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언어 - 민주주의로 가는 말과 글의 힘
양정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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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실생활에서 얼마나 잘못 된 언어 습관과 과거의 잔재들을 앉고 살아가는지 느낄 수 있는 독서였다. 그리고 이제 좀 더 글을 읽거나 쓸 때 ‘올바른 독서와 습작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실천해야겠다,’ 라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왠지 이제는 글을 쓸 때 이 글씨가 맞는지, 문형이 맞는지 고민해 가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조금 들곤 한다. 그래도 책이란 읽으면서 나를 깨우치고 잘못 된 부분을 수정해 가는 연습이기에 참으로 필요한 독서를 했다는 뿌듯함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흔히 ‘처녀작’이란 말을 많이 써왔다고 한다. 이는 다 알고 있다시피 처음 책을 낸 경우, 시작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이보다는 ‘첫 작품’, ‘데뷔작’ 등으로 대체하고 순화해서 쓴다면 성차별적인 요소가 제거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우리는 여성보다는 남성 위주의 단어 사용, 언어 사용 등을 통해 잘못 된 언어 습관을 고착화 해오고 있던 건 아닐까?
또한 ‘모’ 건강 음료에서 ‘피로 회복’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는데 회복이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나 이것을 잘못 해석하여 피로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정의할 수 있기에 다른 표현으로 원기회복, 체력 회복 등으로 바꾸어 써야한다고 올바른 언어 사용에 대한 팁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 뿐만아니라 우리는 35년간의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므로 그 당시에 쓰여졌던 단어와 표현들이 아직까지도 30% 이상 잔존해 있는 슬픈 현실을 겪고 있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이것을 좀 더 순화해서 우리의 순수한 언어로 바꾸고, 한글의 우수성과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올바른 언어 교육을 시급히 해야함을 직시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소통할 수 있는 언어, 불협화음을 불러일으킬 만한 말과 행동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는 언어 생활이 어린 시절부터 습관처럼 자리 잡아야 서로를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행동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인 양정철 전 비서관은 故 노무현 대통령 및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지난 20여년을 보내왔다. 그리고 그들의 올바른 언어 습관을 배워왔으며 자신이 꿈꾸던 문학가로써의 어릴적 꿈을 공직 생활에 적절히 접목시키며 불법과 타협하지 않고, 좀 더 나은 국민의 삶,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음을 자부하고, 더 발전해 나가는 대한민국을 소망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시작으로 그 새로운 도전을 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내비친다.
우리는 흔히 양정철 전 비서관, 양비라 불리우며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도운 일등공신이라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모든 지위와 영달을 꿈꾸기 보다 백의종군의 자세로 잠시 대한민국을 떠나 세간의 관심을 잠재우려 했다. 그리고 그의 진정성은 이러한 책을 바탕으로 올바른 사회 만들기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딱딱한 글쓰기, 올바른 언어생활 습관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뛰어 넘어 그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좀 더 미래지향적인 목적을 제시하고 있는 그의 첫 번째 작품에 경의를 표한다. 사실 책 읽기의 시작 부분에서 느껴지던 개인적인 소감은 이것은 그저 단순한 올바른 언어 표현법, 글쓰기 방법, 과거의 적폐가 담긴 관습을 타파하려는 목적으로 쓰여진 것인지 의문스러웠지만 책장을 넘겨 갈수록 그 깊이를 깨달을 수 있는 지식의 무게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글을 사랑하고, 책읽기, 창작을 원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추천할 만한 작품 양정철 작가의 ‘세상을 바꾸는 언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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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몫의 사랑을 탕진하고 지금 당신을 만나
장석주 지음 / 마음서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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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3월, 사계절이 묻어나는 계절의 흐름과 감성 가득한 만남이 담긴 작품을 읽게 되었다.
또한 작가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감성과 여행을 통해 느낀
사유와 사색, 진중함을 엿볼수 있는 작품이었다. 다양한 작가들의 인용구를 접목시켜 여행에 대한 의미부여를 좀 더 명확히 해 준다는 점이 글을 읽으며 와닿았다.

또한 여행의 시작 준비를 알려주는 책이다. 공항에 도착했을대의 설렘과 뭔가 다른 느낌의 공기를 만끽하는 것과 별개로 입출국 심사 후 휴식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 이륙을 준비중인 비행기와 최종 정비를 마무리하는 정비사들의 스케치 등 일상적이지만 그 일상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여행임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건 뭔가 기대하게 될 여행의 설렘이 아닐까?

블루마운틴의 경이로움에 끊임없이 경탄하는 작가, 유칼립투스 나무가 만들어내는 장엄함 속에 이어지는 부시워킹은 작가로 하여금 창작이라는 열매의 씨앗과도 같은 경험으로 승화 된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쓰고, 감생해 오던 타인의 작품과 시 등을 통해 지금 느끼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현장의 생생한 글쓰기와 함께 조화롭게 이야기를 다듬어 가고 있다.

