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촬영지 절대가이드 - 온 국민 애착 프로그램 <1박 2일>을 따라 떠나는 절대가이드 시리즈
최미선 지음, 신석교 사진 / 삼성출판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백 스물 세 번째 서평

1박2일 촬영지 절대 가이드- 최미선

 

요산요수(樂山樂水)를 위하여

 

  대중매체 공영방송의 파워는 어디까지일까. 방송사마다 파업으로 프로그램을 제때 촬영하지 못해 드라마 방영이 펑크가 나고, 사라졌던 앵커의 복귀문제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인기몰이를 했던 모 방송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책이 눈에 띄었다. 먼저 저속하게도 한때 인기몰이라는 표현을 쓴 점에 대해 유감의 표시를 해야 할듯하다. 하지만 가시적인 시청률로만 봐도 줄곧 상승곡선을 타던 숫자는 하향세를 이루고 있다는 말이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들의 노고만큼은 인정해야 할 일이다.

 

  1박 2일이라는 거대 타이틀을 걸고 긴 여정을 담아낸 책이 바로 최미선과 그의 남편인 신석교의 책 ‘1박2일 촬영지 절대가이드’다.

책에 대한 느낌은 비록 방송의 아우라를 등에 지고 있어 책이 갖는 순수한 가치를 슬몃 비껴간다하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책은 통상적으로 볼 때 여행 가이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도에 있어 경중을 떠나 전국의 크고 작은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으며,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실제 방송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이 책의 재미는 지나간 방송을 다시 기억해내는 동시에 현재 눈앞에 펼쳐지는 유려한 풍광에 대한 감흥이 잘 믹스되어 있다는 점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자 최미선의 글이 풍기는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그녀의 글은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사려가 깊은 마치 잘 익은 과일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글로써 우쭐해져 자랑하지도 않으면서도 글로써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까. 그녀가 발품 팔아가며 다다른 곳곳마다 아름답고 처연한 풍광이 자리한 까닭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순수한 눈으로 정성스럽게 스케치하듯 담아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참 묘하다. 나는 몇 번이고 책의 귀퉁이에 그녀의 글이 이쁘다, 라는 낙서를 남겼었다. 상투적이면서도 상식적인 여행 안내책자와의 차별성을 저자의 글 속에서 ‘숨은그림찾기’처럼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 듯한 책이다.

 

  전체적인 글이 풍기는 분위기는 그렇더라는 말이다. 내용면에서는 여전히 꼼꼼한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는데, 구태여 1박 2일의 타이틀을 내걸지 않는다 하더라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방송의 힘을 간과하자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 거대 타이틀로 인해 책의 판매부수에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그게 현실이니 말이다.

  책은 강원도를 시작으로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인천, 울산, 부산 그리고 서울과 제주도까지 두루두루 폭넓게 소개하고 있다. 지도상으로 봤을 때 서울에서 가장 근거리에서부터 출발하는 게 아니라 강원도를 첫 출발지로 삼았다는 것 역시 흥미롭다.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찾아가는 곳곳마다 방송이전과 이후의 변화된 모습, 인정 많은 우리 이웃들의 모습과 우리가 발 붙이고 살고 있는 이 땅의 진정한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사실은 아름다운 자연은 어떤 수식 없이 자연 그 날것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굳이 시끄럽게 여기가 좋다, 저기가 좋다, 라고 소문을 내지 않더라도 좋은 곳은 자연적으로 사람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기 마련 아닌가 말이다. 그런 뜻에서 거대한 자연의 품은 관광객이라는 숫자에 부산떨지 않으며 한결같이 넉넉하고 의연한 자태로 앉아, 지나가는 그 누구라도 기꺼이 맞아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개인적으로 전라도 지역의 소개에서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과 함께 이야기하는 벌교지역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남는 듯하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접했던 장소들, 주인공들, 특히나 여리여리하면서도 이름도 고왔던 소화의 이름을 다시금 기억해 되뇌어 보는 시간을 덤으로 얻은 셈이다.

  동글동글 둥그러지게 굴러가는 듯한 전라도 사투리가 참 맛깔스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브라운관을 통해 드넓은 갯벌에서 널을 타고 온몸에 진흙을 묻혀 꼬막을 캐던 장면도 함께 오버랩 된다.

  하지만 태백산맥의 한 장면 한 장면에 비할 바는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사심 하나를 붙잡고 늘어지려 한다.

 

  덤으로 교통정보와 식당, 숙박정보와 함께 근처 가볼만한 곳 등 자세한 정보제공을 하고 있어 이용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듯하다. 다만 식당과 숙박시설의 비용이 상세하게 나오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혼한 지 십년 동안 해마다 서너 번 씩 넘나들었던 소백산맥. 그 줄기 따라 이어지는 자연의 멋스러움이 이젠 친근하기까지 한가보다. 유서 깊은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이나, 부석사와 선비촌을 소개하는 영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더 살뜰하니 정겹다.

  올 여름은 휴가다운 휴가를 갈 수 있을까. 책속에 가득 들어찬 아름다운 사진만큼이나 직접 가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곳이 참 많다. 해마다 시댁으로 휴가를 가는 며느리는 올 해만큼은 부엌데기 신세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저..... 소심한 욕심 하나 건져 올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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