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신출내기 작가의 책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거장의 반열에 오른 어느 작가에 대해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

 

나는 이 작가의 책 <네버 렛 미 고>로 그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팬이 되어 버렸다. 내가 이 책을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하면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건강검진을 진행해 주시던 간호사 선생님이 이 책에 관심을 보였지 아마. 나중에 이 책을 영화화한 동명의 작품을 보았는데, 병원복을 입고 수술대에 오르던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 다음 순서는? 바로 책 사냥이었다. 그리고 보니 소설집 <녹턴>은 도서정가제 실시에 앞서 저렴한 가격으로 토머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와 함께 마지막으로 샀던 기억이다. 나머지 책들은 중고로 사거나 새책으로 사거나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모두 8권의 소설 중에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다만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7권을 읽었다. 이 정도면 전작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 <남아 있는 나날>도 좋았다. 영화에서는 영국의 어느 장원의 집사로 등장하는 앤소니 홉킨스 연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보니 이 작가의 작품들은 죄다 영화로 만들어지는건가 보다. 그전에 부커상도 받았지만, 피크는 노벨문학상이었다. 급이 다른 상을 받은 다음, 출판사는 쾌재를 불렀으리라. 8권의 책 중에 7권을 냈으니 말이다. 노벨상을 받고서 중고서점에서 해당 작가의 책들 가격이 치솟는 현상도 목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최근작이라고 할 수 있는 <파묻힌 거인>은 좀 그랬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거장이라고 해서 항상 걸작만 발표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이 정도는 내가 어떤 작가를 말하고 있는 지 바로 알지 싶다. 그렇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가즈오 이시구로다.

 

지난달에 미국에서 이시구로 작가의 신간 <클라라와 태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나라에는 언제나 나올까 싶었는데, 오늘 램프의 요정에서 친절하게도 이달 말 즈음해서 <클라라와 태양>이 나올 거라는 알림을 보내 주었다. 어제도 한 권 질렀는데 오늘도 적립금 1,500원이 날아가지 전에 질러야 한다는 걸까. 사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살거면 1,500원 할인 받아서 사는 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라고 자기합리화를 시켜 본다.

 

바로 NYT 사이트로 달려가 리뷰를 찾아본다. 요즘 구글이 좋아져서 좀 엉터리이긴 하지만 한국어 번역도 친절하게 해주더라. 원문과 엉터리 한국 번역을 대조해 가면서 읽는다면 호기심이라는 급한 불길을 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요즘에 NYT가 돈발이 섰는지, 무료 기사에도 제한을 두고 자꾸만 한 주에 1달러씩 내고 무제한으로 기사를 보라고 꼬신다. 개뿔, 내가 무슨 다른 기사에 관심이 있다고 꼴랑 북리뷰 정도만 보면 될 것을. 암튼 제한이 걸릴까봐 잽싸게 PDF 파일로 저장한다. 나중에라도 출력해서 보려는 꼼수다.

 

일단은 여기까지. 3월은 항상 바쁘다. 다시 급한 불 끄러 갔다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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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3-17 13: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아있는 나날>을 읽고 팬이 되었다가 <나를 보내지마>로 더 팬이 되었고, <우리가 고아였을때>를 읽고 조금 시큰둥해졌었죠. <녹턴>은 이상하게 읽기 싫어 책장에 꽂아만두고 있는데 이렇게 신작이 나오니 또 설레이네요. 😁

레삭매냐 2021-03-17 13:56   좋아요 3 | URL
영화 네버 렛 미 고는 정말 끝~장
이었습니다. 소설도 그랬고요.

말씀해 주신 대로 <우리가 고아였을 때>
는 저도 별로였습니다.

이번 소설은 <네버 렛 미 고>처럼 퓨처
디스토피아를 그렸다고 하네요.

클라라는 AF(아튀피셜 프렌드) 스타일의
화자라던가 어쩐자...

유부만두 2021-03-17 14:01   좋아요 4 | URL
전 <녹턴>으로 가즈오 이시구로 소설을 좋아하게 됐어요. 음악을 소재로한 단편집인데 세련되고 우울하게 멋져요. 한 편씩 쓸쓸하게 읽어보세요. (읽어 주세요;;;;;)

잠자냥 2021-03-17 14:08   좋아요 4 | URL
저도 <녹턴>을 좋아합니다. <우리가 고아였을 때>보다는 <녹턴>쪽이 훨씬 좋습니다.

