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과 이별하는 법 - 아이스너 상 수상 에프 그래픽 컬렉션
마리코 타마키 지음, 로즈메리 발레로-오코넬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프레디 라일리는 또 차였다. 이번으로 세 번째이다. 성소수자라는 특별함 때문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연인 로라 딘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이성 간의 연애도 마찬가지이지만 동성 간의 경우도 서로의 끌림에 의해 분위기에 의해 새로운 인연을 찾아 떠나간다. 그래서 프레디 라일리는 더욱 슬프고 아픈 것 같다.

 

프레디는 이때 자신이 존경하는 칼럼가 바이스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다. 그 이유는 실연에 대한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조언을 위해서인지, 지금 상황을 전환 시키려는 의도인지는 불분명하다. 연애는 누굴 만나든 참, 쓰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도움으로 전 연인이 로라 딘을 완전히 잊기 위해 예언자(?), 주술사(?)를 찾아간다. 로라 딘과의 첫 만남에서 헤어짐까지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예언자는 아직 연애란 춤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프레디에게 다시 한번 그 춤, 인연에서 물러서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미 헤어진 프레디는 알쏭달쏭 한마음으로 예언자의 만남을 마무리한다.

 

그녀를 옆에서 챙기고 아껴주는 친구 두들이 있지만 어느 날 집 앞까지 찾아온 로라 딘에게 다시 매료되어 둘은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 예언자가 확실히 끊으라는 인연을 프레디는 무시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들 연인의 일상은 시작되지만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의 연속과 그녀를 걱정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작품은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있다. 성소수자를 비롯해, 다문화, 한 부모 가정 등 어디에 편견을 두지 않고 그것이 당연한 일상의 삶임을 보여준다. 이제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삶의 형태도 다채로워진 게 사실이다. 혼밥족이 늘어나고 핵가족화는 진작에 가속화되었다. 양성평등과 동성애,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도 관대해진 것도 사실이다. 물론 다는 그렇지 않으나 그러기 위한 평범함을 추구하기 위해 세계는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간의 법과 틀 등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하려는 저자의 의도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항상 프레디에게 도움을 주던 두들에게 어떠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힘없이 우울하고 학교마저 빠졌던 두들에게 프레디는 어떤 위로가 될지도 흥미 있게 전개된다. 이에 반해 프레디와 다시 만난 로라 딘은 강요하듯 에로스적 사랑만을 강조하고 자신의 쾌락에만 충실한 채 홀연히 사라지기만 한다. 이 둘 사이에서 친구와 연인이란 입장을 지켜 나가야 하는 프레디의 심경은 그저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프레디를 챙기던 두들마저 심적으로 여의치 않은 상태이니 말이다.

 

기다리던 칼럼가 에너 바이스에게 답장이 오게 된다. 두들 또한 문제를 잘 해결해간다. 바이스는 사랑이 찾아오고 사랑이 남아 있음에도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프레디에게 조언한다. 로라 딘에게처럼 주는 것만이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가치, 그것이 사랑이지 빼앗아가는 것이 아니란 의미심장한 조언을 전한다.

 

프레디는 다행히 '이별과 이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검은 터널을 벗어나듯 로라 던이란 검은 집을 빠져나와 진정한 자유, 친구, 우정을 위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게 된다. 아직 그녀에겐 그를 지지하는 많은 친구들, 부모님, 인형들이 있다. 성소수자이건 이성애자이건 누구나 평범하다는 의미가 깔려 있으며 동일함 속에서 이별하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 작품이 아닌가 싶다. 조금 다르고 그냥,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서로가 존중해 줘야 할 사회의 인식은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존의 다큐멘터리와 다른 동물들의 실생활-실상-을 담고 싶었다는 김현기 PD의 각오와 진심이 느껴진다. 사파리라는 무대 위의 배우들인 동물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픈 열정이 5부작 다큐멘터리가 완성되었고, 1년간의 긴 여정이 소요되었다. 방송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녹아 있는 작품이라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진정한 동물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끼리를 신성시하던 동남아 지역 국가 중 하나인 태국에는 길들여진 코끼리가 약 4,000마리가 있다고 한다. 행사에 활용되거나 트래킹용으로 대부분 사용되는데 과연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숫자의 동물이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일까? 사실 그 생각을 해보지 못한 것에 고개를 숙인다. 코끼리를 직접 타본 실제 상황에서는 그저 신기했을 뿐 코끼리의 이와같은 상황과 그들이 인간과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까지는 알 길이 없었다.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비극적 사실로 다가온 것이다. 학대받고 장애 입은 코끼리 가족의 현실이 우리 인간의 원죄를 더욱 악랄하게 포장해 주는 모습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태국의 <코끼리 생태공원>이다. 16살의 어린 나이에 코끼리의 안타까운 모습을 목격한 '생드언 차일런트'가 대학 졸업 후 코끼리의 구제 사업을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이토록 작은 노력의 씨앗이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기본적 인간애 정신이 우리에겐 꼭 필요하다. 코끼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그녀가 태어난 이유이며 운명이란 말에 우리가 얼마나 귀햐 생명체들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반성이 된다. 일부를 통한 울림이지만 책 내용의 전부이자 주제를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코끼리와 인간관계성의 현실적 모습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이전 삶에 대한 교육은 관광 개발을 위한 유흥의 목적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에게 코끼리의 자연스러운 행동 습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차일런트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동물들의 습성, 생존 방식, 생명의 가치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서게 한다. 안타깝지만 동물원에 전시된 것처럼 던져 주는 먹이만을 받아먹는 동물의 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워주자. 서로 사랑하고 보호하며, 보호받길 원하는 것도 인간과 마찬가지일 동물들, 그들에 대한 교육의 변화는 차일런트의 말처럼 절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아시아 코끼리는 노역으로 인한 어려움이 큰 반면 아프리카코끼리의 경우는 2미터에 달하는 코끼리 상아를 포획하기 위한 밀렵꾼과의 전쟁이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보츠와나에 약 13만 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것은 아프리카코끼리 3분의 1을 차지한다니 어마어마 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노역보다 더 어마하고 무시무시한 코끼리 살상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익과 부를 위해, 명예와 권력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불필요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에 의해 코끼리의 개체 수는 날로 줄어가고 있다. 자칫 방치했다가는 아프리카 서식 코끼리마서 멸종 위기에 처할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작게나마 보이지 않는 손들, 치앙마이의 코끼리 생태공원과 보츠와나의 국경없는코끼리회와 같은 NGO 단체와 세계 시민들의 힘으로 코끼리의 삶은 지탱 가능해지고 있다. 그것은 박신혜 배우가 직접 컬러링(GPS 장치)을 달아주고 코끼리의 이름을 지어준 희망과도 같은 일이다.

