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김홍신의 대발해 1~10 세트 - 전10권
김홍신 지음 / 아리샘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대발해(大渤海)

                                                                                              김홍신

6. 불심과 진신사리

  북정군 본진을 영자성에 설치한 양소화는 동진을 하다가 배수진을 치고 있던 월희 군사들을 만났다. 기습과 유격전을 벌이면서 적의 사기를 꺾고 그들을 쳐부수는 동안 자림성이 흑수의 침공을 받아 함락되었다. 천험의 요새로 불리는 자림성을 뺏긴 양소화는 땅을 치고 후회하면서 수차례 공격을 시도하지만 속절없이 군사들만 잃고 말았다.

 

  그때 마침 장문휴가 5천의 민병을 이끌고 도착했다. 그는 한 때 그가 아끼던 장수였던 양소화가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을까 걱정했다. 장문휴는 민병들을 흑수군의 군복과 병장기로 위장하고 가짜 군첩을 만들어 수령 낙수몽을 성 밖으로 유인해내고 성을 점령해버렸다. 성을 빠져나온 낙수몽은 적에게 포위되어 항복했다.

  성을 다시 되찾은 양소화는 장문휴의 복작을 상소했다. 몇몇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흠무는 장문휴를 보국대장군으로 복작하고 도성으로 올라오라는 칙지를 내렸다.

 

  황은에 보답하기 위해 빈손으로 갈 수 없다는 장문휴는 다시 전장으로 나아가 적장 오소걸몽을 생포하고 본진을 섬멸하기 위해 진격하다 적군의 독화살을 맞고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다. 양소화는 대흠무의 허락을 받아 장문휴와 영가혼례를 올렸다.

 

  당나라 도읍지 장안, 대문예는 시름을 이기지 못해 근래에 들어 기동을 하지 못했고 아버지만큼 한이 많은 그의 아들 대청천도 한탄 속에 울분을 삭이느라 술과 여자, 한량들과 어울려 풍류를 즐겼으며 기녀 난난과 정인 사이가 되었다.

  어느 날 대청천은 황제 이융기의 근신인 환관 고력사의 부름을 받았고 그로부터 대흠무의 암살 제의를 받는다. 대청천은 난난을 이용하여 기인으로 불리는 설진을 포섭하였고 설진은 백제의 후손인 국사봉과 협차복을 음모에 끌어들인다.

 

  대흠무가 사냥에 나선 사흘째 되던 날 밤, 그의 사냥개 표륵이 사냥터에 잠입해 기회를 노리던 자객, 국사봉과 협차복을 물어뜯어 그들을 붙잡았고, 이튿날은 사냥꾼의 집에 숨어있던 설진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대흠무는 설진을 문초하여 암살의 배후에 대청천 이외에 당제 이융기와 그의 총신 고력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하들은 대청천을 사로잡아 능지처참하여 국기를 바로세우기를 강력히 주청했지만 대흠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객들은 모두 차열형에 처하여 국기를 바로잡으라 했다.

 

  그해 8, 당나라 조정은 평로병마사 안녹산을 영주도독으로 승급시켜 평로군사 겸 발해, 거란, , 흑수를 경계하라는 의미로 사부경락사로 삼았다가 후에 절도사로 승격시켰다. 그가 승승장구한 것은 뇌물로 조정대신이나 환관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며 얼굴에 역상이 있어 반역을 도모할 상이라고들 했다. 대흠무는 금은과 여인으로 꾀어 그를 수중에 넣기를 획책하며 이합비를 그에게 보내게 했다.

 

  보국대장군 양소화를 대신의 반열에 올리려다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대흠무는 꾀를 내어 발해 전역에 어사 여러 명을 파견하여 활동 결과 공이 있는 사람은 포상하기로 하고 양소화를 어사로 발탁하였다.

 

  서경압록부 도독 공심지는 위세가 대신만큼 당당했다. 그는 흑수정복전에서 전사한 장문휴 장군의 정인이었다가 황제의 후궁이 된 공사량의 오라버니였으며 아버지 공진방은 국구로 대접을 받고 있었다. 변방의 일개 장수에서 승승장구하여 도독이 된 것은 순전히 누이 공사량 덕이었다.

  저지른 죄가 탄로 나는 것을 두려워 한 공심지는 어사를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어사가 오는 길목에 비적들을 보내 목숨을 노리는가 하면 자객을 보내 증거를 탈취하기도 했으며 결국은 자신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양소화를 공격하다 도리어 붙잡혔다. 죽어 마땅한 죄였으나 도성으로 압송할 경우 가벼운 형벌로 끝날 것이 분명하자 양소화는 선참후계하였고 그의 아버지 공진방은 안변부로 귀향을 가게 되었다.

