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강원도 선양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변호사 차도진도 협박범의 편지 한 통으로 인해 또다시 선양으로 향한다. 그에게도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가 남았던 상황이었는지 금의환향이라 해도 마다할 고향 선양 길은 궁금증과 걱정 가득한 가시밭길처럼 느껴졌다. 왜 갑작스럽게 고향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용의자의 변호를 해야 하는지, 차도진 또한 감추고 싶던 비밀이 있었는지, 그가 숨기고 있었던 과거 15년의 간극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점점 더 충격적으로 드러난다. 숨 가쁘게 넘어가는 페이지 속에 독자들에겐 더 많은 생각거리와 의문을 던지며 마치 소설 속 범죄를 수사하는 연우로 빙의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도진의 15년 전 알 수 없는 의문은 그가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았던 그의 친구 5인방 서현, 민재, 이한, 윤석과의 과거 속 여행으로 다시 도진을 소환한다. 거대한 폭풍 전야의 문턱에서 그들이 감추고 있던 에덴 종합병원의 실체, 현재 발생한 원장의 죽음이 어떤 연관성을 띠고 있는지 그 깊고 넓게 꼬인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계속된다. 긴박감, 추리, 의문, 희열, 짜릿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그저 영화 한 편을 오롯이 감상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