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때, 떠나도 괜찮아 - 이기적 워킹맘의 자아찾기 나홀로여행
티라미수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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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여성의 의미 있는 청춘기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열정과 당당함으로 거친 패션계의 무거운 짐을 감수해가며 자신의 삶과 가족이라 매개체 안에서 사랑의 에너지를 얻으며 여행을 통해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되새기는 그녀의 여정이 읽는 내내 흥분으로 가득한 작품들이다.

책의 타이틀처럼 ‘이기적인 워킹맘‘의 여행기이자 10대 시절에서부터 시작해 지금의 40대까지 이어지는 정열적인 삶이 아름답고 감명깊게 그려지는 작품이다. 책을 통해서 사람은 간혹 이기적일때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깨닫게 되었다.
감히 생각하지 못할 여행의 계획과 그 여행이라는 삶의 단편에서 일과 분리되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것도 용기라는 생각이 덧 데여진 책 읽기의 부록과도 같은 교훈이었다.

그녀의 여행은 책과 클래식, 그리고 쉼과 그 도시의 정서를 그대로 느끼는 것, 거창한 여행 계획이 아니라 해외여행을 통해 현지의 삶을 자연스럽게 몸으로 체화시켜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의미있는 여행이다.

거친 삶속에서 나를 찾기란 쉽지 않은 사회이다. 상사의 압박과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업무의 무게감 등이 일상을 일이라는 짐으로 인간을 올가매는 사회, 이에 여행은 나를 돌아보는 존재의 이유를 확인하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지나칠 정도로 당당하고 일 안에서도 프로페셔널한 작가의 모습이 담겨진 책 속 내용에 빠져본다면 그녀의 강인함과 열정에 뒷통수를 한대 맞은 듯 얼떨떨함에서 단번에 깨어남직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여행과 일상의 업무 속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아이디어를 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 아마 일적인 스트레스로만 삶을 살아가고 한 엄마로써, 주부로써의 삶으로만 생을 살아갔다면 지금의 그녀는 없지 않았을까?

계속적인 도전과 발길 닫는데로의 이상향을 찾아 떠나는 방랑자의 삶 속에 스스로를 이끌어가며 가족들 안에서도 적절한 관계형성과 변치 않는 부부간의 사랑, 모자지간으로써의 끈끈함을 이어갈 수 있던
방향키였을 것이다.

그리고 또 그녀는 이직을 한다. 그리고 반복적인 업무의 연속이 아닌 늘 새로움을 갈구하며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커리어우먼이다.
앞으로 그녀의 삶에 대한 기대가 더 크며, 모자간의 다정스런 여행기, 일상의 소소함도 글로 표현된다면 더 흥미롭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글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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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사전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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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박성우/아동/사전

(2018.0529)


‘아홉살 함께 사전‘ 이후에 두번째로 만나게 되는 시리즈물이다.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마음에 대한 의미를 아홉살 아이의 입장에서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가며 정리해 놓은 구성이 산뜻하다. 산뜻하다라는 의미도 새롭고 창의적이란 뜻이겠지?^^


삽화와 세가지 예시를 든 내용들이 미소가 지어지게 한다. 어릴때 겪어봄직한 내용들이라 더더욱 공감대가 더 크게 밀려온다. 나도 모르게 단어의 의미를 가리운채 맞는 마음의 표현법인지 상상해 보고 책 속의 정답과 비교해 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어른이 쓴 책이지만 아이의 시점에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책이 쓰여진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아이들에게 단어의 의미와 이야기를 적절히 배합해 설명해 준다면 알찬 교육거리가 된 것 같은 작품이다.



‘불쌍해‘, ‘좋아해‘,‘행복해‘, ‘외로워‘등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단어의 의미를 복기할 수 있어 흡족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표현을 설명해 줄 가까운 미래의 시간을 그려보니 행복감이 묻어나온다. 그 행복 꼭 누리고 싶다

‘창피해‘란 단어를 읽어나갈때 나도 모르게 ‘피식‘했다.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가 지나갈때 나도 모르게 코를 파던 아이의 찰나, 얼마나 창피하고 기분이 우울해졌을까? 이렇게 재미나고 아기자기한 상황설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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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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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어디까지 가든 자기 자신 이외의 존재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갓 스물살을 맞이한 경양식 레스토랑의 아르바이트생이다. 그리고 마침 생일이기때문에 쉬려고 했던 그 날, 아르바이트 대타를 뛰게 된다.

