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모래밭
시드니 셀던 지음, 공경희 옮김 / 김영사 / 1996년 3월
평점 :
절판


시간의 모래밭

(The Sands Of Time)

                                                                                                                                                     시드니 셀던

 

  스페인, 팜플로나. 바스크족에게는 영웅이며 스페인 정부에게는 저주받은 인물, 자신이 안고 있는 엄청나게 불리한 조건을 인정하는 현실주의자인가 하면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낭만주의자인 하이메 미로는 이미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해마다 77일부터 714일까지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황소의 축제가 있는 마지막 날. 미로는 황소들의 질주 코스를 교묘하게 변경시켜 흥분한 황소들이 팜

플로나 감옥으로 가도록 유도하고 두 명의 사형수 리까르도 멜야도와 펠릭스 까르피오를 탈옥시키는데 성공한다,

 

  마드리드에 있는 레오폴드 마르띠네스 수상은 격노했다. 바스크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기 위해 창설된 특수작전대(GEO)의 대장인 라몬 아코카 대령이 자신이 그

를 찾아내겠다고 했다.

 

  그는 60대 중반의 거인이었다. 얼굴에는 상처가 있고 눈은 흑요석처럼 차디차다. 그는 시민전쟁 당시 프란시스코 프랑코 휘하의 청년 장교였다. 그는 아직도 우리는 단지 하느님과 역사에 대해서만 책임을 져야 한다는 프랑코의 철학을 광적으

로 신봉하고 있었다.

 

  그는 법에 의문을 표하거나 복종하지 않는 자들을 즉각 처벌하고 무자비하게 징계하는 것을 좋아했다. 수상은 하이메 미로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아코카 대령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를 그 자리에 앉힌 것은 그가 아니었다. 어마어마한 자금을 마음대로 쓴다는 은행가, 변호사, 재벌의 회장, 정부의 각료들로 구성된 비밀 결사 조직 오푸스 문도(OPUS MUNDO)의 지시에 의해서였다.

 

  수상은 마음을 정하고 수녀원을 수색하라고 아코카에게 지시했다. 아벨라의 시토 수녀원. 그곳은 오로지 침묵을 위해 세워졌다. 기도문, 예배, 엄격한 울타리, 고해성사, 침묵 등으로 이루어진 규율은 1601년에 채택되어 수세기 동안 고스란히 지켜져 왔다. 항상 침묵의 생활이었다. 40명의 수녀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아서도 안 되며 의사전달도 가능한 한 수화를 이용했다.

 

  그 대상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살해할 때마다 오르가즘을 느낀다는 아코카 대령이 정예대원 24명을 뽑아 하이메 미로가 숨어있다고 단정한 수녀원을 공격했다. 원장은 테레사 수녀에게 소성당의 황금 십자가를 맨다비아에 있는 수녀원으로 가져가라고 황급히 지시했다. 루시아 수녀, 그라시엘라 수녀, 메간 수녀가 동행하게 되었다.

 

  수녀원 습격을 끝낸 아코카 대령은 수녀들을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준 죄로 격리시키게 하고 없어진 네 명의 수녀를 찾아내라고 명령하는데......

 

  스토리의 전개가 빠르고 사건들의 진행에 대한 묘사가 무겁지 않게 가면서도 끊이지 않고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필력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항상 느끼는 점이지만 그런 구성들이 작가의 작품들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여기게 만드는 것 같다. 작가는 또 실제로 영화, 연극, 뮤지컬, TV 대본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나타내었던 점들을 보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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