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엄마는 초등부터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 - 초등 필수 진로 체험 활동 118 & 포트폴리오 작성법
한선정.박현주 지음 / 담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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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 스물 일곱 번째 서평

똑똑한 엄마는 초등부터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한선정. 박현주

 

똑똑한 엄마가 아니어도 좋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내 아이’라는 특별한 사유의 틀을 넘기는 어려운 일이다. 더불어 내 아이와 또래집단인 친구라는 개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양육서와 교육과 관련된 책속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는 많지만 실질적으로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의 적응도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하나의 이론을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접목시켜 객관적 시각으로 관찰가능한 수준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론만이 최우선일 수 없으며, 이론이 미비한 실천 역시 가능하지 않다는 말이다.

  제목이 자극적이다. 그렇다고 과장되게 신경세포를 박박 긁어내는 자극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일종의 자극의 촉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똑똑한 엄마는~~~’이란 전제조건이 붙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내 아이가 똑똑해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부모인 각자의 존재감은 어떨까. 똑똑한 엄마와 대치선상에 있는 엄마들의 이미지를 무엇이라 명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갑자기 분위기가 시니컬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약간의 배타심이 생기는 것 같지만 일정부분에서는 소심한 이탈자들의 심리를 작극하는 듯한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부모들에게 ‘맹모 삼천지교’의 의미를 되새길만한 집요하면서도 가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책은 정보의 보고(寶庫)라는 말을 한다. 말 그대로 이번 책 ‘똑똑한 엄마는 초등부터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아. 그런데 제목이 너무 긴 것 같다)는 다양하면서도 알찬 자료가 넘치고 또 흘러넘친다. 정보 제공. 이것이 이번 포트폴리오 관련한 책이 지니는 제일 강한 장점일 수 있다. 여기까지 와서 흔하게 보고 듣는 문장 하나를 옮겨보자. ‘현대는 정보화 시대’라는 익숙한 문장 말이다. 정보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정보수집에 달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원활하게 정보 수집을 하기에는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보편적 어머니상으로 본 엄마들의 입장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크고 작은 여러 가지 굴레에 잡혀있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라는 토를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어진다. 때문에 제목에서도 ‘똑똑한 엄마’라는 토를 달은 것일까. 똑똑한 엄마가 되기 싫은 엄마가 과연 있을까?

  특별히 영재교육원, 국제중, 특목고, 명문대 진학을 위한 지침이라고 정의 내리지는 말자. 또한 결코 똑똑한 엄마가 아니어도 좋다. 자식에 대한 애정이 있는 부모라면 누구라 동참할만한 내용이 아니겠는가. 물론 위에서 제시한 전제조건(특정 학교입학)을 충족하기 위한 선택적 필수조건하에 상당부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책임에는 분명하지만 일반적인 초, 중, 고를 선택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도 함께 독려하고 함께 공부할만한 텍스트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어진다.

 

  책은 아이의 진로결정에 앞서 아이만의 개성과 열정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데 큰 의미를 지닌다.

  기본적인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기 위해 가장 큰 비중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초등 진로 체험활동 118’이다. 10가지의 능력을 제시하면서 각각의 장마다 포트폴리오 작성을 위한 준비단계와 과정 그리고 결과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경험하게 되는 긍정적인 영향력까지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상당부분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진로체험활동을 살펴보면 비교적 간단한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독서의 중요성이다. 특히 진로체험 과정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두 명의 저자는 각각의 주제에 맞는 위인전 읽기를 강조한다. 다양한 진로체험에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이 독서의 힘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체험과 관련한 자료들이 시선을 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바로 학원가기 바쁘다는 우리시대 아이들은 봐야 할 것도 많고 들어야 할 것도 많고 체험해야 할 것 또한 많은 새로운 ‘인식의 홍수’ 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저자들이 자주 이야기했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주도적인 사고방식’이 동기가 되는 그 무엇들일 것이다. 학습과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경험의 수치, 그리고 그 너머의 사상과 철학까지 옆에서 숟가락으로 떠 넣어주기 보다는 스스로 챙겨 먹어야 할 줄 아는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하다는 장황한 설명이 맞는가도 싶다. 그런데 어쩐지 안쓰럽다.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고 속속 잘 들어온다고 재미나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다 읽고나서는 슬몃 알 수 없는 반감이 생기는 까닭을 나는 모르겠더란 말이다.