사실, 그러지 않았으면 그녀는 남자 친구와 그녀의 스무살 생일을 축하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러운건지 그녀와 남자 친구는 지금 이 상황 냉전 중이며 남을 위해 대신 일을 하는 것이 났겠다는 자기합리화 섞인 결론을 내리고 아르바이트에 집중한다.

그 식당에는 그녀가 한번도 마주치지 못한 사장이 식당 건물 6층에 서재 겸 숙식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매일 저녁이면 지배인이라 할 수 있는 매니져가 사장을 위해 식사 배달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인연인 것인가?

책에서도 언급하듯 주인공인 그녀는 매니져의 갑작스런 복통으로 인해 빗발 치는 밤, 그를 대신해 사장에게 저녁을 배달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그리고 우연찮게 자신의 스무번째 생일임을 노년의 사장에게 밝히는 그녀.

사장 또한 그녀의 소중한 스무번째 생활을 축하하며 한가지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를 위한 무형의 선물을 하겠다고 그녀를 안심시키며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스무살 생일을 그녀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사장과 그녀의 만남은 그것으로 그만이다.

어느덧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세월이 흘러 한 남자의 부인, 두 아이의 엄마로써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커다란 스토리의 전개와 큰 사건없이 진행되는 내용의 단편 소설이라, 약간 의외성이 가득한 작품이었다. 판타지도 아닌 것이 분위기는 그러한데 그저 평범한 결말의 이야기이다.

그것을 의도하고 하루키가 이 작품을 집필한 것인지, 20살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의 장치로 20살이란 인생의 화려하고 풋풋한 정서를 소리없이 평범하게 그려내려고 한 것인지 어찌보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글과 함께 마블 혹은 팝아트적인 요소가 담긴 만화 기법의 그림이 이채로웠다.

두 작가의 콜라보를 보여줌과 함께 평범함 속에 인간이 살아가는 생의 진미인 시기를 되새겨 볼 수 있는 하루키의 짧은 단편, 주제를 정하고 연작소설식으로 책을 마무리할 의도도 보이기는 한 작품이나 나름 생과 탄생의 의미, 존재에 대한 중요성 등을 생각하게 해 주는 작품이었다.
그림을 통해 글의 내용을 좀 더 확대시키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쳐 봄 직도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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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어떻게든 됩니다
박금선 지음 / 꼼지락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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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라는 숫자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더구나 그것이 50세라는 나이라면?
아마도 전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겁니다.
우리 모두는 50이 처음이니까

- 프롤로그 중

작가는 자신의 삶에서 묻어나는 소소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글로 담아냈다.
자신 아들의 영화 제작 소품을 위해 만든 음식물 곰팡이 에피소드에서는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새로운 발견과 아름다움으로 묻어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을 50대 엄마의 시선에서 따뜻하고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방송 작가 활동을 하는 현장에서는 유난히 정이 가는 후배에 대한 칭찬을 담아낸다. 외모가 예뻐서, 말을 조리 있게 해서, 일을 열심히 해서라기 보다 책에서 표현한 내용처럼 ‘겸손하게 청하면 상대는 존중받는다고 느낄 것이고, 고마워하는 사람에게는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고 싶어진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상대방에 대한 작은 예의와 경청과 겸손함이 사람의 마음을 녹여 따스함을 전하게 한다는 교훈을 전해준다.

담백한 가정식을 먹으며 책장을 넘기는 느낌이이 책에 담겨 있어, 책을 읽는 순간이 미소로 가득한 시간이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의 문장은 독자인 나도 참 좋아하는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의 명언이다.
작가는 이 문장을 예로 들며 ‘타인에게 말걸기‘란 주제의 글을 아기자기하게 펼치고 있다. 우연히 전철에서 목격한 60대 이상 되 보이는 두 아주머니의 대화를 엿듣게 된 작가. 그녀들은 생전 처음 만나고 대화하는 사이지만 작은 씨앗이 시간을 두고 영글어져 큰 열매를 맞는 과실처럼 세월을 넘어 간듯(?)한 동갑내기 친구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작가는 또한 그 또래의 분들이 대중 교통을 타고 가는 중 가까워지거나 말을 트는 경우를 목격하기도 했다며 미소 가득한 감정이 서린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다.