‐----------------

'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이란 식용이나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레저와 전시를 목적으로 동물을 사냥하는 의미를 뜻한다.

짐바브웨의 상징처럼 불리던 사자 '세실'의 죽음이 공론화되며 '세실'을 살해한 트로피 헌팅 업체와 미국의 치과 의사 '월든 파머'까지 공공의 분노를 사게 된다. 자신은 합법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사냥을 했으며, 그 사자가 '세실'이라는 유명 사자였는지도 몰랐다는 뻔뻔한 진술과 함께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또한 '세실'을 오랫동안 따라다니며 조사, 연구를 하고 책까지 출간한 브렌트 교수는 '세실'로 인해 자신의 삶도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사자 사냥을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옥스퍼드대 사자 보호 프로젝트 ' 와일드 크루'에서 탈퇴하며 독자적인 단체를 설립한다. 브렌트 교수는 '세실'의 비극적 죽음을 통해 얻은 교훈으로 인간과 사자의 갈등 관계를 줄이는데 노력하며 헌터들의 등장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모든 문제 갈등의 시작은 인간의 욕심과 오만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자화상과도 같다. 그러나 결국 이런 문제도 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1940년대만 해도 아프리카의 사자는 45만~50만 마리로 추정됐다고 한다. 하지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현재의 사자수는 얘 2만 마리에 불가하다니, 이것이 과연 자연의 흐름인지, 인간이 망쳐 놓은 생태계의 얽히고 설켜버린 올가마인지 망연자실할 뿐이다.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과시하려는 트로핀 헌팅, 이를 합법적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국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저 흉물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배우 유해진 씨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트로피 헌터 올리비아 씨는 직접 포획한 박제품과 트로피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이미 아시아 코끼리에 대한 미안함과 아픔을 겪고 난 이후의 배우 유해진 씨는 그 상황에서도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으며 헌터 올리비아 앞에선 반응하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실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이 전부였다고 한다. 헌터이자 '야생 환경보호 활동가'라 소개하는 올리비아, 그녀가 생각하는 관점의 동물 보호는 어떤 의미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저자가 언급하듯 그저 방아쇠를 당길 때 느껴지는 짜릿함, 순간의 쾌감을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야생 환경보호 활동가'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덧붙여 본다.

또한 밀림이 아닌 통조림 캔에 밀폐 된 상태에 비유해 '캔드 헌팅(Canned Hunting)이 유행하는데 직접 사파리나 아프리카 밀림 지대로 가지 못하는 헌터들을 위해 일정 공간 울타리를 쳐 사냥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그 안에서 인간의 트로피 헌터가 될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아름다운 동물들은 인간에 의해 점점 궁지로 내몰리고, 아주 빠르게 멸종을 향해 다가가고 있어요.' [제인 구달]

대자연의 '수호천사'로 스스로를 칭하는 트로피 헌터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다시 설 때까지 동물들의 울부짖음과 이를 보호하려는 순수 민간 동물 애호가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모르던 것에 대한 앎으로 느껴지는 분노, 알게 된 이상 쉽게 그르칠 수 없는 책의 내용이다.

