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성시경 채널의 <먹을텐데> 어머니 대성집 수육편을 감상했다.
연예계 주당으로 소문난 성시경이 오랜 단골집이라는 어머니 대성집을 찾아가 해장국과 쏘주 한 병 그리고 무려 4만원 짜리 수육을 먹으면서 썰을 푸는 그런 방송이었다. 이 컨텐츠는 인스타 짤을 통해 알게 되었고, 오리지널이 너튜브에 있을 거라는 나의 예상은 1도 벗어나지 않았다.
코로나 시국에 썬업할 때까지 술 푸는 이야기는 이제 전설이 되어 버렸다. 하긴 이젠 체력이 고갈되어 썬업은커녕 3차까지도 못 버티는 저질 체력이 되어 버렸지만.
내가 가장 관심을 끈 컷 중의 하나는 일단 수육을 시킨 성시경이 쏘주 한 병을 시켜 글라스에 1/3을 따라 마시는 장면이었다. 우리는 보통 글라스로 술을 먹는 사람들을 알콜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술이 들어가면 바로 취하지 않는가. 술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글라스로 마시는 건...
그런데 성시경이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잔술로 깔짝깔짝하면서 두 병을 마시느니 거하게 이렇게 글라스로 마시는 게 빨리 취하고(핵심 뽀인트였다!), 또 쏘주의 향취도 잔술에 비해 더 느낄 수 있다나. 이런 건 정말 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알 수 없는 그런 비결이 아니었던가. 그가 소문난 주당이라는 사실을 내 눈으로 직접 본 영상으로 확인하는 그런 순간이었다.
아마 영상을 촬영하던 시간이 오전 10시 반이라고 했던가. 하긴 주당들에게 시간이 무슨 상관이랴. 처음에 기름진 수육을 씹으면서 쏘주를 주문할 때, 과음하면 안된다는 멘트를 날리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순전히 컨텐츠를 위한 쇼업이기에 과음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내게 들렸다. 그렇다면 전투력이 풀 가동되면 도대체 얼마나 마실라꼬? 대다나다.
아무래도 컨텐츠 제작을 하다 보니 건배하는 인원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성시경이는 스뎅 그릇에 물을 채워 두고는 챙챙~하며 건배를 하며 쏘주 한 병을 글라스에 세 번 따라 들이킨다. 와 이런 아이디어가 다 있구나. 난 왜 그렇게 홀로 마시면서 챙챙하는 소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타격 뽀인트가 아닐 수 없다.
그 다음에는 해장국을 시켜서 그야말로 국물 바닥까지 쫙쫙 들이킨다. 수육과 쏘주 그리고 국물까지 준비된 최상의 안주거리들이 아닌가 말이다. 아 참, 수육 4만원이 비싸다 하지 말라고 하는데 마트에 가서 수육 재료를 보면 그 말이 쑥 들어간다고 한다. 내가 수육 사다가 삶아본 적이 있나 그래. 다만 어디서고 수육 가격이 비싸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쩝쩝 다시 컨텐츠를 떠올리다가 보니 절로 입맛이 당기는구나 그래.
마지막 타격 뽀인트를 그렇게 쏘주와 수육을 아작낸 성시경이가 쏘주병을 그야말로 핥다시피하는 컷이었다. 오 지쟈쓰!!! 그렇지 바로 그거지. 여차하면 두세병은 거뜬하게 달릴 기세였지만 놀라운 자제력(?)을 발휘해서 그는 술자리를 파한다. 그리고 어제 하루 열심히 일한 자신에게 포상한다고 했던가 어쨌던가.
한달 내내 나를 괴롭히던 전년도 결산이 드디어 끝났다. 한달 간 수고한 나에게 포상하기 위해 오늘 동료와 함께 술을 마실 것이다. 이제 정확하게 53분 남았다. 고고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