타인에게 말을 걸기란 쉽지 않은 걸 깨닫는 1인으로써 자연스레 스스럼없이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싶은 바램은 넘쳐나는게 사실이다. 남자가 남자에게, 남성이 여성에게, 여성이 남성에게 스스럼 없이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라기 보다 삶에서 묻어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유, 그렇지만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그래도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수만 있다면 목적이 실현된다는 영화속 명언처럼 대화의 폭을 넓힐 계기가 많아지길 바란다. 50대가 되면 가능할까? 아니면 더 마음이 움츠려들까? 이야기 속 두 아주머님처럼 자연스레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눌 말동무들이 풍부해지길 꿈꾼다. 지금도 소중하지만 그래서 50의 시작도 기대가 되는 에피소드 중 생각의 정리이다.

‘이럴수가 지금 내 앞에 책 속 에피소드와 정말 흡사한 모자 쓰신 아주머니와 목걸이 걸치신 아주머니가 대화 중이시다.‘

역시 일상도 순환선 열차마냥 또 다른 타인에게도 순환되어 펼쳐진다.

나처럼 버리는 것이 힘든 사람은,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는 일이 ‘내적인 에너지 절약‘과 연결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쌓아둔 물건을 치우면 그걸 관리하느라 신경 쓸 일이 줄어든다. p118

버리기 힘든 물건이 누구나 있다. 물론 지난 애인의 물건을 고이 간직하고 현실의 애인이나 부인 보란듯이 두시는 분들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든지 자취를 꺼내어 볼 수 있는 계기의 문장이었다.

뭐, 지저분하게 20년 이상 지난 지금은 사용할 수도 없는 골동품과도 같은 것들도 많지만, 그래도 왠지 버리기가 꺼려졌지만 작가의 말처럼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위해 보이던 것을 확실히 치워버리면 아예 이젠 잊혀질거란 기대감으로 정리할 때가 온 것 같은 감이 든다. 내적 미련을 버리고 새롭게 시대와 가치에 맞는 새 부대를 꿈이란 설레임으로 채워보고 픈 50을 멀찌감치 앞둔 남자의 다짐이다.

책에는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라고 제목을 정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작가의 지인이기도 한 중소규모의 회사 여사장의 이야기이다. 그 분 또한 50대 여성 오너이고 회사의 직원들에게 엄마의 마음처럼 살갑게 대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이려 최선을 다한다. 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50대인 그녀가 현재의 20대인 청년 시절 연령 때에는 어느 직장이든 쉽게 들어가고 승진도 무난한 경제 부흥의 시대였다고 한다. 반면 지금의 경제는 정체되어 있고, 취직 전에 회사의 면접이라도 보는 것 자체를 큰 기회라고 여기는 사회로 전락하고 만게 사실이란다.
이처럼 그 여성 오너의 입장에선 21세기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안타깝기에 따스한 밥 한끼라도 더 대접하며, 또 그의 지인인 자녀에게까지 자신의 작은 정성을 나누려하는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이런 용기를 칭찬하는 작가도 여성 오너의 의도처럼 그의 실천하는 자세를 따르려고 노력중이라고 고백한다.

젊은 세대에게 관심을 주는 중년 선배들의 마음은 물론 선으로 다가서는 것이 전부일태지만 이를 불편해하는 젊은이도 있다는 데에서 느껴지는 갈등,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 나라는 인물 또한 40대가 되어 성공까지는 아니나 가정을 이루고 직장을 다니는 요즘, 지금 세대의 후배 혹은 청년들에게 좀 더 긍정적인 말과 한끼라도, 커피 한잔이라도 더 나누고픈 마음이 간절하나 그것을 2~30대 청춘들이 선의로만 느끼고 받아들여 줄지는 살짝 걱정이 되므로 쉽지만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에피소드의 말미에서 이러한 것을 부끄러워말고, 부정적인 생각 대신 긍정으로 청년들을 응원하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멘트를 던지며 마무리한다.

