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 걸프 전쟁, 소말리아 전쟁, 테러와의 전쟁, 시리아 전쟁 세계통찰 시리즈 16
한솔교육연구모임 지음 / 솔과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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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통찰- 전쟁과 평화 사이에서

 


책은 한솔교육연구모임에서 낸 시리즈물로 전쟁으로 일어선 미국편의 마지막 네번째 책이다. 일전에 읽어보았던 책 초강대국의 입지가 흔들리다의 다음 편이다. 이번 책에서는 걸프전쟁과 소말리아 전쟁 그리고 중동지역의 테러와 시리아 전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계통찰 시리즈물이 다루고 있는 전쟁과 미국사 이야기 중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책이니만큼, 그 시대적 배경이 최근과 가장 근접한 시기를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책은 실질적으로도 지금까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까지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강대국의 면모를 갖추며 성장 발전했던 나라다. 90년대 이르러 소련의 붕괴로 인해, 미국의 입지가 더 강조되었던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어보인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계 곳곳에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요즘은 중국의 영향으로 그 양상이 또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책은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등등 많은 중동에 자리하고 있는 나라들을 언급한다. 중요한 요지는 이들 중동의 나라들이 서로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에 처해 있을 때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딴은 미국의 개입 그 이면에는 소련의 개입이라는 문제도 늘 따라다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말이다. 미국은 차치하고서라도 중동의 많은 나라들은 각각 자국의 이해관계를 비롯해, 정치적 경제적 목적에 의해 적국와 아국으로 편가르기를 반복해 해왔다고 봐야한다. 더욱이 이들 나라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에는, 그들의 신념인 종교와 함께 경제적 이점이 되는 석유의 존재성이 가장 크게 작용했던 부분이었다는 점이 주된 골자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슬람 중동 지역에서 생겨나는 전쟁과 내전의 원인을 분석해서 생각해보면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이유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이슬람교가 모두 다 같거나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큰 오산이었는지도 모른다. 같은 이슬람교라고 하더라도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뉘어진다는 것은 중요한 요지다. 종교 세력의 분리? 가 가져오는 결과는 생각보다 막대한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라크와 이란의 전쟁에서도,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전쟁에서도 그렇다.(걸프전쟁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또한 20019.11 사건의 주 테러 단체 알 케에다내지는 뒤에 등장하는 ‘IS’조직 까지도 실은 이슬람교의 분파와 그들이 서로 피하지 못하는 충돌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은 단 한가지, 미국은 왜 꼭 그 안 중동의 화약고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던 것일까.

 


이번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미국의 입지는 앞서 베트남 전쟁 과정에서 보여준 미국의 이중적 이미지와 무척이나 닮은 꼴로 보인다. 보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때때로 부당함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모습으로도 보여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권을 두고 미 달러와 관계된 이해관계에 따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이중적 실리외교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묘한 아이러니로 다가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는 적군이었으나 이번에는 아군으로 돌아설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실리위주의 외교책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딴은 그 모양새가 늘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것 또한 공감하는 부분이다.

책은 중반 이후로 갈수록 사담 후세인과 빈 라덴과 같은 인물들에 대한 정보와 이들 세력들이 이끌었던 테러 조직들에 대한 이야기가 비교적 상세하게 등장한다. 물론 미국이 포로들에게 가했던 비인륜적 행동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어찌보면 누가 가해자이며 누가 피해자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만 같은 전쟁이 걸프지역을 포함 중동에서 있었던 전쟁이 아니었을까 싶다. 생각해보면 아직 이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인 듯싶다.

 


바다 건너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살상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던 시기가 내게도 있었다. 뉴욕 쌍둥이 빌딩이 거대한 비행기와 충돌하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3차 세계대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던 순간도 꼭 그 무렵이었다. 정전으로 어두워진 세상에서 오로지 무기가 폭발하는 불빛만 점멸하는 화면을 앞다투어 내보내던 CNN방송을 보던 일도 아직 기억한다. 뭐랄까. 얼마 전까지 뉴스를 통해 보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당시 국방장관의 일화까지 생생하게 포함하고 있어, 책은 마치 조금 지난 신문을 보는 듯 생생한 생동감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시리즈물이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다른 책들보다 훨씬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일 것이다. 그 까닭은 문맥마다 흐트러지지 않고 어려운 표현 없이 쉽게 서술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내용을 다룰 때도 책마다 어렵게 느껴지거나 혹은 쉽게 느껴지는 책처럼 책마다 차이가 있다. 이번 책은 그런 점에서 점수를 조금 더 주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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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6-27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사와 역사에 많이 약해서 관련된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들이 좋더라고요 ^^