  각설하고 듣고 보지도 못한 ‘일과성 고관절활액막염’으로 어린이집을 쉬고 있는 아들은 지금 열심히 콘플레이크를 먹는 중이다. 그래 오늘 하루만이라도 마음 놓고 놀아라. 아들..이것이 엄마가 오늘 네게 해주고 싶은 단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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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에게 인생을 배우다
전도근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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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스물 여섯 번째 서평

다산에게 인생을 배우다-전도근

 

정약용, 긍정의 효과

 

  다산 정약용. 퇴계와 더불어 깊이 파고들어가고 싶은 인물이다. 생각과는 달리 노력의 부조화로 퇴계에 관한 책 서너 권을 읽은 것이 다인 현실에서 새롭게 다산이라는 인물을 접하자니 슬그머니 주눅이 든다. ‘다산에게 인생을 배우다’는 적어도 내게 있어 다산과의 첫 만남이라는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

  책은 ‘다산 정약용의 삶에서 배우는 인생 지침서’ 서라는 부제가 붙었다. 부제의 존재감이 이렇게 확연하게 느껴진 적이 또 있었던가. 붉은 글씨로 도드라진 문장이 책의 성격을 명확하게 대변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 이유는 아마도 몇 가지 이유가 따라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에 대한 개인의 평가는 상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금 중얼거리게 된다. 물론 객관적이며 보편적인 시각으로 그에 대등한 기준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정답이기는 하지만, 책을 읽은 후에 받는 느낌은 일차적으로는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사견이 십분 작용한다는 보통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않은가 하는 딜레마에 줄곧 빠져드는 것이다.

  이번 책 ‘다산에게 인생을 배우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산에게 인생을 배우다’는 긍정의 내용과 더불어 긍정의 효과로 알맞게 절충되는 책이다. 기획 의도에 있어 주제를 정할 때 다산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일정부분 다산 ‘정약용’표 긍정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학문을 두루 섭력하면서 평생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 인물에 대한 보편적 인지도의 후광을 받으며 출발선상에 서 있는 것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리더십’ ‘창의력’ ‘공부방법’ ‘미래(미래를 바라보는 방향성 혹은 예견하는 식견)’ ‘인내’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내용을 쉽게 요약하자면 위에 언급한 짧은 주제를 다산의 삶과 접목시켜 독자의 이해와 절대적인 수긍을 이끌어내는데 노력하고 있다. 정조의 총애를 받으면서도 세 번의 유배를 떠난 다산. 정치적으로 기복이 심했던 삶을 살아왔던 인물이었지만 개인적인 삶의 굴곡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작을 남긴 진정한 학자 다산의 삶 속에서, 저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선별적으로 찾아 현대적 시각과 흐름에 맞게 부각시키는 듯하다.

  따라서 부제 ‘다산 정약용의 삶에서 배우는 인생 지침서’라는 부제는 정말이지 아귀가 딱 들어맞는 제대로 된 표현인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책은 너무 평이하게 혹은 너무 가벼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한 개인적인 생각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책을 일반적인 실용서적의 범주 안에 넣어야 할지 아니면 고전과 실용의 새로운 접근방식이라고 해야 할지. 범주를 어떻게 정해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물론 이 범주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하겠지만 어쩌면 퓨전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를 상기하게 되는 것이다.

  퓨전이 갖는 힘은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오감이 느끼는 이전의 것과는 다른 특별한 것들의 발현이라는데 나름의 정의를 내려본다. 퓨전이 갖는 독특한 에너지는 다채로운 효과가 가져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딴은 퓨전의 바람 속에 점점 사라지고 있는 고유의 맛과 멋이 아쉬운 때가 있더란 말이다. 어느 한 개체가 지니는 독특하고 고유한 그 무엇에 대한 갈망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말이다. 본래 퓨전이라는 어휘가 갖는 호불호와 어느 정도 경중을 떠나서 어쩐지 이번 다산의 책에서 그 퓨전의 냄새가 느껴진다는 말이다. 이를테면 고전과 실용서적의 퓨전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일까.