우리는 아쿠아리움에서 펼쳐지는 돌고래쇼에 열광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함성 소리에 돌고래는 응답하듯 공중 고개를 연신 이어간다. 과연 돌고래가 흥에 겨워 이런 자연스러운 행동을 선보이는 것인지, 학대와 강요, 배고픔에 이러는 것인지 일본 타이지라는 지역의 돌고래 포획 현장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돌고래 보호 활동가 팀 번스는 말한다.

"돌고래쇼장이나 수족관에서 돌고래들이 아주 친절한 관리사에게 보호를 받고 음식을 섭취하며 일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작은 가두리 양식장에 갇힌 돌고래는 정신적 고통을 받고 불안 증상을 겪으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벽에 머리를 받는다고 한다. 똑똑한 돌고래 일부만이 쇼에 참여하고 나머지 돌고래는 죽을 때까지 수족관을 허망하게 돌고 도는 것이다. 너무나 태평스럽게 물을 가르며 던져 주는 먹이에 재롱을 피우는 모습은 사실 먹이에 목말라하는 동물의 울부짖음이고, 탈출의 욕망이란 말인가? 마음이 무거워질 뿐이다.

전통을 빌미로 돌고래의 포획량을 늘려가며 일본 정부에서까지 이를 용인한다니, 세계와 반(反) 하는 행동에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치미를 뿐이다. 세계는 노력하고 일부는 아이처럼 떡 하나 더 줘!라는 심산인 것 같다.

일본만 소개한다면 치우친 보도가 될 수 있게 마련이다.

다큐팀은 덴마크령 페로제도의 7~8월의 상황을 소개한다. 붉은색으로 물든 만의 항공 사진을 보면 이것은 무엇인가 궁금한 생각이 든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색을 널브러져 있는 고래들의 핏빛 장례식장과도 같아 보인다. 단, 슬픔은 없고 차디찬 쇠 갈고리와 이를 즐기는 인간의 시선이다. 여기에 더해 휴가철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과 머리가 잘린 고래를 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진정 정상적인 모습인지 한숨만 나오는 장면이자 글의 설명이다. 왠지 글에도 죽은 고래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 나오는 듯했다. 잔인함도 전통이라는 의미를 갖다 붙이는 것은 일본의 타이지나 페로 제도 앞에서는 별 수 없는 것인가? 페로 제도를 관활하는 덴마크의 경우도 유럽 권 밖의 지역이라 포경 금지 조항을 마련할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한다. 돌고래 포경을 금지하는 단체들과 미디어의 알림만이 매년 7~8월의 시기에 세계를 잠시 떠들썩하게 해놓았다가 잠잠해지게 하는 건 아닌지 아쉬울 따름이다.

돌고래는 대양을 누비며 항해하는 배처럼 거침없는 동물이다. 가두리 양식장을 비롯해 아쿠아리움의 좁은 공간은 바다의 몇 만 분의 일도 되지 못한다. 우리 인간이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끼니를 때우고 볼일을 보며 아무 곳에도 나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해보자. 아니 생각이란 것뿐만 아니라 그런 일은 전쟁이나 납치,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고서야 벌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를 '비좁고 외로운 감옥'이라고 표현한다. 돌고래 수입 국가 중 부끄럽게도 대한민국이 최근 2위를 차지했다는 자료를 책에 담고 있다. 우리가 한 번 이상은 보았을 돌고래들이다. 그 돌고래들은 수백 마리의 희생된 동료들 중 살아남은 종족의 일부이다. 그들이 원치 않은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슬픈 현실을 팀 번즈를 비롯해 일본 동물보호협회 회원인 렌, 단둘의 몫으로 남겨 두어 선 안된다. 세계 곳곳에 돌고래의 포획을 꾸준히 경고하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팀 번즈, 돌고래를 대신해 타이지에 소송을 이어갈 렌을 위해서도 다수의 동물 보호단체 및 세계 시민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어쩌면 아쿠아리움뿐 아니라 박제된 돌고래의 모습마저도 볼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뉴햄프셔의 곰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배우 유해진의 발걸음은 가볍다. 치앙마이 코끼리쇼를 비롯해 코끼리 생태 공원에 느꼈던 감정과는 분명 다르게 느껴진다. 킬햄 박사가 운영하는 숲속 공간은 아기곰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함께 30년 가까이 아기곰을 돌보며 방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킬햄 박사는 곰들과 함께 산책하기도 하고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며 숲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야생 본연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곰 가족들을 보호한다. 그간 코끼리 학대, 트로피 헌터로 인해 죽어가는 야생 동물들, 포획되는 돌고래의 이야기로 얼룩졌던 심리를 정화시키는 내용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달랜다. 다만 킬햄 박사의 현재 일을 꾸준히 이어갈 후계자가 없다는 것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어떻게 젊은이들이 이런 오지에서 곰들과 교감하면 반평생 이상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배우 유해진은 이곳에서 힐링하며, 킬햄 박사 부부와 새로 합류한 여동생이 지속적으로 펼쳐갈 계획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걸어보게 될 것이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응원한다.



