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세트 1-10 완결 세트
창비 / 1996년 2월
평점 :


장길산

                                                                          황석영

[ 7 ]


 행정의 그늘 아래서 여기저기 사는 터전 나름으로 패거리를 가져오던 천류와 무뢰배들은, 드디어 조정이 혼란해지고 왜국이 재침한다는 소문으로 양반들이 동요하기 시작하자, 제각기 천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모여들었다.


 이들은 살주계(殺主契), 검계(劍契) 등을 조직하여 세상을 바꿀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황회와 고달근, 산지니 등이 모두 검계에 소속되어 있었.


 그런 그들이, 유언비어를 듣고 재산을 피난시키던, 전 호조판서의 형이고, 포도대장 이인하의 처가 되는 댁의 재물을 가로챈다. 포도 종사관 최형기가 그들을 체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최형기는 경기도 파주 사람이었으며 아전의 지식이었는데 불편부당하였고 가장 유능한 포도관이었다. 그는 정탐꾼들을 이용하여 그들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들을 체포하기 위한 빈틈없는 계획을 착착 진행하였다.


 그런 중에도 양반집들은 계속 습격을 받았다. 그러자 포도청뿐만 아니라 조정 대신들까지 나서서 난민들의 수괴를 잡아들이라고 닦달하였다. 종사관 최형기는 그때부터 아예 포청에는 나가지 않고 부장들과 함께 변복을 하고서 성내를 돌아다녔다.


 그 결과 중추부사 목내선 대감의 수노 북성이 관련되었음을 알아내었다. 북성은 목대감에게 체포되어 관련자들을 실토하라는 추달을 받았으나 끝내 입을 다물고 있다가 그의 아우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이 사실은 급히 전달되어 두목 격인 중길은 무사히 몸을 피했고, 소문을 들은 관련 패거리들은 달아나거나 잡히거나 하였는데, 그중 억기가 사로잡혔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조직의 일을 모두 실토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거나 목숨을 잃어 사실상 남부 살주계는 와해되었다.


 살아남은 중길이와 고달근 등은 북성이의 원수를 갚기로 하고 억기와 최형기를 노리는데 산지니가 나서서 억기를 죽였다. 그런 중에도 중길은 도처에 방을 붙여 백성들을 선동하였다. 한양은 벌집 쑤셔놓은 것 같았다. 이인하는 최형기를 닦달

하였고 최형기는 범인 체포에 더욱 매달렸다.


 중길과 시동이는 최형기를 암살하기로 하고 치밀하게 저격 준비를 한다. 시동이 정확하게 저격을 하였지만 총알은 전립을 뚫고 지나갔을 뿐 최형기를 죽이는 것은 실패하였는데 최형기는 이를 또 적당들을 일망타진하는 계기로 삼고자 자신이 총을 맞아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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