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멀 -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산다는 것
김현기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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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다큐멘터리와 다른 동물들의 실생활-실상-을 담고 싶었다는 김현기 PD의 각오와 진심이 느껴진다. 사파리라는 무대 위의 배우들인 동물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픈 열정이 5부작 다큐멘터리가 완성되었고, 1년간의 긴 여정이 소요되었다. 방송에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까지 녹아 있는 작품이라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 책을 읽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진정한 동물들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끼리를 신성시하던 동남아 지역 국가 중 하나인 태국에는 길들여진 코끼리가 약 4,000마리가 있다고 한다. 행사에 활용되거나 트래킹용으로 대부분 사용되는데 과연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숫자의 동물이 인간의 지배를 받는 것일까? 사실 그 생각을 해보지 못한 것에 고개를 숙인다. 코끼리를 직접 타본 실제 상황에서는 그저 신기했을 뿐 코끼리의 이와같은 상황과 그들이 인간과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까지는 알 길이 없었다.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 비극적 사실로 다가온 것이다. 학대받고 장애 입은 코끼리 가족의 현실이 우리 인간의 원죄를 더욱 악랄하게 포장해 주는 모습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런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태국의 <코끼리 생태공원>이다. 16살의 어린 나이에 코끼리의 안타까운 모습을 목격한 '생드언 차일런트'가 대학 졸업 후 코끼리의 구제 사업을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이토록 작은 노력의 씨앗이 큰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기본적 인간애 정신이 우리에겐 꼭 필요하다. 코끼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그녀가 태어난 이유이며 운명이란 말에 우리가 얼마나 귀햐 생명체들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반성이 된다. 일부를 통한 울림이지만 책 내용의 전부이자 주제를 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코끼리와 인간관계성의 현실적 모습을 보여주는 일화이다.



'이전 삶에 대한 교육은 관광 개발을 위한 유흥의 목적이었습니다. 이제 다음 세대에게 코끼리의 자연스러운 행동 습성을 알려줘야 합니다.'

차일런트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동물들의 습성, 생존 방식, 생명의 가치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서게 한다. 안타깝지만 동물원에 전시된 것처럼 던져 주는 먹이만을 받아먹는 동물의 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일깨워주자. 서로 사랑하고 보호하며, 보호받길 원하는 것도 인간과 마찬가지일 동물들, 그들에 대한 교육의 변화는 차일런트의 말처럼 절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아시아 코끼리는 노역으로 인한 어려움이 큰 반면 아프리카코끼리의 경우는 2미터에 달하는 코끼리 상아를 포획하기 위한 밀렵꾼과의 전쟁이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보츠와나에 약 13만 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것은 아프리카코끼리 3분의 1을 차지한다니 어마어마 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노역보다 더 어마하고 무시무시한 코끼리 살상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익과 부를 위해, 명예와 권력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불필요한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에 의해 코끼리의 개체 수는 날로 줄어가고 있다. 자칫 방치했다가는 아프리카 서식 코끼리마서 멸종 위기에 처할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작게나마 보이지 않는 손들, 치앙마이의 코끼리 생태공원과 보츠와나의 국경없는코끼리회와 같은 NGO 단체와 세계 시민들의 힘으로 코끼리의 삶은 지탱 가능해지고 있다. 그것은 박신혜 배우가 직접 컬러링(GPS 장치)을 달아주고 코끼리의 이름을 지어준 희망과도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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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헌팅(trophy hunting)'이란 식용이나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레저와 전시를 목적으로 동물을 사냥하는 의미를 뜻한다.

짐바브웨의 상징처럼 불리던 사자 '세실'의 죽음이 공론화되며 '세실'을 살해한 트로피 헌팅 업체와 미국의 치과 의사 '월든 파머'까지 공공의 분노를 사게 된다. 자신은 합법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사냥을 했으며, 그 사자가 '세실'이라는 유명 사자였는지도 몰랐다는 뻔뻔한 진술과 함께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또한 '세실'을 오랫동안 따라다니며 조사, 연구를 하고 책까지 출간한 브렌트 교수는 '세실'로 인해 자신의 삶도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사자 사냥을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옥스퍼드대 사자 보호 프로젝트 ' 와일드 크루'에서 탈퇴하며 독자적인 단체를 설립한다. 브렌트 교수는 '세실'의 비극적 죽음을 통해 얻은 교훈으로 인간과 사자의 갈등 관계를 줄이는데 노력하며 헌터들의 등장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모든 문제 갈등의 시작은 인간의 욕심과 오만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자화상과도 같다. 그러나 결국 이런 문제도 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과제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1940년대만 해도 아프리카의 사자는 45만~50만 마리로 추정됐다고 한다. 하지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현재의 사자수는 얘 2만 마리에 불가하다니, 이것이 과연 자연의 흐름인지, 인간이 망쳐 놓은 생태계의 얽히고 설켜버린 올가마인지 망연자실할 뿐이다.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과시하려는 트로핀 헌팅, 이를 합법적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국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저 흉물스럽게 느껴질 뿐이다.

