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열전 전 10권 완질
청화사 / 1983년 1월
평점 :


女人列傳


5


試鍊歲月

文定王后

                                                                                 한용환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을 몰아낸 박원종, 성희안, 유순종 등의 반정공신들은 왕비의 아버지 신수근이 반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기어이 신비를 몰아내려하였고, 없는 중종은 눈물을 머금고 신비의 폐위에 동의하였다.


 이렇듯, 비록 왕위에 올랐으나 중종은 힘이 없었고 조정의 권력은 모두 반정공신들이 장악한 상태였다. 그러자 이들 공신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들의 자녀나 친인척 중에서 왕비를 물색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첩의 딸들이나, 친척의 딸을 수양딸로 삼아 무려 8명을 후궁으로 밀어 넣었다.


 한 동안 신비를 잃은 슬픔에 잠겼던 중종은 이제는 새로운 후궁들에 빠지고 말았는데, 그 중에서도 박원종의 양녀 경빈 박씨와 홍경주의 딸 희빈 홍씨를 가장 총애하였다. 하지만 임금은 후궁 중에서 윤임의 누이를 왕비로 간택하였다.


 중종은 왕비를 선택한 다음에도 후궁들을 골고루 사랑하고 씨를 뿌려 자식들이 줄줄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침내 왕비도 원자를 생산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평소에도 몸이 허약했던 왕비는 원자를 생산하고 난 뒤 꽃같이 젊은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원자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누구보다 가장 기가 막혀 하는 사람은 윤임이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반정공신인 박원종과 성희안 등 죽게 되자 유림파들이 새로운 용기를 되찾아 원자를 보호하고자 나섰다. 그래서 김정과 박상은 신비를 복위시켜 원자를 보호하고자 후궁들의 뒷배가 되고 있는 공신들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공신들의 세력이 너무 막강하여 그들의 시도는 좌절되었고 두 사람은 귀양을 가고 말았다.


 때마침 조광조가 사간원 간관으로 등장하는데, 그는 임금과 백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빼어난 인물이었다. 그러자 다시 유림과 공신들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다. 그런데 이때 나타난 인물이 김안로였다. 그는 양시론을 주장하며 양쪽 모두에게 벌을 주어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중종의 신임을 받게 되었는데, 그는 시류에 편승하고 처세에 능한 간사한 인물이었다.


 김안로가 벼락출세를 하는 것은 본 윤임은 김안로에게 붙었다. 그리하여 조정은 공신파와, 조광조가 주축이 된 유림파, 김안로와 윤임의 세 파로 나눠졌는데......


 연산군에 대한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 시대의 격심했던 정쟁과, 난정의 조언을 받아가며 정치력을 강화하여 마침내는 국가 권력의 전권을 오로지 한 문정왕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태생부터가 기반이 취약한 임금이다 보니 암투와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현실 정치에서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해는 하지만, 8선녀 후궁들에 둘러싸여 줏대도 없이 휘둘리는 중종을 보면, 공정한 판단력이 결여된 최고 권력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실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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