여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추억이라는 만족감과 글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감흥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책읽기의 시간이 될 만한 작품이다. 일반 여타 에세이와는 다르게 세월의 흔적과 삶, 사랑이라는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빚어진 작품의 내용이기에 좀 더 의미있고, 책장을 넘길때마다 책의 내용을 한번 더 반추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작품이랄까?

시드니와 오클랜드, 그리고 작가가 사는 북반구의 대한민국, 그것도 북쪽 지역인 파주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계절에 대한 흐름, 그 변화에 대한 의미를 시적 감수성으로 깊히 있게 담아낸 점이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이라고도 하겠다.

세월이 흘러가며 과거를 망각하고 잊혀지듯이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삶에 담겨진 소중했던 시간을 행복한 추억으로 보듬어 가며 살아가는 것, 그리고 더 많이 꿈을 키우며 가슴뛰는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영혼을 위한 삶임을 강조하는 작가. 연륜이란 무시할 수 없으며, 그러한 삶의 진솔함과 묵직함이 묻어나는 산문집이기에 나라는 사람을 스스로 돌아보며, 마흔 즈음 내가 다시 나아갈 길에 대한 의미있는 고찰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간, 독서 나눔의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마음서재#샘앤파커스#장석주산문집#내몫의사랑을탕진하고지금당신을만나#호주여행#시드니#오클랜드#파주교하#파주#서평#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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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놀음
박우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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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만든 설문대할망!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안칠 성의 자식 천구아구대맹이, 그리고 그를 쫓는 제주 판관 시련이 이 작품의 키워드라 할 수 있겠다.

설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시작되는 소설답게 천구 아구 대맹이의 내력이 책의 시작을 알린다. 굴 안에서 도를 닦고 하늘로 용이 되어 승천하기만을 바라는 이무기...... 그러나 그는 그를 처음 목격한 아낙네의 외침으로 인해 그저 지상에서 떠도는 이무기, 즉 구렁이로 전락하게 된다. 하지만 제주 김녕에 위치하며 그곳 일대를 지키는 신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된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과 사건이든 맹점이 있듯이 이 작품 또한 천구 아구 대 맹(이하 대맹)이 인간을 돌보아 주는 대신 매년 1명의 처자를 대맹이의 신부로 맞아 목숨을 담보로 자신들의 안위를 살피는데 급급한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렇게 대맹이의 내력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시작은 판타지를 방불케하는 서막과 더불어, 그에 맞설만한 대립자! 선을 상징하는 영웅주의에 입각한 인물 18세의 미소년 시련을 등장시킨다. 호랑이를 때려잡은 소년 판관 서련은 무과에 장원 급제하여 제주 판관으로 부임, 제주 김 목사의 극진한 대접과 환영으로 평화로운 첫 관직 생활을 시작함직하다.

그러나 이야기가 늘 재미있으려면 사건과 사고, 이야기의 흐름을 막아서야만 할 장벽이 등장한다. 젊은 혈기와 정의, 유생으로써의 면면을 두루 갖춘 뚝심 있는 젊은이 서련에 게는 제주 지역의 말도 안 되는 관습과 관례는 유교 사상과 원리, 원칙, 더 나아가 인간애를 중시하는 자신의 뜻과 반하는 행동이기에 매년 한 명씩 대명이에게 재물로 바쳐지는 적폐에 대한 단죄를 올리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여기서 또다시 등장하는 걸림돌? 장벽? 사건의 다변화를 조장하는 여인 ‘마들레‘가 나타난다. 그녀는 판관 서련 과 황홀한 하룻밤을 나누게 되는 천생배필이 되며, 그들은 그 사랑의 언약을 제주의 또 다른 사랑의 신인 ‘문도령, 자청비‘ 앞에서 맹세한다.

그리하여 이어지는 기쁨도 잠시 누구나 예상하듯이 설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꾸며진 이야기들은 선과 악의 공존, 그리고 악의 뿌리를 뽑는 영웅의 등장으로 마무리되는 설정처럼 이야기가 중심부에 다다르자 결국엔 대망이의 신부로 간택된 인물이 ‘마들레‘가 되고 서련은 대명이에게 신부로 간택되는 제행 사인‘시만곡대제‘ 전에 대망이와 맞서 제주 김녕에 잔존해 있는 악습을 철폐하려 하나 이 또한 쉽게 마무리 짓지 못하고, 결국엔 마들레까지 죽음 직전까지 이르게 하며 죄인의 신세로 명마인 ‘웅상백‘과 제주 어딘가에 몸을 숨기고 만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다면 그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영웅으로써의 의례적인 기사회생의 기회이기에 꿈속에 등장한 자청비의 도움으로 서련은 영등할망이 머물고 있는 매바위로 향하여, 영등할맹과의 내기에서 승리하여 파산 건이라는 대망이를 유일하게 무찌를 수 있는 보검을 손에 쥐게 된다.

