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산 세트 1-10 완결 세트
창비 / 1996년 2월
평점 :


장길산

                                                                          황석영


[ 5 ]


 갑송이 집을 비우자 바람난 도화는 더욱 노골적이 되었다. 바람을 피우다 길산에게 들켰던 배서방은 갑송이 전혀 눈치도 채지 못하는 벽창호임을 알고 나서는 무시로 도화를 산에서 불러 내렸는데, 그렇게 놀던 도화는 처가에 데릴사위로 있던 안생과 눈이 맞았다.


 그들은 안생이 마을의 후미진 곳에 마련한 집에서 밀회를 즐겼는데, 차츰 소문이 퍼지고 갑송의 모가 눈치를 채고 단속을 하자 도화는 시어머니를 이불과 베개로 눌러 죽이고 말았다. 도화는 안생의 코치를 받아 감쪽같이 속이고 초상을 치렀지만 장충과 김기는 갑송의 모가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 챘다.


 뒤 늦게 연락이 닿아 집에 온 갑송이 사실을 알고는 도화를 찔러죽이고 머리를 깎고 중이 되었고, 이후 더 많은 가르침을 받고자 금강산 운부대사를 찾아 떠난

.


 길산은 이미 지난 여름에 금강산을 떠나 북쪽으로 길을 떠났었다. 그 동안 길산은 3년 동안 수양을 하며 운부대사로부터 글을 배우고 무술을 익혀 이제는 늠름한 사나이의 용모를 갖추고 금강산을 떠난 것이었다.


 길산은 겨울 산 속에서 호랑이와 함께 숙식을 하며 지내기도 했고, 운봉산에서는 금을 캐는 잠채꾼들이 무의탁 일꾼들을 유인하여 혹사시키는 것을 알고 일꾼들을 구하고 잠채꾼들과 광주를 징치하기도 했으며 일꾼 김선일과 몇몇을 데리고 구월산으로 복귀하였다.


 구월산에 안착하기로 결심한 길산은 우선 김기의 복수를 도우기로 하는데, 김기의 딸을 인질로 데려갔던 여첨지는 이미 그녀를 며느리로 삼아 있었고 그녀는 여첨지의 손주를 잉태하고 있었다.


 김기는 딸에게 실망했으나, 딸이 부모가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듣고 여첨지의 며느리가 되기로 어렵게 한 결정한 사실을 알게 되자 차마 딸의 시아버지인 여첨지를 죽이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후 여첨지의 재물을 뺏는 것으로 징치를 가름한다.


 하지만 친구들을 모역죄로 무고하여 죽게 한 서좌수에 대해서는 직접 칼을 뽑아 목숨을 거둔 다음 친구들의 무덤 앞에 그의 수급을 놓고 제를 올렸다. 이로써 김기는 명실공히 녹림의 무리가 되었다.


 밤이 이슥한 천불사 주지의 사삿집에서 회의가 열리고 있었는데, 천불사 주지와 눈이 맞은 고만이의 발고로 관이 주도가 되어 불타산과 달마산의 도적들을 소탕할 계획을 모의하고 있었는데......


 바람난 도화와 역시 바람난 고만이로 인한 악재가 겹친다. 불타산과 달마산 산채가 관군에 의해 토벌되었고, 금강산의 운부대사 밑에서 공부를 마친 길산이 구월산으로 돌아오면서 결의형제를 맺었던 사람들이 모두 모여 다시 한 번 우의를 다지고 앞으로 그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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