 

  책은 비교적 쉬운 구성과 일반적이면서도 보편적 이해도를 요구한다. 물론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일 수도 있지만 단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여느 책처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장황하게 잔소리를 하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책이 갖는 깊이감 내지는 진중한 어떤 면에서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을 하고 싶어지는가 보다.

  각설하고, 다산에 대해 깊이 들어가기 전인 지금의 시기에 참 적절하게 읽어낸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남편 눈치 한번 보고 슬몃 책상 앞에 다산이 지었다는 ‘사의재(四宜齋)’ 의미를 붙여놓고 싶어지는 저녁이다.

 

‘생각을 맑게 하되 더욱 맑게, 용모를 단정히 하되 더욱 단정히, 말을 적게 하되 더욱 적게, 행동을 무겁게 하되 더욱 무겁게’ -200p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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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의 문제 진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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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물 다섯 번 빼 서평

순서의 문제-도진기

 

트릭과 스토리?

 

  434페이지 분량의 꽤 두툼하지만 고맙게도 가벼운 무게감으로 손에서 늘 머물던 책이다. 추리소설은 꽤 오랜만인 듯하다. 특별나게 외면하는 까닭이 있는 것은 아닌데 굳이 이유를 들자면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변명을 늘어놓아야 할 판이다.

  여름인가. 유월 하순이다. 아무래도 여름인가보다. 연일 낮기온이 30도가 넘나든다. 그래서인지 더울 때는 뭔가 원초적으로 자극이 될만한 무언가에 대한 끌림이 작용하는가 싶다.

이쯤되면 소설은 추리소설이 제격이고 공포물도 한 몫 제대로 하는 듯한데, 황송하게도 우연인지 행운인지 할 일 많은 아줌마 역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추리소설을 접했다.

도진기. 저자의 이름이다. 그의 이력에 시선이 꽂힌다. 특이함을 너머 모 개그맨이 주구장창 부르짖던 표현대로 조금 애매하기까지 하다.

  오래전 시를 쓰면서 변호사라는 직업을 생의 업으로 하는 어느 누군가를 본적이 있는데 아나운서가 그에게 물었던 질문은 처음부터 다소 호전적? 냄새를 풍겼던 것을 기억한다.

“직업이 시인이세요? 아니면 변호사세요?”

분침이 몇 번의 원을 그리면서 돌아가고 나서 나는 그의 말 한마디에 저이는 멋진 시인이라고 믿게 된 듯하다. 그런데 느긋하면서도 침착하게 응대하던 그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판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매일같이 사건사고를 접하는 게 일상이고 직업인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 속에 별스런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검사는 죄를 묻기 위해 일하고, 변호사는 억울함을 밝혀주기 위해 일한다면, 판사가 지니는 직업에 대한 근원적인 목적과 목표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빠져든다. 어쩌면 공정함 내지는 자유와 평등을 수직이 아닌 수평적 위치(제자리)로 늘 옮겨놓기 위한 부단한 작업의 노동자라고 할 수도 있을까.

 

  도진기의 책 <순서의 문제>는 모두 7가지의 짧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주인공은 진구와 해미이며 둘 사이의 관계를 연인 사이인 듯 보인다. 물론 사건에 직접 개입해서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해나가는 인물은 법대를 중퇴하고 고시원과 밑바닥 생활을 전전긍긍 살아가는 진구라는 인물이다. 그 옆에서 해미는 어찌보면 사건을 진구에게 소개해주는(가져오는) 매니저 같으면서도, 때론 사건에 깊이 관여하게 되는 몇 가지 이미지를 갖는 인물로 보인다.

  도진기의 소설을 딱 한권 접했다. 따라서 그의 소설이 갖는 특이성이나 형식면에서 성급하게 일반화를 끌어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순서의 문제>만을 봤을 때 들었던 생각은 이런 것들이다.

그 첫번째는 형식과 구성면에서 모험보다는 안정성을 택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유명한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홈즈와 그의 절친 왓슨이 등장하는 것처럼, 이번 소설 역시 기존의 추리소설에서 익숙한 패턴으로 등장인물을 배치하고 그들의 성격을 나누어 설정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비교대상이 셜록 홈즈 하나뿐이어서 개인적인 주장에 대한 근거가 많이 미흡하기는 하다.