어떤 목표를 성취하는 비결로도 습관이 꼽힌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싶으면 아침 일찍 눈 뜨는 습관을 들이고 운동을 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면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고, 공부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란다. p 187

많은 명문장과 삶의 희노애락과 지혜가 담겨 있는 작품을 읽으면서 요즘 책을 충실히 읽으려하는 내 스스로에게 필요한 내용이라 더욱 공감되는 책 말미의 내용이었다. 항상 연초에나 분기별록 작심삼일의 연속을 거듭해 온 계획과 좌절의 연속이었으나 위의 작가의 말처럼 어느새 작지만 습관화 되어버린 책읽기와 서평 쓰기등이 내 스스로에게 큰 힘과 위안이 되는 요즘의 독서 생활인 것 같다.

작가는 위와 같은 습관을 비롯해 스스로에게 지금 혹은 오늘은 무엇을 할지 질문을 하게 된다면 그 상황에서 자신의 할 일을 찾아 실천할 확률이 실험을 통해 나타났나는 연구 보고를 인용해 주고 있다. 내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방법, 스스로에게 끊임없는 질문 속에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끈기와 습관이라는 결론을 내려본다.

이제 50을 살아 온 작가 박금선, 그녀는 책을 반으로 뚝닥 접어 둔 100세의 50년을 더 남겨두고 있기에 지금도 소녀의 마음으로 꿈을 꿀 것이며 우리 안의 소녀를 계속 길러나가겠다는 각오를 지니고 글을 마감하고 있다.

그런 것 같다. 어느 순간 30이나 지나 40이 되었다고 조급해질 수 밖에 없었던 내 삶의 불안 요소, 하지만 작가의 긍정적 생각과 남은 50년의 인생에 대한 희망과 목적이 담긴 에세이의 이야기 안에서 치유라는 새살 돋움과 여유라는 시간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책과의 만남이었다. 인생의 선배라고도 할 수 있는 박금선 작가, 그리고 나 보다 앞서 살아가는 분들의 삶 속에서도 교훈을 얻을만 한 가치를 찾아보고 연구하며 소통하는 시간도 가져 본다면, 책의 제목처럼 ‘인생, 어떻게든 됩니다.‘와 같이 삶의 또 다른 변화와 희마이 찾아오리라 확신해 본다.

50대 이상의 부모 세대를 모시고 있는 20대 젊은 독자들, 그리고 제 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을 40대 이상의 독자들에게도 살갑고도 공감대 넘치는 이야기로 채워자 이 작품을 함께 해 보길 한다. 소확행이란 말이 요즘 유행하고 있지 않은가? 소소하고 의미 넘치는 에세이 속 에피소드와 함께 호흡하며 사유를 통해 앞으로 다가 올 삶의 조각이라는 가치를 풀어갈 분들께 이 책을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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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의 별 -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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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강태식 저/문학/한국소설
(2018.0526)

˝체스가 좀 비슷하긴 해. 하지만 체스가 인생 같다면 체스를 두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걸. 그래서 체스의 가장 큰 장점은...... 내 생각은 이래. 말판을 들여다보는 동안 인생이 뭔지 잠깐 잊게 해준다는 거야. 사람은 가끔 그럴 필요가 있고, 그래서 체스를 두지.˝

이렇게 이야기는 인생을 체스에 비유하며 시작된다. 플랜A라는 행성에 유일한 인간 ‘리‘, 거대 기업을 경영하던 노년의 남자 기무라는 시간 제약이 없는 체스 경기를 펼치게 된다. 그러다 기무라는 찬란했던 삶을 마감하듯 거친 소음과 앰블런스의 요란한 소리에도 불구하고 꼼짝하지 않은채 무호흡의 상태로 빠져들며 수수께기와 같은 소설의 전개에 미세한 단초를 제공해준다.

시작은 약간 관념적이며, 정확한 스토리의 전개와 인물의 구성을 헤아릴 수 없는 혼란이 있긴했지만 그 이야기들이 어떠한 형식으로 전개되고 하나로 규합되어 갈지에 대한 기대감도 넘치는 작품이었다.

이렇게 기무라의 알 수 없는 소멸 속에서 ‘플랜A‘의 개발을 통해 막대한 부를 얻게 되는 인물 기무라의 과거사, 그리고 주변행성 ‘플랜B‘가 오픈한 후 발생되는 정체모를 바이러스로 인해 플랜A는 무인행성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저 그 주위를 떠돌며 여행하는 우주왕복선에 비추어진 생존물체가 없는 퇴물행성이 되고 마는 것이다.