배우 유해진 씨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트로피 헌터 올리비아 씨는 직접 포획한 박제품과 트로피들을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이미 아시아 코끼리에 대한 미안함과 아픔을 겪고 난 이후의 배우 유해진 씨는 그 상황에서도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으며 헌터 올리비아 앞에선 반응하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실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이 전부였다고 한다. 헌터이자 '야생 환경보호 활동가'라 소개하는 올리비아, 그녀가 생각하는 관점의 동물 보호는 어떤 의미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저자가 언급하듯 그저 방아쇠를 당길 때 느껴지는 짜릿함, 순간의 쾌감을 느끼기 위한 수단으로 '야생 환경보호 활동가' 닉네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덧붙여 본다.

또한 밀림이 아닌 통조림 캔에 밀폐 된 상태에 비유해 '캔드 헌팅(Canned Hunting)이 유행하는데 직접 사파리나 아프리카 밀림 지대로 가지 못하는 헌터들을 위해 일정 공간 울타리를 쳐 사냥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그 안에서 인간의 트로피 헌터가 될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아름다운 동물들은 인간에 의해 점점 궁지로 내몰리고, 아주 빠르게 멸종을 향해 다가가고 있어요.' [제인 구달]

대자연의 '수호천사'로 스스로를 칭하는 트로피 헌터들.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다시 설 때까지 동물들의 울부짖음과 이를 보호하려는 순수 민간 동물 애호가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모르던 것에 대한 앎으로 느껴지는 분노, 알게 된 이상 쉽게 그르칠 수 없는 책의 내용이다.

우리는 아쿠아리움에서 펼쳐지는 돌고래쇼에 열광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함성 소리에 돌고래는 응답하듯 공중 고개를 연신 이어간다. 과연 돌고래가 흥에 겨워 이런 자연스러운 행동을 선보이는 것인지, 학대와 강요, 배고픔에 이러는 것인지 일본 타이지라는 지역의 돌고래 포획 현장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돌고래 보호 활동가 팀 번스는 말한다.

"돌고래쇼장이나 수족관에서 돌고래들이 아주 친절한 관리사에게 보호를 받고 음식을 섭취하며 일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작은 가두리 양식장에 갇힌 돌고래는 정신적 고통을 받고 불안 증상을 겪으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벽에 머리를 받는다고 한다. 똑똑한 돌고래 일부만이 쇼에 참여하고 나머지 돌고래는 죽을 때까지 수족관을 허망하게 돌고 도는 것이다. 너무나 태평스럽게 물을 가르며 던져 주는 먹이에 재롱을 피우는 모습은 사실 먹이에 목말라하는 동물의 울부짖음이고, 탈출의 욕망이란 말인가? 마음이 무거워질 뿐이다.

전통을 빌미로 돌고래의 포획량을 늘려가며 일본 정부에서까지 이를 용인한다니, 세계와 반(反) 하는 행동에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치미를 뿐이다. 세계는 노력하고 일부는 아이처럼 떡 하나 더 줘!라는 심산인 것 같다.

일본만 소개한다면 치우친 보도가 될 수 있게 마련이다.