 더 이상의 '병 주고 약주기'는 안된다. 6,000마리 이상의 남부 흰코뿔소 두 쌍이 남을 때까지 과연 인류는 어떤 행동을 한 것인가? 세계는 급속도로 변해가고 발전하지만 태초의 자연 생태계는 무너져내리고 어느새 인간마저 세상에 뿌리내린 악의 일부 고리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지 고민과 걱정을 더한다. 인간은 모든 것을 밟고 파헤치는 파괴자가 되어선 안 된다. 우리 인간도 그저 자연의 일부인 것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연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동물들의 친구이자, 영장류 연구가로 알려진 제인 구달의 말이 가장 의미 깊게 와닿는다. 기본을 충실 시 지켰다면 휴머니멀의 관계는 친구 이상의 가치로 더해졌을 것이다. 이를 망각한 우리 인류에 전하는 제인 구달의 작은 메시지를 거울삼아, 이 책을 통해 증명된 진실을 바탕으로 우리 인간과 동물이 끊임없이 공존하는 시간들을 위해 노력하고 함께 걸어가길 희망한다.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내용의 증거들이 가슴에 박히는 순간들, 잊지 못할 장면이 담긴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나카오 사스케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농경 문화는 절대 퇴보하지 않았다. 농경 문화가 모든 문화 가치에 기원이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저자는 농경 사회는 소비가 아닌 생산의 시작이라고도 한다. 또한 농경 사회의 발전은 기계 문명의 발달과 동일하게 존재한다는 것에 공감이 간다. 인간의 힘, 가축을 위한 도움에서 최신형 기계를 활용한 농경 문화는 우리의 삶 또한 업그레이드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나카오 사스케가 소개하고 설명하는 [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는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될 것이다.

책의 소제목들을 훑어보자. 사실 농사, 농업, 농경에 대한 지식이 없거나 관심이 덜한 분들은 제목조차 생소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 것들에 관심을 두는 것에 추천한다.

재배 식물이란 무엇인가? 분명 야생종과 구별하기 위한 소제목이라 할 수 있다. 둘째로는 근재 농경문화. 사전적 정의로는 식량의 획득 생산방식을 주로 뿌리와 지하 경작에 의존한 인류문화를 뜻한다. 셋 째 조엽수림 문화란 화전(火田)이나 근채농경, 각종 곡물의 창출, 민족의 이동에 동반한 문화의 전파 등 다양한 명제를 포함한다. 고 전한다. 이어서 사바나 농경문화와 벼의 기원, 유럽권의 지중해 농경문화가 소개된다. 오히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가 농사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이 책을 통해 확인 가능하겠다. 끝으로 신대륙 농경문화. 황무지의 개척 과정이 독자들에게 소개될 것이다. 모르던 것을 알아가는 장르의 개척이 많은 독자들에게 지식의 힘을 나누는 작품이라 정의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핵심 혹은 다루려는 주제가 '종자에서 위장까지'의 과정이라고 한다. 씨앗, 원본이 될 수 있겠고 위장은 우리 몸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농경문화 복합체를 형성하는 일부분이자 기본이라 하니 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품종의 개발과 과정은 그 줄기에 해당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저자의 나라인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각 지역의 농경 문화의 뿌리와 변화, 근원을 찾아가는데 집중한 저자의 노력이 확고하다. 낯설지만 그러한 새로움이 농경이란 학문에 대한 탐구 정신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각종 농작물들의 기원과 근원지가 어딘지 과정과 뿌리, 변천사를 찾아가는 것도 흥미롭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북방의 한랭 지방은 수렵 생활이 대세였지만 열대 지역이라든지 온난화 지역은 확실히 다양한 품종의 작물, 식물의 재배가 가능했던 것 같다. 책에서 소개하는 바나나, 얌, 사탕수수, 빵나무, 카레의 주재료가 되는 덩이뿌리도 마찬가지이다. 이 농작물들이 어디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 품종의 개량화가 진행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농경 사회의 진화이자 역사를 보는 것처럼 흥미로움에 빠져들게 한다. 깊숙이는 몰라도 뿌리와 원천부터 알아간다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학문도 점차 가깝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위와 같이 뿌리와 지하 경작을 중심으로 한 근재농업의 기원을 두고 의견은 분분하기도 하다. 일부는 지중해 지역에서 발생한 맥류 중심의 농경문화의 영향으로 동남아시아의 근재농경문화가 성립했다고도 하는 영국 학자들의 주장이 있다. 반면에 동남아를 타고 아프리카 중부를 크게 변화시켰으며 대륙 북쪽의 온대 지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속적인 품종 개량을 통해 발전해가는 바나나, 얌, 타로감자 등의 여정이 참으로 다양한 추측과 결ㄱ과물로 비쳤음을 느낀다. 각자 지니고 살아왔던 농경 사회 문화가 어떻게 융합되고 발전해 왔는지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농업의 진화 과정이다.