  물론 애거서 크리스티에 등장하는 배불뚝이 아저씨 포와로는 혼자서도 충분하게도 의연히 사건을 잘 해결했다는 것도 기억해보자. 그 외 어렸을 때 봐왔던 몇 권의 추리소설에 등장하던 해결사들은 한명 내지는 두 세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문제를 해결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다양한 내용과 등장인물 그리고 사건을 소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리소설들의 흐름이 엇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은 왜일까. 인물 배치와 구성은 다양성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추리소설이 갖는 정해진 틀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편협한 사고일 수도 있다. 이 분야를 더 탐독해야 답이 나오지 않을까.

 

  각설하고 인물구조는 안정성을 확보하고 출발한다는 데까지 일단락을 지어본다. 그런데 추리소설의 특징을 논할 때 어디에 더 점수를 주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를테면 사건과 사건의 트릭, 또는 얽히고설킨 과정에서 독자를 끌어당기는 추리의 묘미? 아니면 으레 소설작품에서 보는 스토리의 자연스러운 연계성과 사건과 주인공들의 절묘한 어우러짐과 같은 점에 더 우위를 두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7편의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트릭과 스토리라는 전제로 구분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티켓다방의 죽음’과 ‘뮤즈의 계시’라는 작품에 스토리라는 글씨를 적었다. 이야기 전개가 그나마 뚝뚝 끊어지는 감 없이 이어지면서 사건이 시작되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트릭과 추리 그리고 부수적으로 스토리의 맛이 살아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 외 굳이 딱딱하게 토를 달아 분리를 하자면 타이틀로 정해진 작품 ‘순서의 문제’와 ‘ 대모산을 너무 멀다’ ‘환기통’은 트릭 면에서 기억에 남고, ‘신(新)노란 방의 비밀’은 범죄 의학과 심리학 측면에서 바라봤던 이야기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작품에 따라서 개인적으로 주인공들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시작점에 대해 너무 작위적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이야기가 진구와 해미와의 개입선상에서 시작되고 나아가고 있는데 그 점이 조금 어색해보인다. 해미의 큰 아버지의 직장 이야기, 해미의 먼 친척뻘 아저씨와 그 부인 이야기, 해미가 다니는 보육원 원아의 이야기, 해미의 직장 언니와 동거남의 이야기. 어딘지 모르게 선택의 폭이라고 할까. 극히 제한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진구는 해미가 아니면 풀어야 할 사건도 없을 뻔 했다는 말이 되는 것일까.

  소설 속에서 인물은 완벽했을까. 저자는 특별한 일 없이 처음 범죄에 얽히는 계기(순서의 문제)를 삼아 사건을 해결해 간다는 설정으로 진구를 그려가고 있다. 그렇기는 한데 한때 익혔던 문 따는 솜씨?로 실력을 발휘해 무단침입을 하며 사건을 조사하는 행위, 3년간의 법대 생활을 경험했다는 조건하에 저자는 진구라는 인물에게 법이 정하는 정당함의 한계를 넘나드는 많은 혜택을 기꺼이 선사한다. 그의 가족사와 주변환경, 진구라는 인물이 감추고 있는 내면의 세계와는 달리 저자는 진구에게 무한의 언변과, 사건해결의 결정적 요인이 되는 추리력을 심어주고 적극 후원하고 있는 셈이다.

 

  문득 문득 책속에서 나는 진구를 통해 빙의된 작가 도진기의 변론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어딘지 한 사람이 처한 주변요소에서 기인하는 진구라는 인물이 갖는 느낌과, 스토리 전개상 주인공의 활약에서 받는 진구의 느낌이 불일치 한다는 생각은 혼자 생각이긴 하다. 욕심 같아서는 진구라는 인물의 기본적인 주변설정을 지금보다는 살짝 더 업그레이드 해주고 싶어진다. 아 그런데.. 욕심이 너무 과한 것일까. 지나친 사심일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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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선의 총구다 - 남자현 평전
이상국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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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 스물 네 번째 서평

나는 조선의 총구다-이상국

 

독립과 남자현 그리고 여성

 

  [일제의 심장을 겨눈 독립투사 ‘만주의 여호(女虎)’]라는 부제가 붙었다. 남자현 평전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두께면서도 얇은 편에 속하는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후반부에 삽입되고 있는 후손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남자현과 비교해서 읽어볼만한 내용의 부록 ‘다시 쓰는 여성사’을 제외한다면 남자현에 관한 이야기는 그다지 많지 않은 분량이다.

