초특가판]
네오센스 / 2005년 7월
평점 :
하얀 전쟁

감독 : 정지영
출연 : 안성기. 이경영. 심혜진. 독고영재. 김세준. 허준호. 김보성 등
수상 : 1993년 제38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남우주연상(안성기)
제31회 대종상 영화제 각색상, 남우조연상(이경영), 심사위원 특별상
(대일필름)
제29회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이경영) 등
1992년에 제작된 영화로 안정효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월간지에 소설을 연재하며 살아가는, 월남전 참전용사인 한기주는 아직도 당
시의 생생한 전투 장면들을 꿈꾸며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기도 한다.
참전의 후유증을 앓으면서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고 있는 한기주는 어느 날 생각지도 않게 월남전 전우였던 변진수의 전화를 받게 된다. 당시의 변진수 일병은 말단 소총 중대의 졸병으로 전투 중 바지에 똥을 싸기도 하고, 공포에 질려 정신을 잃던, 조금 멍청한 녀석이었는데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전화를 해 온 것이었다.
그런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전화만 하던 녀석이 소포를 보내오는데 그 속에는 월남에서 복무 당시의 사진들과 권총이 한 자루 들어 있었다. 이 물건들은 한기주의 머릿속에서 월남 복무 당시의 기억들을 되살리게 하였고,
이후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변진수와 만나게 되면서 월남전에서의 전투 장면들이 현실과 교차하면서 뚜렷하게 기억 속에서 재생되는데......
참전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그린 작품인데, 원인을 알 수 없는 무력감을 느끼지만 그런대로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려는 사람과 정신적인 황폐화로 도저히 현실 적응이 불가능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외국영화에서는 가끔씩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다루어지는 경우를 보았지만 한국영화에서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군 복무나 참전 등에서 분명히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에 대한 전문적인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인 것 같고 그래서 많이 아쉽기도 하다.
비극은 또 다른 비극을 낳는가? 전쟁터에서의 기억 때문에 “역사와 인간에 대해 혼란을 느낀다.”는 한기주, “죽여 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변진수. 안타깝기만 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