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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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일이 거의 없기도 합니다만, 술값 내기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회식이라면 법카를, 친구들이라면 ‘엔빵’(더치페이)를 하는 경우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아래 관찰은 재밌습니다!!!

우리들이 마지막으로 한 내기는 술집에서 술값을 내는 사람 맞히기였다. 같이 술을 마시는 나이가 되면서 우리는 그 내기를 종종했다. 열에 일곱은 동생이 이겼는데 나중에 동생이 비결을 말해주었다. 구두가 깨끗한 사람이 일순위라는 곳이다. 그다음에는 안주를 주문하는 사람이고 그다음에는 술을 마시며 자주 웃는 사람이라고 동생은 말했다.

- <해피 버스데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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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는 마음
윤성희 지음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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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에서 ‘네모난 똥’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웜뱃이라는 동물의 내장을 연구해 제3의 재조법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적용하는 기업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모양 그대로 잘 말린다면, 한 겨울에 땔감으로 모아두기에 더 좋겠죠? 조개탄 같이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고.

** 웜뱃의 똥은 왜 네모가 됐을까요? 어떤 자연 선택으로 네모난 주사위 모양으로 빚어내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81120132700009

웜뱃이라는 동물이 어떤 모양의 똥을 누는지 맞히는 문제였다. 정답은 네모난 똥이었다. 세상에! 네모난 똥이라니. 화면에 나온 똥 사진을 보나 똥이라기보다는 벽돌처럼 보였다.

- <해피 버스데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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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산길을 오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이지만을 따지면 타인과 충돌한다. 타인에게만 마음을 쓰면 자신의 발목이 잡힌다. 자신의 의지만 주장하면 옹색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든 것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겨가고 싶어진다. 어디로 옮겨가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겨난다.

- <풀베개>

- <소세키산방기념관: 와세다 건축팀의 귀한 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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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입니다.
목요일부터 쉬고 있는 직장인들도 있겠지요. 낮잠도 자고 유리창도 닦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토요일입니다.

일본 정부와 배상 문제가 불거지며 여행을 가거나 무인양품과 유니클로에서 물건을 구매하던 습관이 뚝 끊겼습니다. 환율의 잇점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일본 만화를 보는 것과 사소한 무인양품 물건을 구매하는 것, 그리고 출장으로 일본을 다녀온 것을 빼면 여행을 다녀온 지는 무척 오래됐습니다. 그래도 환율이 좋았을 때 엔화를 조금 바꿔놓기는 했습니다.

문득, 서경식 선생님의 책을 읽으며 도쿄 미술관과 전시관으로 여행을 다녀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발견한 책이 «도쿄 모던 산책»입니다.

처음에는 한겨레신문에서 미식과 취미 관련 글을 많이 쓰는 동명의 기자의 책인가 했는데, 동명이인입니다. 문헌정보학을 공부하고 국회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한 분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무조건 외우는 게 참 싫었습니다. 과목의 내용을 음미하지 못하고 어거지로 구겨넣는다고 느꼈으니 지적인 수준이 높지 않았으면서도 반항기가 있는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외우는 최고봉은 국사 등 역사 과목이었던 것 같아요. 맥락도 없이 연도와 사건을 외워야 하는데 표현하지 않았던 거부감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연도와 사건을 연결해 맞는지 틀리는지 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도 같구요.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이 책의 시작은 일본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던 이웃 나라들의 연대기를 동일 기간에 비교할 수 있도록 같이 수록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보다는 주워들은 게 많아진 지금의 나는 한국과 중국 / 일본 / 서구를 정리해놓은 기록이 재미있습니다.

아직 미술관과 박물관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구성이 꽤 흥미롭습니다.

*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을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해 1959년에 설립했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한국전쟁으로 일본이 부를 이루며 다시 문화적으로 세계와 교류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을까요? 그러고보면, 만약 국가 간에도 상성이 있다면 우리 나라는 일본에게 뭔가 도움을 많이 주는 것 같습니다. 대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 도쿄에만 이박 이상 머무는 일정으로 최소 세 번은 다녀와야겠어요.

*** 르 코르뷔지에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물이 가까운 도쿄에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시카고에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건축물을 보러 갔던 때가 생각납니다. 엽서를 잔뜩 사 왔던 기억도. 아끼다가 제대로 어디에 보내지도 못한 엽서들은 잘 있는지, 문득 떠오릅니다.

(20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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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많이 읽은 이의 글입니다.

한 단어, 한 문장, 한 편의 글.

이전 소설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짧은 문장에 시간과 장면과 향기와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전해집니다.

그걸 표현하기 위해, 실로 자아내기 위해 전심으로 글을 써내려가지만, 누구나 그런 전심을 가지기도 어렵지만 그런 글을 써내기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다보면 턱 턱 막혀서 삐걱대는 글들이 있습니다. 한발 더 나가고 싶지 않은 혹은 후다닥 넘기고 싶은 글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쉽게 술술 읽히게 씌여진 글들을 읽는데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유있는 시간에, 다른 데 시간과 마음을 나누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 전심으로 읽기만을 할 수 있는 시간에 펴게 됩니다.

* 봄밤에 말을 걸어오는 라일락 향을 좋아합니다. 술 한 잔 마시고 내일을 살러 터덜터덜 걷다가 진한 라일락 향이 바람을 타고 인사를 하면, 갑자기 반갑게 인사를 하게 됩니다.

마흔 여덟에 온전히 소유하게 된 집과 북향의 정원과 십오분 마다 각도를 바꾸는 여덟 개의 거울들과 평안한 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미스김라일락’이라는 이름이 재밌습니다. 맥문동은 라벤더와 구별이 어려웠어요. ㅎ

*** 책 뒤에 아홉살 한강 작가가 쓴 글씨와 시를 볼 수 있습니다.

**** 맥문동과 라벤더를 비교하는 블로그 글들이 제법있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라벤더는 직사광선 햇빛을 좋아하고 맥문동을 간접 햇살과 습한 곳을 좋아해서, 옆에서 같이 키우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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