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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공모전에 당선되는 글쓰기 - 공모전 당선의 10가지 원칙 & 워크북
오기환 지음 / 북다 / 2024년 4월
평점 :
드라마:공모전에 당선되는 글쓰기
제목이 참 솔깃하다. 실은 자극적이다, 라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있다. 당선이라니. 복권에 당첨되는 것처럼 사람을 끌어들이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글은 무턱대고 쓴다고 써지는 건 아니라는 데 의견을 동조하는 편이다. 또한 글은 다른 창작예술 분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독특함을 지니는 창작활동이라는 말에도 고개를 숙이게 된다.
사심이겠지만 말이다. 세상에는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글쓰기를 독려하고 방법을 알려주는데 열심인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이도저도 아닌 그저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나 같은 사람들도 존재하는 가 싶다.
책의 저자는 오기환이다. 그는 대본을 쓰기도 하고 연출을 업으로 삼고 있는 듯했다. 그가 세상에 내놓은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아는 작품도 있고 모르는 작품들도 있다.
저자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면서 눈치를 차렸겠지만 이번 책은 드라마 작법서이다. 드라마를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동시에, 제목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했듯이 공모전을 준비하는 데 요구되는 실전에서의 필요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드라마 공모전 당선의 10가지 원칙에 대해 언급한다. 여러 가지 세부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인물과 구성에 대해 많은 부분 강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요약해보자면 이런 것들이지 않을까. 즉 드라마를 끌고 가는 대상은 인물 즉 주인공들이라는 점. 그러나 주인공들이 살아서 움직이게 작동할 수 있는 스토리 구성이 더욱 중요하는 점을 강조한다.
또 한편으로는 예비 작가들(아마추어 작가)과 당선 이후의 전문적 작가들의 비교차원에서의 설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이를테면 기존 작품들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공모전을 준비하는 많은 아마추어 작가들의 실수나 실패를 분석함으로써, 앞으로의 실수를 바고 잡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생각하는 인물 중심 보다는 동작을 통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인물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가 매번 강조하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지녀야 하는 공식이다. 드라마는 그 특성상 머리로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 렌즈를 통해 독자들에게 비춰 보이는 동작과 동작의 연결프레임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끊임없이 반복해서 설명한다. (드라마는 영상으로 쓴다)편을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중간에 멈춰버리는 글쓰기가 있다면 이쯤에서 다시 인물들에게 사건에 대한 행동을 다시 부여해야 할 시점이라는 말로 이해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가 풀어내는 다양한 이야기 중에서 OST이론(Open열다, Structure구성하다, Type쓰다. P61)은 어쩌면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핵심이지 않을까. 물론 이외 구성에 따른 구도와 배치, 적대자 중심의 글쓰기, 플롯의 삼각형에서도 강조되고 있는 ‘이야기의 시작과 중간과 끝을 동작으로 채워야 한다’(P135), ‘스토리의 척추인 2막’(p158) 쓰기 등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 실려 있다.
저자의 이번 책(드라마:공보전에 당선되는 글쓰기)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은 글이 담고 있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문서적이 지니는 건조하고 딱딱한 어조가 아닌 실제 강의실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써내려간 구어체의 글 분위기는, 책의 전반적인 느낌과 분위기를 부드럽게 끌어간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안 그래도 글이 안 써져서 스트레스인데, 강사까지 꼰대처럼 굴면 얼마나 스트레스가 더 들러붙을까? 정말이지 이 부분만큼은 백번 이해 가능한 부분인 듯하다.
책 속에는 이론에 대한 예시로 다양한 드라마 작품들이 등장한다. 과거 어느 때에 보았던 참 좋아했었을 다양한 드라마 속 인물들이, 다시금 가까이 다가와 곁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상상을 하게 되는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한편의 드라마가 완성되기까지 비단 작가적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물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과 사건들에 대해서, 다시금 천천히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던 책이지 않았나 싶다.
저자의 진심어린 충언이 잘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옮겨본다.
-명심하세요. 내가 쓰려는 글의 모든 것을 전망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작가입니다. 글의 시작과 중간과 끝, 전부를 알고 써야 작가입니다. 막연히 알고 무턱대고 쓴다면 작가 ‘지망생’ 에 그칠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여러분을 작가인가요, 아니면 작가 지망생인가요? 우리, 작가의 길로 나아가요.- p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