 

  대흠무의 명을 받은 무명선사가 진신사리를 얻기 위하여 천축으로 고행의 길을 떠났다. 한편, 안녹산은 이합비에게 완전히 빠져 있어서 이제 그녀가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황제의 신임을 얻은 안녹산은 장안으로 입조하여 양귀비와 그녀의 자매들과 친해졌고 엄청난 재물을 진상하여 궁중을 무상출입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는가 하면 늙은 황제를 모시고 있는 양귀비를 즐겁게 해 주기 위해 원래 뚱뚱했던 몸을 가볍게 만들기에 전념한다.

 

  구사일생으로 사막을 벗어난 무명 일행은 이번에는 총령과 탄구령을 넘어야 했다. 그들은 도와줄 사람을 물색하다 안서도호부 절도사인 고구려 후손 고선지 장군의 도움을 받게 된다. 마침내 그들은 가비라성에 도착하였다. 어렵사리 진신사리 2과를 얻은 일행은 걸음을 재촉하여 발해로 향했으며 도중에 도적을 만났기에 무명은 배를 가르고 그 속에 사리를 넣어 무사히 발해로 돌아올 수 있었다. 상경을 떠난 지 4년 만에 돌아오는 일행을 대흠무는 도성 밖 30리 지경에서 만조백관을 거느리고 환대하였다.

 

  양귀비는 안녹산과 애욕을 불태웠고 안녹산은 휘하에 군사 20만을 거느리게 되었다. 그러자 부하들이 발해를 공격하자고 제의해 온다. 그러나 그들은 그날 밤 이합비에 의해서 살해되었고 안녹산은 그녀의 말에 따라 발해와는 전쟁을 않기로 결정했다. 이합비는 힘을 길러 장안을 노리라고 충동질 한다.

 

  안녹산은 거란의 수령들에게 물선을 보내 그들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은 다음 안경서를 보내 거란의 항복을 받아냈다. 이융기는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나 조정 권신들은 승승장구하는 안녹산의 위세와 군세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고 특히 재상 양국충은 안녹산이 반역을 도모할 근거를 제시하며 황제의 마음을 어지렵혔다.

 

  황제는 심복 환관 보구림을 보내 안녹산의 동태를 파악하게 하였다. 황제가 칙사를 보냈다는 것은 배후에 양국충이 있었지만 황제의 총애가 식었다는 뜻이며 그것은 결국 양귀비의 마음에도 틈이 벌어졌다는 신호였. 칙사는 뇌물을 받고 안녹산이 다른 뜻이 없음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양국충과 태자 이형이 보구림의 상주가 거짓임을 다시 간하자 황제는 안녹산을 다시 입조하게 한다. 이합비는 일어날 일을 예견하여 안녹산을 황명에 따르게 하고 자신을 없애라는 명을 내리게 한다. 대신 양국충과 내통한 연국주를 여자로 변복시켜 참할 계획이었다.

 

  입조한 안녹산은 황제 앞에 부복하여 눈물로써 억울함을 호소하였고 이합비를 참하라고 명하는 한편, 오랫만에 양귀비를 만나 그동안 지독히도 눌러왔을 정염의 회포를 풀어 주었다. 안녹산은 다시 황제의 신임을 얻어 돌아왔다.

  그러나 순순히 물러날 양국충이 아니었다. 해가 바뀌자 양국충은 안녹산의 큰 아들 안경종을 황실 여인과 결혼시키겠다며 그의 입궐을 유도했. 그러나 양국충의 궤계를 눈치 챈 안녹산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해 동짓달, 안녹산은, 양국충이 모반을 꾀하고 있으니 충신 안녹산이 군사를 이끌고 장안으로 달려와 반란의 무리들을 주살하라는 황제의 밀서를 받았다. 물론 이 밀서가 가짜라는 것은 이합비와 몇몇 심복들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안녹산의 거병을 막지 않았다.

 

  발해에서 보낸 기병 1천에 보병 4천이 안녹산의 친위군에 편제되었다. 을미(755)년 동짓달 아흐레, 안녹산은 드디어 20만 정병을 이끌고 범양에서 거병했다. 안녹산은 하루 60리를 진격하였고 11월 하순에는 회하까지 진격하여 중원을 놀라게 했다. 안녹산이 영창을 함락시킨 후 장안과 낙양의 젖줄인 진류성을 공격하여 태수 장개연을 물리치자 당제 이융기는 경악했다.

 

  황급히 서역의 연합군에 패하여 장안에 머물고 있던 고선지장군에게 군사를 주어 장안을 침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동관을 지키게 했다. 고선지는 안녹산군을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 그러나 고선지는 앙심을 품고 있던 감군으로 파견된 환관 변영성의 무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드디어 충역지자 안녹산이 낙양에서 칭제건원하고 연국을 선포하여 황위에 오르니, 때는 병신(756)년 정월 초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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