[ ] 햄버거 먹는 여자
전화 생리대 판매원 도리스, 그리고 플랜A에 갇혀 있는 자 혹은 정복자(?)리.
리와 도리스의 교감은 그렇게 시작되며 그리고 또 서로를 원하게 된다.
도리스는 플랜A의 리를 항상 갈구하며 기다리는 삶을 통해 하루 일과를 마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때부터 그녀가 기다리던 플랜A의 리는 그녀에게 나타나지 않고 다시 그녀는 생리대 판매원으로써 우주항공국의 토드 영이란 인물과 통화를 시작하게 된다.
그녀의 일순간 희망은 깨어지고 또 다시 무료한 일상이 시작되려고 하는 듯 하다. 그리고 세월이 가 도리스는 늙게 되며 그녀와 통화를 나누던 플랜A의 리는 그 기억조차 잊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말게 된다.

[ ] 일주일간의 휴가

호세 로드리게스는 15년여간 감옥에서 복역한다. 그리고 어느새 자라버린 그의 아들 마리오는 어느새 파올라라는 여인을 통해 자신의 아들, 즉 호세 로드리게스의 손자를 갖게 된다.
그리고 로드리게스는 15년여 동고동락했던 아들뻘 교도관(그가 리)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는 이미 교도관직을 내려 놓고 플랜A로 향하는 왕복 우주선 클라크호의 티켓을 구입했다. 그는 바로 리라 불리우는 전직 교도관, 여행자이다.
그리고 로드리게스는 피붙이였던 자신의 아들의생사를 파악하기 위해 하이메 곤잘레스라는 인물에게 찾아가 아들의 부재를 확인하고 그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곤잘레스는 로드리게스의 아들 마리오에게 휴가를 주어 ‘플랜A‘라는 행성에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이때 정부 요인의 망나니 아들 또한 곤잘레스에게 전화를 통해 일곱명의 ‘플랜A‘ 파견 가능한 명단을 요구한다. 그리고 곤잘레스를 찾은 찰리라는 인물 또한 ‘플랜A‘에 대한 모종의 은밀한 거래, ‘플랜B‘와의 관계성에 관해서도 논의한다. ‘플랜B‘는 ‘플랜A‘를 본 따서 만든 또다른 행성의 놀이터라 할 수 있다. 무엇이든 수익창출에 따르는 문제는 경쟁자 사이에선 큰 화두이자 성공과 실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이 부분에 있어 좀 더 긴 호흡을 통해 그 은밀한 거래에 대한 문제를 서서히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클라크호에서 리를 대면하는 곤잘레스, 어느새 마리와 파울라의 아들 라울은 성인이 되어 공대생이 되어 있다. 자신의 아들을 위해 아버지인 곤잘레스가 자신의 행복 대신 아들의 행복을 위해 ‘플랜A‘로 이동한 것일까? 그리고 그의 실질적인 동반자이자 보호자는 리? 이렇게 이야기는 작가의 관념과 허구적 상상력이 만나 시간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로 전개되는듯 하다.

명확한 흐름의 서사 전개는 아니지만 이야기마다의 에피소드를 풀어가며 이해해가고 그에 담긴 수수께기를 해결해 가는 과정이 갈수록 흥미로워지는 작품이다. 작가는 혹여 책을 읽다가 삼천포로 빠지지 않게 하려고 글의 조력자로 ‘리‘를 요소요소에등장시켜 작품의 이해와 방항성에 대해 올바른 맵을 던져주고 있는건 아닌지.

[ ] 행성심사대
‘플랜A‘를 향해 가는 다섯명의 탐사대.
그들의 목적지는 앞에서 읽어 본 인물들과 일맥상통한 공통선을 타고 있다. ‘플랜A‘, 그리고 리의 별. 목적은 행성탐사이지만 다섯명의 인물들은 행성에 반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게 된다. 이를 저지하는 SP302로봇 모델의 지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죄악 깊은 인간의 잣대로 판단하는 탐사 대원의 일부, 그리고 결국 생과의 이별이라는 이름하에 ‘플랜A‘행성에서의 작별을 고한다.
우리 인간이란 별것 아닌 것들에 흥분하고 자기 고집에 못 이겨 스스로를 파괴하게 된다. 이러한 작은 기다림의 인내 조차 잃어가는 인간의 비애를 미래 사회의 배경으로 대변해 주는 이야기.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지는 행성의 시가지들, 마치 전운이 감도는 황야의 무법지대를 방불케하는 장면의 묘사가 앞도적이다. 남아 있던 일라이저 베일리 박사와 글래디아 델메어 박사, 그리고 지미 툴 박사. 그들은 휴식을 위해 행성 안 호텔을 찾아다니며 방황에 방황을 거듭 후 그들에게 맞는 안식처를 찾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터치하든 ‘요금 결제 안내 문구‘가 음성 처리되어 발신 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며 짜증과 불편, 결국엔 노이로제화 될 것이다. 책의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미, 내 생각에는 우리가 지금 이 객실에 감금된 채 협박을 당하고 있는 것 같은데.‘ p 171