이제 다시 한번 ‘마들레‘라는 김녕 총각들에게 납치되어 대맹이의 먹잇감이 되는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죽음 일보 직전 영웅 ‘서련‘의 등장으로 삶을 연장과 함께 사랑하는 이와의 영원한 인연을 이어감직 하나 이를 못마땅하게 지켜보던 하늘의 신 중 하나이자 대맹의 어머니인 안칠 성에 의해 득의양양했던 은 서련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 또한 작가의 의견은 분분하다. 선과 악의 진리를 찾기 위한 인간으로써의 여정, 악습을 철폐하기 위한 영웅주의의 말로, 신과 인간계의 넘나들 수 없는 상황에서의 어쩔 수 없는 슬픈 결말 등, 이야기는 하나의 결말을 던져주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방식은 이 작품을 읽은 독자 개개인의 몫이 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작가의 상상력은 아주 작은 데서부 터 시작되며 그것을 하나의 힘으로 이끌어 나가 끝없는 창의력과 창조력으로 융화시키는 것 또한 작가의 위대함이 지닌 능력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작가가 되고 싶었다던 현직 변호사 박우근 작가, 아버지가 선물해 주신 ‘환상의 섬, 제주‘ 비디오테이프를 처음 접하면서 제주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작가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이러한 설화와 픽션이 가미된 흥미로운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 아닐까?

페이지를 넘기면서 대략의 내용은 상상이 되지만, 그것에 더해 그 장면, 장면 하나가 눈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은 읽기 쉬운 책이지만 시각적인 요소도 충분히 지니고 있는 작품이라, 영상적으로나 애니메이션으로도 이러한 장르를 개척해 봄직하다는 생각을 가져 봤다. 굽힐 줄 모르는 젊은 혈기를 지닌 ‘서련‘ 그의 혈기를 잠재우고 보듬어 주려는 제주 김 목사, 그의 조력자 ‘병방‘등 인간계 인물들과 그와 대적하는 구렁이 ‘대맹‘, ‘문도령‘과 ‘자청비‘ 등 우리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 또한 다양하게 등장해 우리나라만의 액션 히어로,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근사한 이야기의 소재들이 됨직한 것들이 찾아보면 많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결론을 지어 보게 되었다. 

작가의 첫 소설이지만 책장을 넘기고 싶은 재미에 대한 끈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독서하기, 그리 기분이 100프로 좋은 때의 감정은 아니지만 책을 펼지 때 정도는 책 속 신화 속에 빠져 인물들을 탐구하고, 그 매력에 동화될 수 있는 책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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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날 때 쓰는 엄마 말 처방전 - 버럭 화내고 후회할 때 연령별, 상황별 말하기 처방 52
가와무라 교코 지음, 황미숙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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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것 죽이기, 화를 죽이는 것은 일상의 삶에 있어서도 화두로 작용되며 육아법에 있어서도 중요성으로 대두된다.

이 작품은 세자녀를 키우며 2,000여권의 육아도서를 읽은 저자의 경험과 이론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화를 내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화에 대한 조절 능력이 육아법에서 큰 역할을 차지한다고 이야기한다.

엄마의 말 뿐 아니라 아빠의 입장에서도 자식을 키우는 상황에서 아이에게 하는 말 한마디가 어떠한 의도로, 어떻게 쓰여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 향상, 미래의 어른이 되어 자신의 자신감을 키워나가는데 큰 역할을 함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에게도 아이의 상황과 받아들여질 결과에 맞게 처방해야하는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이 책의 장점은 이러한 엄마의 처방전을 연령기 변화에 맞게 정리해, 육아 초보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반면 아쉽다고 생각되는 것은 다른 책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전해지는 육아법의 내용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다는 것은 단점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단순히 화날때 쓰는 처방전이라기보다는 육아에 필요한 키워드를 52가지 상황별로 정리해 놓은 요약서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아이의 입장, 강제적, 강압적이 아닌 아이가 발전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성의 제시를 통한 육아, 이 책에서 부족하나마 그러한 팁을 전
달해 준다는데 위안을 삼으며 글을 맺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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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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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식PD복지사의 깐죽 서평 나눔

기묘한 이야기 한편을 긴 여행속의
오색빛깔 창연한 터널을 왕복하는 마음으로
마무리 지은 것 같다.