월천예진 2021-06-27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게 쓴 책은 읽기가 힘들더라구요. 에휴 ㅋㅋ
 
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 - 믿음의 흥망성쇠로 이해하는 세계사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안혜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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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권력은 세계 역사를 어떻게 움직였나

 


종교와 정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가보다. 종교 권력이란 표현에 중세시대를 생각했던 것일까.

가끔은 책에 대한 처음 생각과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들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또 완독 후에 드는 생각마저 달라지는 순간도 때때로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처음 생각은 일종의 선입견일 수도 있고, 어쩌면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책은 정말 많은 얼굴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종교 권력에 대한 이번 책은 당연히 처음 생각과 읽는 과정에서 들었던 느낌과 생각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책은 정말 많은 나라를 언급하고, 그들이 추종했던? 종교를 언급한다. . 그런데 이곳에서 추종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종교든 권력이든 사람의 일이라는 건 변함이 없는 일이기에, 결국 이번 책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더란 말이다.

4부로 진행되는 책의 구성을 좀 들여다보자. 1부는 동아시아 편, 2부는 인도, 동남아시아, 3부는 유럽 그리고 마지막 4부는 중동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로 나눈다.

책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광대한 자료 내지는 정보가 담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점이 내게는 좀 부담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욕심을 내려놓고 사심 없이 읽어가면 좋을텐데, 연필 한 자루 꼭 쥐고 줄 긋기까지 하면서 읽다가 자주 지치곤 했던 순간이 있었음은 일종의 부끄러운 고백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이야기 중에서 몇 가지만 정리해보자. 우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이야기에 집중했던 것 같다. 중국을 중심으로 주변국들로 뻗어나갔던 종교의 이야기에서는 우리의 역사 이야기도 함께한다. 조선의 소중화(작은 중국) 사상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섬나라 일본은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그들만의 종교를 유지했다고 한다. 책을 쓴 이가 일본인이라는 건 중요한 요소가 아님에도 언급하게 되는 건 왜일까. 이건 사담이다. 그가 일본인이라는 조건은 책의 가치를 절하하는 차원이 아닌 오히려 그 반대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듯도 하다는 말도 역시 사담이다.

객관적이면서도 역사적 사료와 근거에서부터 나오는 그만의 이야기는, 이미 익숙한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의 역사와 종교 그리고 정치 이야기를 한결 더 친근하게 풀어주고 있었다. 그 외 책은 베트남과 태국, 미얀마, 티베트 등등 이야기는 더 세부적으로 들어간다.

주목했던 부분은 아마도 티베트에 뻗어있는 중국의 정치적 영향권이 아니었을까. 현재까지 티베트와 관련해, 중국은 그들의 정치적 이용목적과 가치에 있어 절대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편에서 저자는 브라만교, 힌두교, 불교를 주로 언급한다. 물론 기타 주변국들과 다른 종교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실려있으니 말이다. 이쯤에서 힌두교 의식 중 사티에 대한 이야기를 좀 꺼내보고 싶다. 사티란 ‘19세기까지 여성을 산 채로 화장하는 힌두교 의식’(p86)이다. 설명을 하자면 유아혼으로 어린 나이에 나이 많은 남자와 혼인하였지만 남편이 먼저 죽게 되었을 때,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들을 산채로 화장하는 의식이다. 이를 거부하는 여성은 최하층민으로 존재가치가 추락하게 된다고 한다. 책은 사회적으로 말살’(p87)이라는 표현으로 사티가 갖는 사회적 위압감을 대변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종교는 때론 막강한 힘을 갖는다는 것을 생각했을까. 사회적 정치적인 것을 뛰어넘은 그 이면의 부분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게 바로 종교가 갖는 특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이 저자가 말하고 있는 종교 권력의 일면이 아닐까, 라는 생각 말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과 종교 및 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역시나 방대했다. 딴은 이슬람교와 관련한 중동 쪽 이야기보다는 친근하게 다가왔던 것 같기도 하다. 까닭을 생각해보니 오래전 학생시절에 배웠던 세계사 시간이, 중동보다 유럽을 더 자주 언급했던 데서 이유를 들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건 그저 변명에 그칠 일이다. 루터파의 종교개혁이 정치적으로 이해관계에 의해 이용되었다는 저자의 견해는 내가 알던 세계사와는 다른 성격의 내용이었다. 어쩌면 내가 많은 것을 알지 못한 결과에 의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영국 국교회를 둘러싼 헨리 8세와 메리 여왕, 그리고 다시 엘리자베스 여왕 1세의 이야기는 책의 제목처럼, 종교 권력과 그 시대를 대변하는 역사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을 읽고 있는 우리 역시 그 힘의 위력이 여전히 진행형으로 잔존하고 있음을 지금까지도 인지하고 있지 않은가. 각설하고 책 이야기를 다 요약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제 정리를 해야한다.