레삭매냐 2021-03-17 14:21   좋아요 3 | URL
[유부만두님] 녹턴 좋습네다...
근데 녹턴은 소설집이라 미쿡에서는
소설로 구분을 하지 않는군요.

왠지 슬로우하게 흘러가는 녹턴,
고저 좋습네다.

레삭매냐 2021-03-17 14:23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왠지 <우리가 고아였을 때>
는 저자의 흑역사가 아닌가 싶은...

전 <네버 렛 미 고>, <남아 있는 나날>
그리고 <녹턴> 순서로 갑니다.

바람돌이 2021-03-17 1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놓은 구간부터 일단 읽어야.... ㅠ.ㅠ
자꾸 다른 책에 밀리고 있는데 순서를 다시 잡아야 할까요? ㅎㅎ

레삭매냐 2021-03-17 14:19   좋아요 4 | URL
책쟁이들에게 독서의 순서는 중요
하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당장 읽어야 하는 그런 책들
이 있다면, 손에 든 책들도 내려 놓고
읽게 되지 않을까요.

저도 모라비아 쌤의 <경멸>이랑 페트루
솁스카야의 <시간은 밤>부터 마저 다
읽어야 하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책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니 스텝이 꼬여 버렸
습니다...

청아 2021-03-17 14: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왠지 괜히 끌렸던 <녹턴> 댓글보고 주섬주섬..<네버렛미고> 영화도 있군요. 아 여기 댓글도 지뢰밭입니다.ㅋㅋㅋㅋㅋ<경멸> 재미나요!

레삭매냐 2021-03-17 16:24   좋아요 2 | URL
녹턴 표지가 참 멋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 <네버 렛 미 고>보다 소설이 낫긴
했지만, 그래도 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비장미가 참 그렇더군요...

Jeremy 2021-03-17 14: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 Amazon chart#10.
NYT Book Review 도 읽어보고 작가가 책 나오기 직전에 interview 한거랑
또 Amazon 에 작가가 직접 책 설명해주는 짧은 Video Clip 듣고
맛보기용으로도 몇 장 읽었는데
거의 ˝Never Let Me Go˝ 만큼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책 가격 좀 떨어졌나 Amazon 들어가봤는데
여전히 2-27-21 에 나온 paperback $23.99.
너무 궁금하지만 전 아무리 늦어도
5월, 6월쯤에는 할 것 같은 book sale 한 번 기다려보려구요.

레삭매냐 2021-03-17 16:25   좋아요 3 | URL
저도 기대 만빵하고 있습니다.

USD 24 정도면 한화로 27,000원
정도인데 국내에서 소설 비용으로
는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드네
요.

이렇게 빨리 번역이 나올 줄은 미
처 몰랐네요. 거북이 민음사가 이번
에는 일 좀 하는가 봅니다.

워싱턴 블랙이랑 마이클 온다치 책
이나 좀 낼 것이지.

Jeremy 2021-03-17 16:59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님, 정말 소설 많이 읽고 좋아하시나 봐요.
저도 제가 사는 구역, 소설에 미친 여자.

혹 기다리시고 있는 Michael Ondaatje 책이 ˝Warlight˝ 인가요?
작가가 엄청 많이 친절해져서 이 책 읽고는
새삼 ˝English Patient˝ 까지 사게 만들었는데.
이 책이 예전에 읽기 힘들었던 건 순전히 저의 탓!임을 알았답니다. ​

읽을 책 너무 많아서 신간은 적어도 3-5년 묵힌 다음
그 때까지도 계속 호평을 받으면,
그 만큼이라도 시간의 test 를 견디면,
그 때 읽으려하는데
어떤 책들은 그런 시도를 전혀 불가능하게 만드니까, 문제!에요.

레삭매냐 2021-03-17 19:43   좋아요 2 | URL
이런 고백 멋지네요 :>

저는 소설 읽는 기계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ㅋㅋㅋ 리뷰 머신도 쩜쩜쩜

맞습니다, 기다리는 온다치의 책은
<워라이트>이지요. 재작년부터 민음사
에서 출간할 거라고 구라만 치고 해를
넘겨 버렸네요. 그래서 이번 이시구로
선생의 신간 출간 소식에 깜짝 놀랐답
니다. 역시 노벨 문학상의 아우라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