화가인 주인공 나, 하얀 백발의 수수께끼 중년
남다 멘시키. 그리고 주인공인 내가 부인이였던
유즈와 이별 후 살게 된 일본 미술계의 대가
아마다 도모히코의 집. 그리고 항상 주인공
나의 뇌리에서 맴도는 십대의 아스라한
추억을 남기는 먼저 하늘 나라로 간 동생
고미, 그리고 2권이 시작되자마자 본격적
으로 등장하는 멘시키의 딸일지도 모를 소녀
아키가와 마리에와 그의 이모 아키가와 쇼코

이 모든 등장 인물들은 소설의 비중이 높거나
났던간에 주인공인 나가 아마다 도모히코의
집에서 발견 된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과
연관이 되어 있는 인물들이다.
물론 나라는 주인공과 그의 이웃 멘시키라는
중년남자가 극의 중심으로, 현재 주인공이
거주하는 아마다 도모히코의 집 주변, 방울
소리의 정체를 파헤쳐가며, 그 신비함에
정체를 캐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것은 어찌보면 세상에 자신의 마지막
그림이라 여겼던 아마다 도모히코의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작품, 그것을
자신의 추억 속 편린으로만 간직한 채
생을 마감하려했으나, 화가인 나라는
주인공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실마리는
다채롭게 구성되며, 주인공인 나가 문제의
키를 쥔, 또다른 아마다 도모히코-실은 기사
단장이란 그림을 실제로는 혼자만이 간직
하고 싶지는 않았을지도 모를-로 분하여
감춰줘 있던 그림에 대한 진실과 거장인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고 있던 주변에서
울리던 방울이라는 표상의 구체화를 통해
그 소리가 들리던 잡목림 속에 덥혀있던
가림막이 덥힌 동그란 구덩이를 찾게 한
것이 아니었는지 추측을 갖게 했다.
이는 현재의 나와(주인공) 또 다른 나라는
이데아와의 만남 - 이는 그림의 기사단장
죽이기 작품의 기사단장이 또 다른 나 혹은
그의 분신으로 행동하여 문제 해결을 도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을 통해 그림에
가려진 문제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며,
2부에서부터 등장하는 호기심 많은 소녀
아키가와 마리에를 구제하는 것에까지
영향을 미친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이와같이 작품의 1권이 서막이었다면 2권이 시작되자마자 호기심과 궁금증에 빠져 페이지 넘김의 속도가 읽는 내내 빨라졌으며 각 인물들의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 그 결말을 어서 만나고픈 감정에 빠지게 하는 작품이었다.

그간 하루키라는 작가가 역사와 종교, 즉 이단종교등의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는 해설을 많이 듣고 예의 작품에서도 많이 느꼈던지라, 이 작품이 어떠한 해설에서는 난징대학살을 모티브로 한다는 이야길 들었기에 그 크나큰 아픔을 얼마나 밀도있게 소설로써 접근하였는지 궁금증이 많았으나 기대에 비해 뚜렷한 목적성을 찾지
못한데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것이 차마 아니라면 주인공인 나에게 슬픔으로 자리 잡은 친동생 고미의 죽음이 자신의
부인 유즈, 혹은 아키가와 마리에와 동일시
됨에 있어, 이러한 면이 일본이 중국에 저지른
제국주의의 만행을 어렴풋이나마 떠오르게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해 본다.

또한 극중 인물인 화가 아마다 도모히
코가 40년대 오스트리아 유학시절 일본과
나치의 잘못 된 만행에 반한 행동을 하려했으나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만이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하고 -기사단장 죽이기의 돈나 안나로 묘사-
자신은 유복한 집안의 자제로써 일본과 독일
의 협약으로 인해 자신만이 살아 돌아온 것에
울분을 금치 못하고 그림을 통해 나 아닌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평화를 위한
침묵의 시위를 제3자인 주인공 나에게 알리며 생을 마감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지 않았을까도 한번 생각해 본다.

그렇게 아쉽게도 난징대학살은 이야기의
소재로 작용할 뿐 이야기의 핵심이 아닌 나
라는 인물의 현상과 또 다를 이데아로 형상
화되는 개체와의 연관성 안에서 이야기의
흐름은 전개되고, 그렇게 신비로운 인물로
그려지던 멘시키와 그의 딸로 추정되는
아키가와 마리에는 평이한 삶으로 돌아가
일상의 평범속에 묻어가는 삶을 지속한다.
그리고 주인공 나 또한 다시 유즈와 결합
그의 딸일지 아닐지 모를 무로라는 이름의
딸을 키우며 다시 초상화 그리기에 매진한다.
하지만 그는 딸에게 새로운 삶, 의미 있는
관념의 이데아에 대한 정보를 흘리듯 자신만이
간직한 기사단장 죽이기의 추억을 공유하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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