다큐팀은 덴마크령 페로제도의 7~8월의 상황을 소개한다. 붉은색으로 물든 만의 항공 사진을 보면 이것은 무엇인가 궁금한 생각이 든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색을 널브러져 있는 고래들의 핏빛 장례식장과도 같아 보인다. 단, 슬픔은 없고 차디찬 쇠 갈고리와 이를 즐기는 인간의 시선이다. 여기에 더해 휴가철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과 머리가 잘린 고래를 보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진정 정상적인 모습인지 한숨만 나오는 장면이자 글의 설명이다. 왠지 글에도 죽은 고래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 나오는 듯했다. 잔인함도 전통이라는 의미를 갖다 붙이는 것은 일본의 타이지나 페로 제도 앞에서는 별 수 없는 것인가? 페로 제도를 관활하는 덴마크의 경우도 유럽 권 밖의 지역이라 포경 금지 조항을 마련할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한다. 돌고래 포경을 금지하는 단체들과 미디어의 알림만이 매년 7~8월의 시기에 세계를 잠시 떠들썩하게 해놓았다가 잠잠해지게 하는 건 아닌지 아쉬울 따름이다.

돌고래는 대양을 누비며 항해하는 배처럼 거침없는 동물이다. 가두리 양식장을 비롯해 아쿠아리움의 좁은 공간은 바다의 몇 만 분의 일도 되지 못한다. 우리 인간이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끼니를 때우고 볼일을 보며 아무 곳에도 나가지 못한다는 생각을 해보자. 아니 생각이란 것뿐만 아니라 그런 일은 전쟁이나 납치,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고서야 벌어질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를 '비좁고 외로운 감옥'이라고 표현한다. 돌고래 수입 국가 중 부끄럽게도 대한민국이 최근 2위를 차지했다는 자료를 책에 담고 있다. 우리가 한 번 이상은 보았을 돌고래들이다. 그 돌고래들은 수백 마리의 희생된 동료들 중 살아남은 종족의 일부이다. 그들이 원치 않은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슬픈 현실을 팀 번즈를 비롯해 일본 동물보호협회 회원인 렌, 단둘의 몫으로 남겨 두어 선 안된다. 세계 곳곳에 돌고래의 포획을 꾸준히 경고하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팀 번즈, 돌고래를 대신해 타이지에 소송을 이어갈 렌을 위해서도 다수의 동물 보호단체 및 세계 시민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어쩌면 아쿠아리움뿐 아니라 박제된 돌고래의 모습마저도 볼 수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뉴햄프셔의 곰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배우 유해진의 발걸음은 가볍다. 치앙마이 코끼리쇼를 비롯해 코끼리 생태 공원에 느꼈던 감정과는 분명 다르게 느껴진다. 킬햄 박사가 운영하는 숲속 공간은 아기곰들을 위한 공간이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함께 30년 가까이 아기곰을 돌보며 방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킬햄 박사는 곰들과 함께 산책하기도 하고 식사를 제공하기도 하며 숲속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야생 본연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 곰 가족들을 보호한다. 그간 코끼리 학대, 트로피 헌터로 인해 죽어가는 야생 동물들, 포획되는 돌고래의 이야기로 얼룩졌던 심리를 정화시키는 내용들이 독자들의 마음을 달랜다. 다만 킬햄 박사의 현재 일을 꾸준히 이어갈 후계자가 없다는 것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어떻게 젊은이들이 이런 오지에서 곰들과 교감하면 반평생 이상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배우 유해진은 이곳에서 힐링하며, 킬햄 박사 부부와 새로 합류한 여동생이 지속적으로 펼쳐갈 계획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걸어보게 될 것이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도 응원한다.



 더 이상의 '병 주고 약주기'는 안된다. 6,000마리 이상의 남부 흰코뿔소 두 쌍이 남을 때까지 과연 인류는 어떤 행동을 한 것인가? 세계는 급속도로 변해가고 발전하지만 태초의 자연 생태계는 무너져내리고 어느새 인간마저 세상에 뿌리내린 악의 일부 고리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지 고민과 걱정을 더한다. 인간은 모든 것을 밟고 파헤치는 파괴자가 되어선 안 된다. 우리 인간도 그저 자연의 일부인 것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연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동물들의 친구이자, 영장류 연구가로 알려진 제인 구달의 말이 가장 의미 깊게 와닿는다. 기본을 충실 시 지켰다면 휴머니멀의 관계는 친구 이상의 가치로 더해졌을 것이다. 이를 망각한 우리 인류에 전하는 제인 구달의 작은 메시지를 거울삼아, 이 책을 통해 증명된 진실을 바탕으로 우리 인간과 동물이 끊임없이 공존하는 시간들을 위해 노력하고 함께 걸어가길 희망한다. 지금까지 말로만 듣던 내용의 증거들이 가슴에 박히는 순간들, 잊지 못할 장면이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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