각설하고 이번 책이 지니는 의미는 ‘남자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접근이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에게 고하는, ‘나라와 독립’이라는 주제에 대한 의미 있는 자각이 아닐까 싶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녀에 대해 알고 있을까. 책은 남자현의 가계를 중심으로 시대적 정치적 배경과 그 안에서 얽힐 수밖에 없었던 불운한 시대를 살아야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기에는 남자현의 조부와 부 그리고 역시 독립운동을 하다가 전사한 그녀의 남편인 김영주에 대하여 출신과 사회적 배경, 인과관계를 소개하고 있으며 후반부로 갈수록 만주로 이주한 그녀의 행적을 쫒아 독립군에 깊이 관여하면서 알게 된 지인들에 대한 소개와 이들과의 관계, 그리고 사건들을 자세하게 기록한다.

  전장에서 남편을 잃고 유복자로 아들을 키우던 남자현이 장성한 아들을 데리고 만주로 이주한 것은 그녀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아니었을까.

  그녀 남자현은 초기 만주로 건너가 서로군정서에 몸담게 된다. 만주이주 초기에 그녀의 행적은 구체적으로 독립군에 편입되어 전선을 누비지는 않았지만, 아동과 더불어 부녀자에 대한 교육사업과 교회관련 일에 매진했다고 기록한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선장에 서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만주 이주 후 7년이 경과한 시점이었다고 한다. 이때쯤에 와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독립투쟁의 목표로 ‘사이토 총독’ 시해를 동지들과 결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불발로 돌아갔다.

 

  남자현 평전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손가락을 잘라가면서 피끓는 통한을 쏟아냈던 독립투사의 한 사람이었던 한 여성이 있었음을 화인처럼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여자 안중근이라는 이야기가 따라붙는 까닭은 어쩌면 그녀가 스스로 손가락을 절단하면서까지 의지를 굳혀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책이 너무 여성성에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그녀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자못 강조하고 있다. 여성이라는 신체적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독립을 위해 투쟁하다가 영면한 남자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각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요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성이라는 독립투사 표현이 어쩐지 자꾸 눈에 거슬리는 것은 왜일까. 그녀가 여성이기에 더 불필요하게 따라붙는 수식어가 과연 필요한가, 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남자현은 여성 독립투사가 아닌 우리가 미처 잊고 지냈던 여느 독립투사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라의 존망이 절체절명 위급한 시기에 남녀의 구별과 신분의 격상이 갖는 의미는 무의미하다는 취지로,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을 시작했고 순국했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를 굳이 남녀라는 인식으로 구별하여 여류라는 표현을 써야 하는가, 라는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남자현 그녀는 분명 여성이다. 만주의 독립군들에게 정신적인 어머니의 자리에서 또 적장의 목숨을 노리는 투사의 자리에서도 그녀는 항상 뜨거웠고 치열했다. 그녀는 한 사람의 아내였으며, 어머니였고, 우리네 이웃 아주머니였지만 기실 남자현 그녀는 한 사람의 우국충절의 정신으로 나라의 안일을 걱정하던 독립투사였다.

 

  책은 만주와 연해주 근처 독립을 위한 단체들에 대한 소개와 그들의 반목과 경쟁, 창조파, 개조파, 고수파로 나뉘어 갈등하는 조선 독립군 단체의 상처를 드러내기도 한다. 조선 독립운동의 계보라고 할 수 있을까. 비록 남자현을 중심으로 그 주변의 환경을 더 중심으로 기록하고는 있으나 책을 통해 당시 조선 독립운동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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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촬영지 절대가이드 - 온 국민 애착 프로그램 <1박 2일>을 따라 떠나는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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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 스물 세 번째 서평

1박2일 촬영지 절대 가이드- 최미선

 

요산요수(樂山樂水)를 위하여

 

  대중매체 공영방송의 파워는 어디까지일까. 방송사마다 파업으로 프로그램을 제때 촬영하지 못해 드라마 방영이 펑크가 나고, 사라졌던 앵커의 복귀문제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모 방송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책이 눈에 띄었다. 먼저 저속하게도 한때 인기몰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 대해 유감의 표시를 해야 할듯하다. 하지만 가시적인 시청률로만 봐도 줄곧 상승곡선을 타던 숫자는 하향세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들의 노고만큼은 인정해야 할 일이다.