단적으로 볼 때 종교는 언제든 정치와 돈과 권력에 의해 이용되는 것에 불과했다는 게 이 책의 주요 골자라고 할 수 있을까.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황제도 교황도 더 높은 권좌에 오르기 위해 종교를 이용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인가 보다.

 


딴은 말이다. 수세기 동안 새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크고 작은 나라들도 저마다 자신들이 섬기는 종교가 존재했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합쳐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했으며, 서로 투쟁과 반목을 거치며 권력의 도구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면서도, 결국 종교라는 이름의 문화 사회적 가치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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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대국의 입지가 흔들리다 - 냉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세계통찰 시리즈 15
한솔교육연구모임 지음 / 솔과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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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통찰

초강대국의 입지가 흔들리다 (냉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한솔교육연구모임에서 기획한 시리즈물이다. 미국의 다양한 면모를 알아갈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두 열여섯 권으로 인물, 사회 문화 그리고 산업과 전쟁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번 책 초강대국의 입지가 흔들리다는 전쟁 편에 네 번째 속하는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책은 미소 냉전 그리고 한국과 베트남 전쟁을 큰 골자로 다룬다. 처음 기획부터 청소년들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내용과 어휘 선택과 같은 부분에서도 세심하게 배려한 부분이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쉽게 풀어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리가 아는 냉전은 어떤 것일까. 책은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을 논하지만, 어찌보면 지금 현재까지도 냉전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시절 혼돈의 나락으로 많은 이들을 밀어내던 사상의 대립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불쑥 드는 생각은 이런 것들이다. 냉전과 전쟁의 주체가 되었던 것은 늘 인간이라는 생각? 냉전도 전쟁도 모두 사람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딴은 말이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 사고와 결부해 이 문제를 생각하다보면, 지금도 진행형으로 남아있는 신냉전 시대를 바라보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책은 모두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미소 냉전과 한국 그리고 베트남 전쟁에 관한 부분들이다. 먼저 냉전 파트에서 책은 소련과 미국을 중심으로 분리된 독일을 먼저 언급한다. 독일이 왜 동서로 나누어져야 했는지에 대한 원인과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는 동시에 이 시기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들을 언급한다. 이와 함께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포함한 대내외적인 상황까지 꼼꼼하게 기술한다. 소련과 미국의 스탈린과 해리 트루먼의 등장과 트루먼 독트린’ ‘마셜플랜안전보장기구 나토의 설립이라든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코메콘(COMECON)’ 과 같은 당대의 현실을 잘 반영해 조직되었던 기구들을 소개하며 냉전 시대가 만들어낸 정치와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책은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대로 두 번의 세계대전 이후 등장했던 미국과 소련의 냉전, 또 그 결과로 이어지는 한국 전쟁과 1970년대까지 이어지는 베트남 전쟁이 사실은 모두 하나의 공통된 맥락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부분들이다. 냉전 시대의 후반에 등장하는 중국의 존재감 역시 이에 포함된다.


 

두 번째 파트는 한국전쟁이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막상 마주하기에는 어려운 고단했던 우리의 현대사다. 책 속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아니 미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도 함께 실렸다. 일본의 패망, 김일성의 등장, 소련 스탈린의 야망과 계략, 스탈린의 설득에 의한 중국의 개입, 미국의 사회주의 반대정책 등이 함께 뒤엉킨 결과물이 바로 한국 전쟁이 아니었을까.

