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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
닐 패커 지음, 홍한별 옮김 / 꽃피는책 / 2024년 6월
평점 :
어제 저녁에 책을 사러 알라딘 수원점으로 출동했다. 사실 <홈랜드 엘레지>를 사려고 했다가 <라우루스>를 만나게 됐고, 과연 내가 조만간 이 책을 읽을 것인가를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 것도 사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다. 대신 서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닐 패커의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는 읽었다. 감상 한 조각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그것은 마치 우리나라에 대형 빵집들이 생기기 전, 동네 빵집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자신들의 실력을 자랑하던 그야말로 춘추전국시절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어느 도시에 작은 빵집들이 산재해 있었다. 그 빵집들은 제각각의 레시피로 고객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거지. 하지만 도시 외곽에 자리잡은 대자본 프랜차이즈 빵집의 등장으로 그런 도시의 빵집 생태계가 교란되기 시작했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소규모 빵집들이 각종 혜택과 이벤트, 프로모션으로 무장한 대기업 베이커리를 상대하기란 역부족이었다. 사람들은 편리함이라는 이유로, 발길을 작은 빵집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로 옮기게 됐다.
그것으로 끝인가? 노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빵집에 마수가 뻗치기 시작한다. 대형 빵집은 계속해서 그리고 꾸준하게 노부부에게 빵집을 팔라고 부추긴다. 몇 번이고 노부부는 거절하지만, 자본의 유혹은 집요하기만 하다. 세 번의 시도와 더불어 인수 가격도 계속해서 올라간다. 결국 그들의 제안에 지친 노부부는 빵집을 접고, 받은 돈으로 세계일주를 떠난다.
자 그럼 그동안 도시의 빵집 생태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도시 사람들은 흐물흐물하고 맛없는 빵을 누구나 공평하게 먹게 됐다. 그것이 바로 문제였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은 소비자에게서 자신이 먹고 싶은 빵을 먹을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빼앗아 가버렸다. 도시의 특색 있는 작은 빵집들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울며 겨자먹기로 원하지 않는 맛없고 흐물흐물한 빵을 먹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본이 노리는 독과점의 명백한 폐해가 아닌가 말이다.
우리도 실생활에서 제빵업계를 독접한 기업의 폐해를 똑똑히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제분업계와 협작해서 끝없이 올라가는 가격인상을 주도하고, 소비자들에게 비싼 빵을 먹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밀가루 가격이 내려갔지만, 빵값은 요지부동이다. 지금은 사라진 작은 빵집들이 있었다면 아마 그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프랜차이즈 빵집의 고사작전이 작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컴백한 노부부는 다시 빵을 만들어 팔지만, 온 도시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란 역부족이다. 결국 그들이 생각해낸 것은 스스로 빵을 먹자는 것이다. 물론 품과 시간이 드는 일이지만, 자신이 직접 생산에 참여해서 먹거리를 만드는 즐거움은 또 다른 차원의 무엇이 아닐까. 그리고 친절하게도 마지막은 빵 만들기 레시피로 마무리한다.
짧지만 강력한 서사의 힘, 닐 패커의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