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자신의 난소보다 훨씬 더 큰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느긋이 앉아서 그림 전체를 보며 균형적인 관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 P40

오늘날 완경기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진 증상들에 대해 서양 의학 서적에서 처음 언급한 것은 1582년이었다. 프랑스 의사인 장 리보는 프랑스어로 ‘petites rougers‘, 즉 작은 빨간색(오늘날 우리가 안면홍조라고 부르곤 하는)이 일반적으로 얼굴에 생겼다가 ‘moiteurs‘, 즉 많은 땀을 흘리며 끝날 때가 많다고 묘사했다. 이러한 단어들은 내가 오늘날 진료실에서 들을 수 있는 말들과 다를 바 없다.
리보 박사는 여성 질병 분야의 전문가였고 캐서린 드 부르봉(프랑스 국왕 앙리4세의 누나)의 주치의였으며, 후원 제도가 새로운 의학적 발견을 하는 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지적했다. 그렇지만 리보 박사는 많은 면에서 시대를 앞서가는 인물이었다. 그는 "여성은 불완전한 남성이 아니다."라고 책에 적었고, 여성을 강제로 결혼시키는 제도에 반대했으며, 월경 때 배출되는 것은 혈액이지 유독성 액체가 아니라고 믿었고, 월경 전에 몸이 붓는 현상에 대해 묘사했고, 섹스를 하는 동안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중요하다고 믿었다! 리보 박사는 니콜 에티엔과 결혼했는데, 에티엔은 결혼제도와 남성들을 고발하는 <결혼한 여성들의 비애들>이라는 성명서를 썼다. 이들의 결혼생활이 행복했는지 아닌지는 이 책의 범주를 벗어나므로 그 이야기는 여기서 이만 맺기로 한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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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트루 또한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온갖 소문의 진원지에 앉아 필요에 따라 소문을 만들어내면서도, 그는 자신이 수백 개의 벽시계와 함께 살지면 결코 정확한 시간을 모르는 시계상과 같은 처지에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광고 사무실 덕분에 온갖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알고 있을지라도, 그에게는 이제 유일하고 결정적인 의견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가진 정보들은 모두 서로 충돌하고모순되었기 때문이다. - P371

홀을 떠나기 전에, 사카르는 한순간 눈짓으로 주변 사람들을 더 잘 감싸안으려는 듯 몸을 치켜세웠다. 너무도 큰 승리에 그는 현실적인 거물이 되었고, 그의 전자아가 더욱 팽창하고 무거워지고 거대해졌다. - P438

"조언이라, 그래요, 조언을 해드리겠습니다, 부인..... 잘 들으세요. 주식에 손대지 마세요,
절대로 손대지 마세요. 그건 부인을 너무도 추하게 만들어요. 주식 투기를 일삼는 여자는 정말 천박해 보입니다." - P451

특히 이기심으로 가득찬 나탈리의 기막히게 맑고 커다란 눈, 그 눈의 몹시 고요하고 냉정한 시선이 떠올랐다. 마이는 아버지의 행복한 무상으로서 듬뿍 사랑받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이득이 되는 한 오래도록 착하게 굴었으며, 지참금, 결혼, 자기가 군림할 작은 가게의 금고를 소유할 때까지 어리석게 타락에 빠질 수 없었다. - P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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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1-13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식에손대지마세요 ㅋㅋㅋ 이 구절이 넘 우껴서 댓글을 남기게 됩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십시오!!

호두파이 2023-01-13 09:58   좋아요 1 | URL
ㅎㅎ아직도 유효한 문장들이 많은 책이더라구요. 짚어주시니 저도 다시한번 웃습니다 서곡님도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제니퍼 건터, <질 건강 메뉴얼>로 처음 만났던 작가님. 이번에도 기대해봅니다.