이 장에서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있는 맥아더 장군과 함께 유엔군 소속으로 함께 참전했던 터키군과 에티오피아군 이야기도 싣고 있는다. 터키 군을 생각하면 우리에게는 영화 아일라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터키군과 전쟁고아였던 어린 소녀의 이야기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흥남 철수 작전같은 차가운 전쟁의 이면에 남겨진 따뜻함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한국 전쟁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 신탁통치에 관한 미국과 소련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극동 문제에 있어서 미국은 일본의 오랜 식민지 치하에 있던 한국인이 해방 뒤 독립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미국은 한반도를 해방시킨 이후 곧바로 독립 국가를 세우는 대신, 일정기간 승전국의 신탁통치를 통해 국가 운영의 비결을 전수해 주려고 했습니다- P116

 


사실 이와 같은 내용은 미국이 소련 측에 먼저 제안했다고 책은 기록한다. 이쯤에서 만약 신탁통치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질문 하나를 해보고도 싶다. 처음부터 주권국가로서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더라면 한국 전쟁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의 실수였을까? 라는 생각과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베트남 전쟁의 역사를 읽어가면서, 당시 국가들의 이해관계에 의한 결과라는 측면으로 더 많이 수긍하게 되는 게 솔직한 생각이다.

 


아픈 역사의 시발점이 되었던 신탁통치는 비슷한 형식과 모양새로 베트남에서도 이어져갔었다. 한국 전쟁에서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남과 북이 갈리는 것처럼, 베트남 역시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이 서로 분리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사상적 대립과 이웃 강대국의 위력과 강압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던 점이 우리와 무척이나 닮은 역사였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초기 제국주의 그림자에서조차 벗어날 수 없었던 베트남은 프랑스와 영국 등 서양 외세의 힘에 자주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욱이 자유주의를 선봉하는 미국의 이중적?인 입장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베트남의 존재는 너무나 나약해 보였다. 세상 그 어떤 것이 완벽할 수 있을까. 그 어떤 나라도 하물며 미국이라는 나라조차도 완벽할 수는 없었던가보다. 미국은 여러 가지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의해 베트남의 공산화를 막으려 했지만, 결국 베트남 전쟁을 시작했고 그 전쟁에서 패했다. 마지막 자국민을 철수하고 난 이후 베트남은 북베트남에 의해 완전한 공산화가 되었다고 한다.


책은 중요한 세계사적 역사적 흐름을 시대순으로 잘 보여주고 있어서, 서로 연관성을 갖고 연이어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와 관련한 그들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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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선언 - 상호의존의 정치학 니케북스 사회과학 시리즈
더 케어 컬렉티브 지음, 정소영 옮김 / 니케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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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선언

-새로운 패러다임?


 

책은 여러 명의 저자가 공동집필한 책이다. 그런 까닭에 책 속에는 개인을 지칭하는 나는이라는 표현이 아닌 우리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이들은 2017년부터 더 케어 컬렉티브라는 조직으로 함께 했다고 한다.(p192) 이번 책은 이들이 함께 돌봄이라는 주제 안에서 전인류가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측면의 문제의식들을 연구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 결과물로 이번 책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적으려고했는데 그보다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어 잠시 숨을 고른다.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적어가는 글은 오로지 개인의 주관적인 사견에 의한 것임을 먼저 밝혀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적어도 이번 책에 대해서는 이 부분을 다시한번 적고 가야 마음이 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모든 개인의 자유로운 사유에는 다소의 주관적 편견이 포함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타인을 향한 배타적 편견이 아닌 나를 향한 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편견이어야 할 것이다.


 

책은 어렵다.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치고는 무척 어렵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오로지 돌봄과 돌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만 언급하지 않는다. 책은 돌봄에 관련된 다양한 측면에(사회 경제 및 정치와 소외된 계급포함) 대해 분석적으로 접근한다. 그것이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느꼈던 메리트였는지도 모른다.

책의 전체 내용 중 가장 앞부분에 실린 부분은 이들이 함께 생각을 모아 제창한 서문이었다. 서문은 전체 책 분량의 대략 1/5가량의 분량을 차지한다. 개인적으로 서문에 대한 느낌은 다소 격양된 분위기와 자극적이며 저돌적이다? 라는 몇 개의 단어적 표현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실제로 책 속에는 부유한 자와 소외된 자(이는 마치 사회주의 계급투쟁에서 유산자와 무산자와 즉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비교를 각인시키는 듯한 표현인 듯했다) 불공정, 불평등, 착취와 폄훼와 같은 표현들이 자주 반복되고 있다.