조엽수림 문화를 장식하는 첫 작물은 칡이다. 칡 농사도 있구나라는 의아함이 드는 동시에 다양한 식문화의 활용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칡은 식용 사용을 위해 녹말로 얻어야만 했다. 열대 강우림인 근재 농경문화가 북쪽으로 전파 되 농경문화의 기본 복합체도 변화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쉽게 말해 기존에 재배된 바나나 같은 재배는 조엽수림 문화에서 재배하긴 힘들었던 것이다. 조엽수림 문화에서 특히 중점적으로 봐야 할 부분이 차의 발달이다. 조엽수림 문화가 20세기에 남긴 유산이라고 평하는 저자의 말처럼 커피나 우롱차, 홍차 등도 이미 대중화되었다. 차는 약용, 식용, 기호음료로까지 가치도 다양하니 그러한 이야기가 당연하게 들린다. 한마디로 농작물로 분리되는 조엽수림 문화는 사회문화 전반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으며, 차 문화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추가적인 내용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사바나 지역 하면 아프리카 사막, 혹은 숲풀이 우거진 곳 등의 부분을 상상할 수 있다. 정확한 의미는 초원에 수목이 산재하는 지대 곳을 뜻한다. 여기서도 J.F.V 필립 교수에 의해 수목이 있는 사바나, 수목이 있는 건조 사바나, 반사막, 사막이란 네 가지 지형으로 분류했다. 결론적으로 이 지형에는 잡곡류가 많이 재배되고 자라남을 알려준다. 아프리카는 총 천연의 잡곡밭이라니 그 규모가 어떠할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앞에서 소개한 근재문화가 녹말 질의 감자류를 택했듯이 사바나 초원에서도 녹말 질의 볏과 식물을 선택해 농업을 시작했다 하니 벼농사로 이어지는 전 단계와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식용으로 재배된 것들이지만 좀 더 실생활에서 주식 혹은 부식으로 먹게 될 식재료의 종류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것이 농경 사회의 발전으로 거듭나게 된 결과이다.

사바나 농경 문화에 대표적인 잡곡이 조와 기장으로 소개되는데 그 원산지의 의견은 분분하다. 결론적으로 이들의 문화는 아프리카부터 아시아에 걸친 사바나 지대룬 관통해 동서로 길게 전파되며 각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발달했다고 저자는 예측한다. 이 작품이 20년 이상 된 작품이므로 그 연구는 아마 더욱 다양화되고 세밀화되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해본다. 그 외에 요즘은 흔한 식재료로 사용하는 콩의 기원과 활용 빈도의 변화, 과채류라 불리는 미성숙한 채소가 사바나 농경 문화에서 뿌리를 두고 각 지역으로 전파되고 우리의 식단에 오름을 확인할 수 있다. 사바나 농경 문화는 한마디로 식생활에 필요한 영양 공급체계에서 기존 녹말 성분의 근재 농경 문화에 비하면 상당 수준으로 발달한 문화란 것을 책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바나 지대를 떠나 비가 많이 오는 지대로 옮겨 가면서 인간으로부터 선택받은 품종이 잡곡인 벼이다. 이는 수전(水田) 농법을 기본으로 재배, 수확되는 작물이다. 아시아 원산의 벼에 대한 기원은 역시 다양하다. 중국을 비롯해 인도차이나반도, 인도 기원설 중 문화 복합척로 추정되는 지역과 식물학적으로 유력시되는 곳이 인도라고 저자는 언급한다. 인도에 가장 많은 잡곡류가 존재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인데 중국도 못지않게 양쯔강을 주변으로 하여 식용화된 기록이 있다 한다. 재배 벼 품종의 계발에 있어도 의견이 나뉜다. 오리자 파투아라든지 오리자 페레니스라는 야생 식물이 벼의 근연이라고도 하며 재배 벼의 기원에 대해선 저자가 글을 쓸 당시 확실한 정리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쉽게 이야기해 장소와 기후에 맞게 벼 재배는 조금씩 실용화되어가며 각국의 농업 기술에 맞게 개량화되어 발전해 간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해서 1기자, 2기작, 그 이상까지 벼 재배의 횟수와 농법도 다양해지는 것이다. 각 나라가 자연을 활용해 어떠한 다양한 기법으로 벼 재배를 이어가고 있는지 느껴보며, 각 지역의 벼 재배 문화도 비교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벼의 기원과 농법 발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중해, 신대륙에 이르기까지 벼 재배는 농경문화를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디딤돌이 되어 가는 것이다. 벼의 기원 마무리 부분에서 유럽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벼 농업이 확고한 자리매김을 해 가고 있다는 것이 증거이다.