이처럼 ‘플랜A‘행성은 행복과 영광을 영위하던 행성에서 인간이란 종 자체는 사라지고 로봇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사회로 전락하고 만다.

‘요금을 결제해 주세요‘ 작은 친절 하나에도 결국 로봇은 물질적 보상을 강요하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알 수 없는 방법으로의 죽음을 암시한다. 모두를 떠나보낸 탐사대 대장 베일리를 제외하고는 ‘플랜A‘에 남아 있는 인간은 이제 전무했다. 하지만 몇달간 행성을 배회하던 베일리 박사에게 희망이 전달되는 공중전화 박스의 벨이 울리며 전직 교도관이었던 리와와 만남이 이어진다. 결말이 기대되는 각 에피소드의 인물들과 리의 연관성, 희망인가 절망인가의 양 갈래길에서 작품의 결말을 상상케하는 장면들이었다.

리와의 대화 후 베일리 박사는 자신이 직접 고른 최후의 만찬장에서 가장 행복한 식사 후 자유와 잠시간의 작별을 하게 된다. 가장 의미있고 뜻깊었던 자신만의 시간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베일리 박사, 그리고 무전취식으로 인한 복역, 그에게 다가올 미래는 그저 자신의 몫이 아닐까?
행성 심사대 이야기의 에피소드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그 상상의 공간은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남겨 두고 싶다.

[ ] 술주정뱅이
리에 의해 ‘플랜A‘행성에 마지막 초대장을 받게 되는 양. 그는 십여년 이상 한 곳의 술집에서 맛없는 맥주를 마시며 삶을 달관하듯 살아가는 인문이자 술주정뱅이다. 그리고 어느 새벽 시간 작품 속 다른 인물들처럼 플랜A의 유일한 인간 리와 첫 통화를 시작한다. 그리고 리의 초대로 양은 ‘플랜A‘로 향할 계획을 세우기 위한 사전 조사를 실행한다. 이미 ‘플랜A‘를 방문했던 베일리 박사의 죽음-심장질환-을 확인하게 되며, ‘플랜A‘를 매개로 사업의 순항기를 겪었던 기무라 라는 인물 또한 확인케 된다. 하지만 그 또한 외로이 삶을 살아가다가 심장질환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정보를 얻게 된다. 그리고 양은 끝으로 리와 통화를 나눈 도리스 브라운과의 만남을 갖게 된다.

˝심슨씨, 저는요, 양 그 친구가 왜 자기 집 기둥에 목을 메고 자살했는지 알 것 같아요. -중략-양은 천사처럼 깨끗하고 선량한 친구였어요. 그래서 더럽고 악한 세상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거예요.˝

이렇게 마지막 인물 양은 허망할 정도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돌고 도는 인생사 속에 진실 된 자신만의 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다. 리가 만난 에피소드의 인물 또한 인생의 스크래치를 조금씩, 혹은 그 이상 지니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이 부유하건 불행하건 죽음 앞에선 모두 평등하다. 양의 죽음도, 거대 기업을 소유하던 기무라의 죽음, 베일리 박사의 죽음도 모두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 된 것이다. 홀로 거대한 행성에서 외로움과 사투하며 지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듯한 인물 ‘리‘ 또한 앞으로 펼쳐질 결과에 대해서는 명확한 확신은 없어 보인다. 그저 그곳을 지난 10여년 이상 지키고 파수꾼, 죽음을 기다리는 한 사람일 뿐이다.

작품의 평처럼 ‘플랜A‘는 리의 별일 수도 별에 속에 리일 수 있는 양면적 의미를 띄우고 있다는데도 공감을 하는 이야기의 전체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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