특히나 착취와 폄훼라는 표현의 잦은 반복이 내게 더 많은 생각을 안겨다 주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서문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혁명이 생각났던 까닭은 그런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더욱이 책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우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근저에 깔려 있음을 생각하게 되는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한다. (좌파적 입장에서의 돌봄 정치에 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딴은 읽는 이의 명징하고 객관적인 사유의 과정이 개입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물론 개인적인 판단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서 신자유주의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 기록을 찾아보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쉽지는 않아보인다. 이 글은 아마도 여러번 수정을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지 않을까 싶은 이유가 바로 이 안에 있다.


 

어쨌든 책의 서문은 그렇게 날선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뒷부분에 등장하는 내용은 조금은 유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 아니 이들 단체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돌봄의 개념을 개인 혹인 가족 친족과 같은 한계성을 가진 범위로 한정 짓는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 개념에서 나온 불합리한 개념이고, 이는 퇴출되어야 마땅한 잘못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 혹은 개인적 돌봄이 의미하는 범주를 확장 시켜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 즉 돌봄을 제공하는 이와, 제공받는 이들의 관계는 반드시 수평적이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관계와 과정을 평가절하하지 않아야 할 것, 돌봄의 관계를 금전적인 노동의 금전적 대가로만 판단하는 시장경제 및 신자유주의 개념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새로운 돌봄의 페러다임을 위해 지역공동체와 국가와 국가 사이에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물론 이 부분에서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입장도 포함되어 있다.

 


지역공동체와 국가의 돌봄과 관련해서는 서문과 본문에서 강조되고 있는 내용으로 난잡한 돌봄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퀴어와 관련된 의미에서 출발한 이 난잡한 돌봄의 의미는 한 곳에 국한된 돌봄이 아닌 공동체 안에서 안전을 확보하면서 케어 가능한 돌봄의 의미로 재해석된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여전히 그들이 주장하는 난잡함의 돌봄 개념은 표현 자체만으로 무리수로 다가오기도 하는 부분이다.

 

---“난잡함이란 더 많은 돌봄을 실천하고 또 현재 기준에서는 실험적이고 확장적인 방법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난잡하다는 것은 또 차별하지 않는것을 의미하고, 우리는 돌봄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p82

 


각설하고 책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많은 이들의 이론들과 사상 및 각국의 실례를 증거로 싣고 있어 독자들에게 객관적 혹은 일정부분 주관적인 가치판단을 유도한다. 노동의 대가 수단만으로 삼지 않으며 경제적 우위만을 따지지 않은 방법으로 접근해야, 이들이 주장하는 신 유토피아적돌봄 시스템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돌봄의 범주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정치에 한하지 않고 더 나아가 동물과 대자연을 품은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확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나름 설득력 있어보인다. 이들이 꿈꾸고 주창하는 돌봄의 확장개념은 말그대로 무한대로 넓으며 그 한계가 없어보인다.

 


책의 내용과 성격을 잘 대변해줄 것 같은 몇 개의 문장을 함께 싣는다.

 


돌봄의 위기는 지난 40년 동안 특히 심각해졌는데, 이는 많은 나라가 수익 창출을 삶의 핵심 원리로 보편화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원칙을 받아들이면서다.(이하생략)” -p13

 

보편적 돌봄이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 모든 돌봄이 우리의 가정에서뿐 아니라 친족에서부터 공동체, 국가, 지구 전체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우선시되는 것을 의미한다.” -p41

 

돌보는 경제에 대한 우리의 비전은 또 시장 확장에 대한 신자유주의 의제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경제를 오로지 시장현상 하나로 축소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과도 반대된다”-p135

 

…… (앞부분 생략)‘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보이지 않는 심장을 생각해야 한다. 즉 우리는 돌봄과 연민의 힘이 시장화된 개인의 이기심보다 항상 앞서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보편적 돌봄 모델은 이러한 경제적 모순의 해소를 향한 가장 중요한 단계다.”-p143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전체적으로 번역물이기 때문에 매끄럽지 못한 번역투의 긴 문장들이 눈에 자주 띈다. 잘못된 문장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새삼 돌봄과 사회 정치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끌어낼 수 있는 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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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 사계절 건강 밥상편 - 따라 하고 싶은 한 끼! 알토란
MBN〈알토란〉제작진 저자 / 다온북스컴퍼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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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사계절 건강 밥상편

 

 

오랜만에 보는 요리책이다. 반갑다. 가족들이 왜 갑자기 요리책을 보는지 의아해한다. 책에 있는 요리들을 조만간 식탁에서 먹을 수 있는지 묻는다. 호기심이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으로 다가와서였는지 나는 서둘러 외면한 채 도망을 친다.