 

지중해성 기후 지역은 농업을 하기에 적합한 식물이 가득했다고 한다. 두류와 곡류, 근채류 등의 일년생 식물이 많았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한다. 지중해 농경문화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동물의 가축화 발달이다. 소, 양, 염소, 말, 당나귀 없이는 지중해 농경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한다. 가축을 활용한 만큼 인간의 노동력이 줄어들고 속도 또한 빨라졌을 것이다. 이동 경작도 가능해 지역을 옮겨가며, 농목을 겸업하는 결합 농법으로 농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것이라 평할 수 있다. 맥류 중심의 지중해 농경문화는 규모 면에서 사바나 농경문화보다 농업 발전에 이바지했지만 확장성 측면에서도 그 가치를 더 한다고 전한다. 유럽의 알프스 지대를 비롯해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파의 범위도 동서를 가로지른다. 지중해 농경문화는 이처럼 광범위함을 뽐내며 농업의 발달과 혁명, 제국의 구성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족적을 남긴 기술적 진보의 시기임을 저자는 설명한다. 이것이 신대륙의 농업 방향성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주목한다.

사실 신대륙의 농경문화는 콜럼버스 발견 이후와 이전으로 나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잉카, 마야 문명이 존재했듯이 그들의 농경문화는 기본 틀에서 확장된 것일 뿐이다.

신대륙은 세 가지 근재문화 복합체로 일컬어지는데 대표적 감자류인 카사바, 고구마, 감자가 그것이다. 이 시대에는 감자류의 농업이 상당수 발달한 것 같다. 한 밭에 섞여 재배되는 품종이 18종류라니 놀랄만하다. 다양한 감자류는 안데스 고지에서 훌륭한 근재 농경문화 복합체가 되었다고 설명한다.


신대륙에선 오늘날에도 '와일드 라이스'란 이름으로 시판되고 있다는 줄풀이란 식물이 있다니 신기하다. 과거의 원주민들은 이 낱알을 채쥐해 건조하거나 불에 그슬리거나 하는 방법으로 식용했으리라 예측된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재배 식물은 옥수수이다. 아마 영화를 통해서 엄청난 크기의 옥수수밭은 본 적이 있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신대륙에선 이처럼 얼마 되지 않는 여름 작물 중 대표성 있는 작물이 옥수수였지만 지금은 아프리카, 인도 잡곡 농업의 주요 작물이 되었다고 한다.

구대륙의 근재 농경문화로부터 신대륙에 이르기까지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비교해가며 이 작품을 읽고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인간이 먹고 살아가는 주요 수단인 농작물은 바로 생명의 단비와도 같다. 그래서 이러한 작품이 더욱 중요하고, 저자가 말하듯 이런 책은 없었으므로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내가 먹고사는 주식과 부식,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즐겨 먹던 식재료들이 어떠한 지난한 과정을 통해 우리 앞에 오게 되는지도 탐색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법정스님 인생응원가 - 스승의 글과 말씀으로 명상한 이야기
정찬주 지음, 정윤경 그림 / 다연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눔이 없다면 시간 적으로 외떨어져 있는 독립이라도 기쁨이 없다. 생은 그저 순간순간일 뿐이다.

행복하다고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마음을 어떻게 두고 인생을 곱게 쓰느냐에 따라 생의 기쁨과 안위는 변하기 마련이다. 나약한 인간으로서 질투도 하고 내가 더 잘 되기를 바라다보니 오히려 굽이 치는 파도 속에서 고꾸라지는 건 결국 나의 모습이다. 그 지친 마음의 손을 잡아 주는 것은 끊임없이 나 아닌 타자를 배려했던 자비로움이었던 것 같다.

마음을 가볍게 살아가기 위해선 모든 걸 내려놓는 법정 스님의 삶, 무탈함에 욕심을 가라앉히고 살아가는 것은 맞다. 그럼에도 사람인지라 어디로 마음이 번져 나갈지 몰라 힘들기도 하다. 이러한 때 위로의 책은 더 크게 뻗어 나갈 수 있는 가지의 자양분이 된다.

'걸으면서 궁리를 하면 막힘없이 술술 풀려 깊이와 무게를 더할 수 있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한곳에 머물다 보면 인간도 나태와 자만, 고달픔에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게 되고 좌절하고 만다. 이러한 어려움과 고립감이 넘쳐날 때 법정 스님은 일단 걸으라 하셨다. 산책이 사색이 되고 사유와 번민 속에 감춰둔 걱정에 대한 무게가 가벼워지거나 속 시원히 깨질 수 있다. 산책과 걷기는 많은 아이디어를 창조해내고, 익숙한 것들에 대한 경이로움운 전해준다. 생각해보면 스님이 말한 행복이란 물질보다 앞선 우리의 정결한 마음에서부터 생겨남이 아닌지 정의 내려본다.

왜 항상 내가 아닌 남을 따라가려는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신다. 나라는 자아가 객체로서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타인의 성공, 행복에 매몰되어 진정한 나의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고 한다. 남을 따라 해서 내가 되는 꼭두각시보다 넓게 누리지 못해도 작은 틀 안에서 소소한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내 행복을 찾는 길이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다. 그것은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서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익히 들어 익숙하다. 물질적인 무소유도 있지만 마음에서부터 비우고 버리는 것들에 익숙해야 삶의 지혜가 터득된다는 뜻이 아닐까? 가난해봐야 행복의 깊이를 느낀다고 한 것처럼 풍족한 것에서 벗어나 마음속 깊이부터 비워가는 습관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러다 보면 보다 새롭고 알찬 기운이 우리의 마음을 다시 용솟음치게 할 테니까. 그것이 보다 적극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비움의 시작이다.