 

  1박 2일이라는 거대 타이틀을 걸고 긴 여정을 담아낸 책이 바로 최미선과 그의 남편인 신석교의 책 ‘1박2일 촬영지 절대가이드’다.

책에 대한 느낌은 비록 방송의 아우라를 등에 지고 있어 책이 갖는 순수한 가치를 슬몃 비껴간다하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책은 통상적으로 볼 때 여행 가이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도에 있어 경중을 떠나 전국의 크고 작은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으며,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실제 방송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이 책의 재미는 지나간 방송을 다시 기억해내는 동시에 현재 눈앞에 펼쳐지는 유려한 풍광에 대한 감흥이 잘 믹스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자 최미선의 글이 풍기는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그녀의 글은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사려가 깊은 마치 잘 익은 과일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글로써 우쭐해져 자랑하지도 않으면서도 글로써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까. 그녀가 발품 팔아가며 다다른 곳곳마다 아름답고 처연한 풍광이 자리한 까닭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순수한 눈으로 정성스럽게 스케치하듯 담아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참 묘하다. 나는 몇 번이고 책의 귀퉁이에 그녀의 글이 이쁘다, 라는 낙서를 남겼었다. 상투적이면서도 상식적인 여행 안내책자와의 차별성을 저자의 글 속에서 ‘숨은그림찾기’처럼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듯한 책이다.

 

  전체적인 글이 풍기는 분위기는 그렇더라는 말이다. 내용면에서는 여전히 꼼꼼한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구태여 1박 2일의 타이틀을 내걸지 않는다 하더라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방송의 힘을 간과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 거대 타이틀로 인해 책의 판매부수에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그게 현실이니 말이다.

  책은 강원도를 시작으로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인천, 울산, 부산 그리고 서울과 제주도까지 두루두루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서울에서 가장 근거리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아니라 강원도를 첫 출발지로 삼았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찾아가는 곳곳마다 방송이전과 이후의 변화된 모습, 인정 많은 우리 이웃들의 모습과 우리가 발 붙이고 살고 있는 이 땅의 진정한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실은 아름다운 자연은 어떤 수식 없이 자연 그 날것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굳이 시끄럽게 여기가 좋다, 저기가 좋다, 라고 소문을 내지 않더라도 좋은 곳은 자연적으로 사람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기 마련 아닌가 말이다. 그런 뜻에서 거대한 자연의 품은 관광객이라는 숫자에 부산떨지 않으며 한결같이 넉넉하고 의연한 자태로 앉아, 지나가는 그 누구라도 기꺼이 맞아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전라도 지역의 소개에서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과 함께 이야기하는 벌교지역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남는 듯하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접했던 장소들, 주인공들, 특히나 여리여리하면서도 이름도 고왔던 소화의 이름을 다시금 기억해 되뇌어 보는 시간을 덤으로 얻은 셈이다.

  동글동글 둥그러지게 굴러가는 듯한 전라도 사투리가 참 맛깔스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브라운관을 통해 드넓은 갯벌에서 널을 타고 온몸에 진흙을 묻혀 꼬막을 캐던 장면도 함께 오버랩 된다.

  하지만 태백산맥의 한 장면 한 장면에 비할 바는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사심 하나를 붙잡고 늘어지려 한다.

 

  덤으로 교통정보와 식당, 숙박정보와 함께 근처 가볼만한 곳 등 자세한 정보제공을 하고 있어 이용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다만 식당과 숙박시설의 비용이 상세하게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혼한 지 십년 동안 해마다 서너 번 씩 넘나들었던 소백산맥. 그 줄기 따라 이어지는 자연의 멋스러움이 이젠 친근하기까지 한가보다. 유서 깊은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이나, 부석사와 선비촌을 소개하는 영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더 살뜰하니 정겹다.

  올 여름은 휴가다운 휴가를 갈 수 있을까. 책속에 가득 들어찬 아름다운 사진만큼이나 직접 가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곳이 참 많다. 해마다 시댁으로 휴가를 가는 며느리는 올 해만큼은 부엌데기 신세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저..... 소심한 욕심 하나 건져 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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