가부장적 사회 전체가 완경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문화는 정말이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질과 외음부를 둘러싼 사회적 태도로만 보면 나이 들어가는 여성의 몸은 그야말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기에 더해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삶의 한 단계로 보기보다는 죽음의 한 단계로 본다. 그들에게 완경은 일종의 죽음 전 단계 정도 되는 것이다. - P14

완경기라는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팩트‘가 필요하다.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우리는 페미니즘 또한 필요하다. 우리 몸과 건강관리문화, 심지어 우리의 생각까지도 가부장제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 P17

환경을 둘러싼 침묵과 수치심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팩트와 페미니즘을 장착할 것을 요구한다. 완경을 질병으로 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선언한다. 완경을 질병으로 본다는 것은 여성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질병이라는 의미이고, 나는 그렇게 조악하게 만들어진 가정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그에 더해 가부장제 사회가 완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사실을 선언한다. 남성은 여성이 몇살이건, 여성의 가치를 결정할 권리가 없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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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유한한 인간이 불멸을 얻어 내는 유일한길이다. 그 빠지는 대상이 나보다 더 크기에 기꺼이 나를 바치는 것이라면 천국에 오르는 계단이 될 수도 있고 그것이 나 자신을 잃고 노예가 되는 것이라면 지옥의 문 앞에 서는 행위일 수도 있지만 또한 누가 알까.
내가 천국이라 믿은 곳이 사실은 누군가의 지옥이고,
누구나 지옥이라 말하는 곳이 나의 천국이라는 사실을. - P145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책을 썼다는 칸트나 "신은죽었다."라고 말했다는 니체에 호기심이 생겼을 때 칸트나 니체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줄 수 있는 책. 나는 언제나 그런 책을 꿈꾸고 언제나 그런 책을 읽고 싶다. 그리고 나 혼자서가 아니라, 같이 읽고싶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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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과 욕망의 화신인 듯한 사카르와
금고지기처럼 보이는 군데르만의 대비
(돈은 모은 만큼이 재산일까, 쓴 만큼이 재산일까.)

둘 사이에서 들끓는 사람들의 역동이 사실적이어서 감탄하며 읽게된다.

"아버지가 도처에서 돈이 쏟아지기를 바란다면, 어떤 샘에서도 돈을 퍼올린다면, 그것은 돈이 자기 집에서 격류처럼 흘러다니는 것을 보기 위해서이고, 돈이 가져다주는 사치, 쾌락, 권력을 즐기기 위해서죠...정말 그렇다니까, 아버지는 핏속에 그런 게 있어요. 아버지는 우리를, 당신과 나를, 그 누구라도 팔아치울겁니다. 만일 우리가 시장에서 거래된다면...아마 몰염치하고 우월한 자로서 그렇게 할 텐데, 왜냐하면 아버지는 정녕 돈의 시인이니까요." - P307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한 의식을 펼치며 육만 명의 박람회 출품자들에게 보상을 나눠주고, 파리에게 불타는 영광을 안겨주고, 동화 같은 허구 속에서 휴전과 평화를 약속하며 유럽의 군주로 등극함으로써 찬란한 치세를 보여주고자 한 것은 다름 아닌 나폴레옹 3세였다. 바로 그날, 튈르리궁에서는 멕시코에서 벌어진 끔찍한 재앙, 즉 프랑스의 피와 황금이 헛되게 사용되었음을 뜻하는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을 알게 되었다. 축제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서 그 소식은 숨겨졌다. 그것은 눈부신 태양이 저무는 황혼녘에 울리는 최초의 조종이었다. - P357

따라서 수백만 프랑의 돈더미 위에서 여자 생각이 떠올랐을 때, 마치 눈부신 보석을 넥타이에 꽂아두듯 그는 아주 값비싼 여자를 사서 만천하에 그녀를 보여주고 싶은 허영에 사로잡혔다. - P358

왜냐하면 그 아름다운 여자와의 거래를 통해, 행복한 구매자는 단 한 번 의도적으로 그것을 만천하에 과시할 권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정 무렵 사카르는 드 죄몽 부인과 함께 팔짱을 낀 채, 뜨거운 샹들리에 불빛 아래 여자들의 벌거벗은 어깨가 남자들의 검은 정장들 틈에서 서로 부딪치는 살롱으로 입장했다. 그녀의 남편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이 나타나자, 사람들이 비켜서며 이 20만 프랑짜리 하룻밤 사랑, 격렬한 탐욕과 광적인 낭비벽이 만든 이 스캔들에 길을 터주었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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