건강 밥상이라는 문구에 욕심이 생겼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건강에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는 요즘이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냥 요리 솜씨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는 남편의 장난 섞인 말에 솔직하게 인정!이라는 백기를 꺼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려면 어떤가. 특별나게 잘하는 건 없었어도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자고 이십 여년 동안 나랑 잘 살아오지 않았나?

 

책 속에는 계절별 먹을 수 있는 감칠맛 도는 맛난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기본으로, 중간중간에 복날이라든지 추석이나 정월 대보름, 동지와 설날과 같은 특별한 날에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소개한다.

 

책은 우선 재료를 소개하고 만드는 법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사진이 가장 먼저 시선을 멈추게 하는 건 어느 요리책이나 비슷한가보다. 그렇다고 해도 뭐랄까. 이번 책은 편집이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군더더기 사진이나 늘어지는 설명 없이 필요한 이야기만 간단명료하게 싣고 있어 보인다. 하단 부위에는 세프의 설명으로 실제 요리를 하는 도중에 필요한 리얼 팁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정보제공의 성격으로 맛의 한 수라든지, 재료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좋은 재료의 선택 그리고 보관법 등을 소개하는 부분을 포함한다. 이러한 정보의 할애는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있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얼치기로 요리하는 습관이 밴 나 같은 이들에게도 새삼스럽게 요리의 기본 정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준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다양한 음식들이 우리 건강에 어느 부분에 어떤 요소들이 작용해서 좋은 음식으로 적용되는지에 대한 건강과 요리에 관한 직접적인 정보가 없었다는 점이 아닐까싶다. 예를 들면 돼지고기 가지찜일 경우 돼지고기의 어떤 성분과 가지의 어떤 영양소와 성분이 결합해 몸에 어떤 좋은 시그널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리책에 바라는 욕심이 너무 많은가.

어쨌든 개인적인 욕심은 뒤로 하고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책에는 익숙한 음식도 있고, 전혀 새로운 요리도 눈에 띈다. 보편적으로 요리 법에서 매실액 사용이 잦은 것이 눈에 뜨였던 부분이기도 하고, 소주의 활용도 역시 높아 보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재료에 대한 사전 정보를 함께 싣고 있어서 생각지도 않게 요리재료에 대한 살뜰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언젠가부터 어렸을 때 먹던 음식들이 먹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걸 느낀다. 오래전 큰집에서 먹던 떡국이나, 꼬막무침의 맛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그 예전 엄마가 해주시던 갈치 조림이나, 고구마순 조림 같은 음식들을 책 속에서 만날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이쯤 되면 요리책을 앞에 두고 수필을 쓰고 있다는 핀잔을 받을 것만 같다.

엄마가 해주신 밥상을 먹어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몸이 지치고 힘들어질 때면 버릇처럼 하는 말이 엄마 집에서 엄마가 해준 밥 좀 먹고 싶다는, 말이었다. 이런 내게 남편은 철이 없다, 는 말로 일갈을 한다. 그런데 말이다. 어쩐지 밥 한번 같이 먹기가 어려운 건 칠순이 넘으신 노모의 밥상을 받아먹기가 못내 죄송스러운 마음에서인지, 아니면 이 역시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코로나는 정말이지 또 하나의 변명을 더하는 구실에 지나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생으로 먹는 시금치 겉절이는 무척이나 생소한 음식으로 다가온 음식이다. 그런가하면 내가 좋아하는 우엉 조림과, 우엉 불고기는 당장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나는 요리들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명절에 먹는 전에 들어가는 소를 만들 때 고기 비율은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각각 절반씩 넣는다는 정보는, 오래전 만두소를 만들 때 엄마가 말해주던 귀한 정보 그대로였다.

 

무겁지 않고 투박하지 않아서 더 이쁜 요리책이다. 곁에 두면 요리 솜씨가 조금이라도 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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