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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타리크 알리의 이슬람 5부작 가운데 한 편인 <석류 나무 그늘 아래(1992)>를 읽는다. 여전히 아름답고 슬픈 소설이 아닐 수 없다.
타리크 알리는 펀잡 출신의 저널리스트로, 많은 저작들을 발표해왔다. 여전히 활동 중이신지 궁금하다.
알함라에서 수십만 권의 서적과 원고를 불태운 야만적인 밤으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7세기 이래, 이베리아 반도에 거주해온 무어인들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가르나타(그라나다) 왕국이 1492년 카스티야 왕국에 넘어간 뒤 7년 뒤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타리크 알리는 무신론자라고 알려졌는데, 이 소설에서 무슬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자신의 신념과 상관없이 전개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팩션이라고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해낼 수 있다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들은 마치 살아 숨쉬는 것처럼, 나를 알안달루스로 인도한다. 타리크 알리가 구사하는 문장은 수려하고, 애초의 약속과 달리 이교도 취급을 받으며 곧 자신의 땅에서 쫓겨날 운명에 처한 알후다일 사람들의 번민에 대한 묘사는 가슴을 저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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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절판이라니 아쉬울 따름이다. 책의 뒤편에 근간이라고 표기되어 있던 또다른 5부작 가운데 한 편인 <돌기둥 여인>은 끝내 출간이 되지 않았다. 3년 전에 북디파지토리에서 영문판으로 <팔레르모의 술탄>과 <황금 나비의 밤>은 샀더라. 물론 어디에 두었는지는 모르고. <하버드 스퀘어>도 마찬가지가 아니던가. 지명 때문에라도 한 번 찾아서 비교해 봐야 하는데...
<석류 나무 그늘 아래>는 과연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읽을수록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곁에 두고 오래 읽을 만한 그런 책이다. 양장본에 비닐 커버까지 해서 무장이 튼튼하기까지 하다. 만족스럽다.
타리크 알리 이슬람 5부작
1. 석류 그늘 나무 아래 (1992) 국내 출간 / 절판
2. 술탄 살라딘 (1998) 국내 출간 / 절판
3. 돌기둥 여인 (2000) 국내 출간 예정 / 미출간
4. 팔레르모의 술탄 (2005) 국내 미출간
5. 황금 나비의 밤 (2010) 국내 미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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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무료 배송이라는 북디파지토리로 읽지도 못하고 소장각인 <돌기둥 여인>을 주문할까 말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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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리크 알리의 이슬람 5부작 가운데, <돌기둥 여인>만 빼고
모두 보유 중이다.
오늘 <석류나무 그늘 아래>를 다 읽고 바로 <술탄 살라딘>
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팔레르모의 술탄> 읽기에 도전해 볼까 한다. 하루
에 한 장씩 읽으면 올해 안으로 다 읽을... 그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