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내년부터 도끼를 읽겠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계획이 변경되어 오늘부터 읽을 예정이다.
내가 유일하게 읽은 도끼의 작품이 <죄와 벌>이다. 아주 오래전 유시민 선생의 책을 보고 분발해서 읽었다.
하지만 리뷰를 남기지 않았기에 무언가 찝찝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번에 나의 선택은 <지하로부터의 수기>다.
작년엔가 헌책방에 가서 산 푸른색 도끼전집 시리즈다. 예전에 파주 열화당에 가서 주욱 늘어서 있는 도끼 전집을 보고 전율을 했던 기억이 난다.
책쟁이라 책을 읽는 것보다도 수집에 열을 올렸었는데.
그후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도끼 전집의 낱권을 만났을 때의 환희란.
나중에 가서 다시 픽업해 오리라 다짐했지만 아직까지도 뭉개고 있는 중이다.
다른 낱권으로 나온 전집도 쓸어 와야 하는데. 아직까지 있다는 보장도 없고 뭐 그렇다.
사실 지난번에 존 맥스웰 쿳시의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를 읽으면서 전범이 된 <악령들>을 읽고 싶어서 검색도 했더랬지. 그리고 보니 아직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리뷰를 쓰지 않았네. 역시나 숙제로 남아 있는 것.
이미 열린책들에서 나온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열린책들 버전으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동에서 나온 걸 또 사는 건 무언가. 그렇다고 읽지도 않으면서.
어쨌든 자기 전에 조금이라도 읽어야지. 나는 도끼를 읽기 시작했다.
근데 웃기는 건, 책부터 읽을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책을 좀 사서 모아야 하나 뭐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더라는. 어제 세 권 덜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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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분량으로 가장 만만해 보이는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를 간택해서 읽기 시작했다.
옛날에는 책을 소중하게 여기는 차원에서 밑줄 긋기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4B 연필로 좍좍 긋는다. 그리고 메모도 하고.
도끼 선생의 책을 새로운 눈으로 보려니 왜 이렇게 그을 밑줄이 많은지 모르겠다.
고전 읽기의 즐거움에 빠져드는 순간인가 보다.
아, 그리고 산 책은 언젠가는 읽고 만다는 실천에 옮기는 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