상대를 내 사람으로 만들려 하면 적마저 사랑해야 한다. 어떤 대상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순수한 마음으로 그를 사랑해야 한다고 한다. 본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타자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지 그 사람의 단점마저 강점으로 달리 보일 것이며, 단점을 강점으로 변화시켜주는 사랑의 힘이 그에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우리 싫어함으로 상대와 멀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나 아닌 타인을 이해하고 보듬는 데 있어 최고의 힘이 사랑이라는 것에 동의하게 한다. 물질이나 잡념을 버리는 것이지 사랑은 많이 나누는 것이 좋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간에 항상 배우고 익히면서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누구나 삶에 녹이 슨다.'

법정 스님의 말씀에 뒤통수를 맞지 않는 때가 없다. 나이가 들수록 사실 우린 게을러진다.

나 스스로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나이에 뭘 해, 벌써 사십 줄인데, 그러면서도 한편에서는 욕심만 부풀어 오른 게 사실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나이의 많고 적음에 격을 두지 않고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배우며 살아가는 시대가 지금이다. 끊임없을수록 그에 따른 응당의 대가는 자신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 진심을 잃지 말자.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중략-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기 세트 서너 벌, 책 오십 권에도 많음을 먼저 떠올리시는 법정 스님. 많은 이들이 스님의 무소유에 반응하고 그의 뜻을 따르려고 하지만 본심의 욕심이 가시지 않는 한 어려움의 파고는 높아진다. 그냥 차라리 조금씩, 아주 천천히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는 것이 무소유를 따라가는 길이 아닐까? 지인 중 1일 1 버리기를 하시는 분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있는 것마저 지키고 더 얻으려는 이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소유한다고 그 만큼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내려놓음에 미련을 두지 말았으면 한다.

정말 필요한 가치가 있으면 몰라도, 없어도 불편하지 않을 것에 대한 내려놓음이 다시금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무엇 때문에 내가 절에 나가는가, 무엇을 위해 교회에 가는가'

죄를 구원받기 위해? 마음의 안정을 위해?

정확히 마음에 품고 교회에 나가는 진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지 반성한다. 죄를 사하기 위한 주님의 은혜로 세상에 본이 되는 성도가 되기 위해? 교회에 다니는 나로서도 막상 누가 갑작스레 묻게 된다면 뭐라고 이야기할지 몇 초간 고민하다가 "죄 사함 받기 위해 나갑니다."라는 애매모호하고 포괄적인 답변을 할 것 같다. 법정 스님의 말을 따라서라도 보다 명확하고 뚜렷한 믿음의 생활이 필요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내가 평안함이 최고이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미소 지을 수 있는 삶, 그럼으로써 믿음의 영역과 터전을 넓혀 나가고 싶다. 이래도 거창해 보인다.

'나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이 *바르게 보는 것이며*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일의 그르침은 늘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결론짓는 경향 때문이다.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만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하는 자세는 어떨까? 법정 스님은 인간은 의지하며 서로 돕고 사는 것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그러면서 기준을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로 주목해 가는 것은 아닐는지. 조금만 더 내가 양보하면 더 큰 복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개인주의가 팽배한 요즘 시대에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법정 스님의 말씀에 깊이 있는 공감을 하게 된다. 좀 더 나 아닌, 너를 생각하며 살아가자.

'사람은 책을 읽어야 생각이 깊어집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내 영혼에 불이 켜집니다. 읽는 책을 통해서 사람이 달라집니다.'

법정 스님께서 책을 바라보는 생각의 정리는 나의 평생 화두가 될 것이다. 책을 적지 않게 읽으나 아직 나는 책에 읽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져야하는데 아직까지 욕심과 질투, 번민 등의 고리 안에서 맴돌고 있는 느낌이다. 진정 책을 마음으로 읽고 내면화 시키는 것이 그처럼 중요하고 책 읽기의 담보가 되어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영혼의 등불이 켜지는 날 아무리 강하고 악한 사람도 주님처럼, 선인처럼 대하는 날이 오겠지? 그런 생각을 지니고 좀 더 깊이 있는 독서에 나를 맡기고 싶다.

책의 마무리는 동서남북의 화합처럼 종교를 뛰어넘는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례를 담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길상사 설교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루어진 명동 성당 건립 100주년에서의 일이다. 서로 반목과 갈등 대신 위로하고 화합하며 다르지만 하나임을 인식하게 해주는 글이라 더더욱 마음의 울림으로 다가온다. 현재도 갈등하고 대립하는 정치권, 가진 자와 덜 가진 자 사이의 엇갈리는 고리를 연결해 주는 힘이 필요한 시대이다.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님은 계시지 않지만 그들의 말과 글이 끊임없이 회자되고 활용되며 덜 가지고 누려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가능하길 희망한다. 이 작품 또한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에 맞춰 그분을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의 독서가 되길 많은 독자들에게 추천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좀 더 진화한 공룡 도감 너무 진화한 도감
고바야시 요시쓰구 지음, 고나현 옮김 / 사람in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에서 비치듯 아이들을 위해서도 좀 더 진화한 공룡 도감을 만난 것 같다. 어른들마저 반할 것 같은 상세한 그림과 시대별 공룡들의 역사와 분류도 알기 쉽게 그림과 표를 통해 정리해 있다. 그림만 봐도 어떤 공룡인지, 아이는 즐겁고, 부모는 재밌고 친절하게 설명 가능한 특징을 갖춘 작품이다.



