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 아직 늦지 않았을 오십에게 천년의 철학자들이 전하는 고전 수업
김범준 지음 / 빅피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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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통해 우리가 직접 만나지 못했던 거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 또한 수많은 인문, 자기 계발서를 저술해온 저자의 노력이 집대성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순자, 맹자, 공자, 묵자, 노자 등의 우리가 한 번쯤 들어보았으며 고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그들의 책을 읽어보았던 기억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요령도 친절히 설명한다. 목차를 살피며 자신이 호기심 가는 철학자의 글을 먼저 읽는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듯 순자를 택했다면 그 부분을 읽고 실제 《순자》의 원문을 읽어 보라고 조언한다. 해설서를 통해 깊은 뜻을 이해하고, 원문을 체화하며 내 것으로 만들고 내 인생에 적용시켜보는 지혜로운 삶의 바탕이 될 것이다. 책을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과 흥미로운 부분을 독파한 후 더 확장된 세상을 만날 기회 부여의 통로가 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거인의 어깨에 서기를 바랍니다.-중략-살아갈 날들을 기대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당신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에서 다양한 거인을 만날 수 있다. 중국 고전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철학자들과의 소통은 우리 현재의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과거와 현재는 지속적인 발전도 있으나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1장 순자 편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꾸준한 배움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으면 한다. 평생 공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2장 맹자 편에서는 '돈과 명예로는 절반도 해결할 수 없다. ' 이다. 부질없는 욕심을 내려놓고,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가진 것만이 전부로 치부되지 않는 세상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3장 공자 편에서는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지는 공부는 따로 있다.' 불혹 이후 우리의 자세,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놀이, 배움의 즐거움 등, 나이가 먹었다고 끝이 아님을 느껴보자. 4장 '어제보다 나은 인생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 묵자 편에서는 주변을 거울삼아야 하는 이유, 작은 것 대신 큰 것을 취해야 하는 이유, 하나를 선택해 대를 취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한다. 끝으로 5장 노자 편에서는 '비우고 내려놓을 때 비로소 채울 수 있다. ' 억지로 움켜쥐지 않기. 말의 필요성, 부를 다루는 태도의 결과 등을 설명한다. 독자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선별해 일상에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또한 저자가 전하는 팁처럼 원문까지 터득하며 좀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갈 중년의 삶을 설계하길 기대한다.




'순자가 이루어 낸 공부의 결실은 살아갈 날들을 위해 공부하고자 하는 우리에게 하나의 기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깁니다.'

저자는 순자의 성악설을 시작으로 그가 연구했던 업적 일부를 소개한다. 맹자의 성선설, 순자의 성악설은 한 번쯤 교과서에서 배워 보았으며, 이 두 가지의 수많은 비교는 수천 년 이어오고 있다. 성악설이 나쁜 것만이 아니라 이기적일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또 다른 면을 찾아가며, 이기심을 이타심으로 바꾸려는 순자의 노력이 담긴 학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가 살았던 혼란스러웠던 시대가 그러했으며, 역사는 순환 반복되기 때문에 인간은 늘 변화해야만 하고 전쟁과 평화 속에서 양립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이처럼 고대 학자들의 학문에서도 또 다른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독서가로서의 큰 미덕이다. 또한 늦지 않은 나이의 중년이 되어서도 그들의 기록을 지속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결국 우리에겐 생각하며 살아갈 날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나이가 들수록 말은 줄이고, 지갑은 열라는 농담이 있다. 어떻게 보면 타인의 말을 자주 듣고 이해하며 자신의 겸양의 미덕을 쌓으라는 의미일지 모른다. 경청의 중요성은 옛 성현들이라면 한 번씩은 언급한다. 이 책의 중국 고대 철학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공자를 비롯해 그의 학문을 연구했던 순자도 같은 뜻을 펼친 것 같다. 공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각자의 그릇이 보이기 마련이다. 말을 정확히 듣고 되묻는 사람, 자신의 말만 하려는 자. 고개를 끄덕이며 의견에 감사해 하는 사람 등 그 무리 안에서 스승을 꼭 만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한마디 서툰 말보다 이 책을 통해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책이라는 스승 한 분을 모신 것과 같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타인으로부터 배우는 올바른 습관이 내게 체화된다면, 기존 지니고 있던 불편한 마음과 고집은 분명 사그라질 것이다. 순자와 맹자, 공자와 묵자, 노자의 사상과 격언이 담긴 이 책을 실생활에 적절히 활용하며 우리 중년의 일생에 큰 보탬이 되는 스승 하나를 만난 기분으로 살아보는 건 어떨까? 책의 제목처럼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무궁무진하게 남아 있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생각을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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