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란 : 사계절 건강 밥상편 - 따라 하고 싶은 한 끼! 알토란
MBN〈알토란〉제작진 저자 / 다온북스컴퍼니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알토란 사계절 건강 밥상편

 

 

오랜만에 보는 요리책이다. 반갑다. 가족들이 왜 갑자기 요리책을 보는지 의아해한다. 책에 있는 요리들을 조만간 식탁에서 먹을 수 있는지 묻는다. 호기심이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으로 다가와서였는지 나는 서둘러 외면한 채 도망을 친다.

건강 밥상이라는 문구에 욕심이 생겼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건강에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는 요즘이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냥 요리 솜씨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는 남편의 장난 섞인 말에 솔직하게 인정!이라는 백기를 꺼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려면 어떤가. 특별나게 잘하는 건 없었어도 지금까지 잘 먹고 잘 자고 이십 여년 동안 나랑 잘 살아오지 않았나?

 

책 속에는 계절별 먹을 수 있는 감칠맛 도는 맛난 음식들이 소개되고 있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기본으로, 중간중간에 복날이라든지 추석이나 정월 대보름, 동지와 설날과 같은 특별한 날에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소개한다.

 

책은 우선 재료를 소개하고 만드는 법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사진이 가장 먼저 시선을 멈추게 하는 건 어느 요리책이나 비슷한가보다. 그렇다고 해도 뭐랄까. 이번 책은 편집이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군더더기 사진이나 늘어지는 설명 없이 필요한 이야기만 간단명료하게 싣고 있어 보인다. 하단 부위에는 세프의 설명으로 실제 요리를 하는 도중에 필요한 리얼 팁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정보제공의 성격으로 맛의 한 수라든지, 재료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좋은 재료의 선택 그리고 보관법 등을 소개하는 부분을 포함한다. 이러한 정보의 할애는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있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얼치기로 요리하는 습관이 밴 나 같은 이들에게도 새삼스럽게 요리의 기본 정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준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다양한 음식들이 우리 건강에 어느 부분에 어떤 요소들이 작용해서 좋은 음식으로 적용되는지에 대한 건강과 요리에 관한 직접적인 정보가 없었다는 점이 아닐까싶다. 예를 들면 돼지고기 가지찜일 경우 돼지고기의 어떤 성분과 가지의 어떤 영양소와 성분이 결합해 몸에 어떤 좋은 시그널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리책에 바라는 욕심이 너무 많은가.

어쨌든 개인적인 욕심은 뒤로 하고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책에는 익숙한 음식도 있고, 전혀 새로운 요리도 눈에 띈다. 보편적으로 요리 법에서 매실액 사용이 잦은 것이 눈에 뜨였던 부분이기도 하고, 소주의 활용도 역시 높아 보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재료에 대한 사전 정보를 함께 싣고 있어서 생각지도 않게 요리재료에 대한 살뜰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언젠가부터 어렸을 때 먹던 음식들이 먹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걸 느낀다. 오래전 큰집에서 먹던 떡국이나, 꼬막무침의 맛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다. 그 예전 엄마가 해주시던 갈치 조림이나, 고구마순 조림 같은 음식들을 책 속에서 만날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이쯤 되면 요리책을 앞에 두고 수필을 쓰고 있다는 핀잔을 받을 것만 같다.

엄마가 해주신 밥상을 먹어 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 몸이 지치고 힘들어질 때면 버릇처럼 하는 말이 엄마 집에서 엄마가 해준 밥 좀 먹고 싶다는, 말이었다. 이런 내게 남편은 철이 없다, 는 말로 일갈을 한다. 그런데 말이다. 어쩐지 밥 한번 같이 먹기가 어려운 건 칠순이 넘으신 노모의 밥상을 받아먹기가 못내 죄송스러운 마음에서인지, 아니면 이 역시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코로나는 정말이지 또 하나의 변명을 더하는 구실에 지나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생으로 먹는 시금치 겉절이는 무척이나 생소한 음식으로 다가온 음식이다. 그런가하면 내가 좋아하는 우엉 조림과, 우엉 불고기는 당장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나는 요리들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명절에 먹는 전에 들어가는 소를 만들 때 고기 비율은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각각 절반씩 넣는다는 정보는, 오래전 만두소를 만들 때 엄마가 말해주던 귀한 정보 그대로였다.

 

무겁지 않고 투박하지 않아서 더 이쁜 요리책이다. 곁에 두면 요리 솜씨가 조금이라도 늘지 않을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