책은 세계에서 주목받는 3대 공룡으로 시작하는데 아이들이 익히 알만한 티라노사우루를 시작으로, 데이노케이루스, 카무이사우루스 등 이웃 일본에서 발견된 공룡까지 소개한다. 크게 제1장 조반류와 2장 용반류까지 자세한 사항은 그림과 설명을 통해 이해해가면 좋을 것 같다.


시작부터 호기심 가득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티라노사우루스의 대변 화석을 통해 공룡의 위장상태라든지 턱의 상태를 알 수 있다니 공룡의 진화와 멸종을 더해, 과학 기술의 발전까지 많은 정보가 책에 정리돼 있다.


일본 북해도 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카무이사우르스. 아이누어로 신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길이가 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초식성 공룡이라고 한다. 특이하게 해양 지층에서 발견된 공룡이라고 하니 더욱 새롭게 다가온다. 익히 알고 있던 공룡들과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

처음에 소개하는 조반류 공룡은 새의 골반과 비슷해서 이름 지어졌다고 하는데 책에서는 35종의 공룡을 소개하고 있다. 알고 있던 것보다 모르는 것들이 많아 새로운 지식을 쌓기에 충분하다. 생존 시대가 삼첩기, 쥐라기, 백악기 등의 전 중후기로 알려져 있다. 쿨린다드로메우스를 시작으로 남극에서 발견된 안타르크토펠타, 북아메리카에 발견된 제노케라톱스는 마치 트리케라톱스와 흡사해 보였다.


공룡의 특징을 설명하는 짤막한 문구와 공룡을 칭하는 이름부터 각 부분의 특징까지 정리해 준다. 발견 시기라든지 지역, 사이즈 등도 상세하게 적혀 있어 그 크기 또한 가늠하기에 충분한 설명이 담겨 있어 아이들에게 전달하기도 쉽게 구성되어 있다. 우선 그림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

2장에서는 용반류라 칭하는 공룡의 종류를 설명해 준다. 이는 파충류와 골반이 비슷한 공룡의 특징을 말한다. 조반류와 같은 시기에 공존했으며 초식과 육식이 함께 있었다고 한다.
잡식성 공룡으로 소개되는 판파기아는 특징이 무엇이든 잘 먹는 잡식성이다. 고기면 고기, 채소, 야채면 야채, 요즘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좋은 공룡 같다. 반면에 크기는 1m 전후로 소형 공룡에 속한다. 이와 다르게 아이들에게도 잘 알려진 거대 초식 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왠지 모르게 아이들의 친구처럼 느껴진다. 목 길이만 10m이며 전체가 25m라니 정말 어마어마함과 거대함 그 자체이다.


용반류 공룡 중에는 조반류처럼, 쉽게 말해 새처럼 보이지만 파충류과에 속하는 공룡도 있는 것 같다. 그냥 얼핏 보기론 새와도 흡사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발톱이 날카롭다는 데이노니쿠스도 그러하다. 길이도 무려 3~4m라니 거대하기도 하다. 이 공룡은 고생물학자아 존 오스트롬이란 사람이 처음 발견했다. 발톱이 강해 나무에 오를 수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며, 공룡 연구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공룡이라 칭한다. 더구나 육식성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에 데이노니쿠스가 있었다면 몽골, 중국 지역에 서식한 것으로 알려지는 거대 공룡이자 아시아의 왕자로 불리는 타르보사우루스도 있다. 그냥 보면 티라노사우루스 같기도 하다.
실제도 티라노사우루스와 흡사하게 소개한다. 10m가량의 거대함 자체, 아이에게 아파트 10층 높이라고 하니 깜짝 놀라 한다. 아마 공룡 뼈 모양만 봐도 바로 도망갈 기세이다.



진화란 게 참 신기하다. 생활환경과 생존을 위한 버팀목으로 각자의 몸 상태가 세월과 함께 자연스럽게 변화해 간다. 더딘 진화도 있을 테고 어쩔 수 없이 자발적으로 몸이 진화되고 퇴화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공룡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진화란 것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다. 인간의 진화, 신체의 변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머리가 커서 손이 짧아진 공룡, 자신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돌기가 많아진 공룡에 이르기까지 인간도 공룡도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이 책을 통해 공룡의 진화와 역사. 다양성을 이해하고 배우기에 충분하다. 부담 없이 아이와 질문을 주고받는 형식의 책 읽기가 되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