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제품, 브랜드, 마케팅 사례가 나와있어 새롭게 알게됐습니다.
(...) 나는 메리앤 무어의 말을 믿는다. "가장 깊숙한 감정은 언제나 침묵 속에서 드러난다. / 아니, 침묵이라기 보다 절제 속에서."* 메리앤 무어의 시 <침묵 Silence>의 한 대목.
벅종훈 전 KBS 기자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저서에서 다루는 주제가 월급생활자의 삶과 딱히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2026년을 지나면서 보니, 2020년에 나온 «부의 골든타임»을 좀더 일찍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보다 시의성있는 «가짜 돈 진짜 부»를 먼저 읽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도 허강 사람들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진실한 내면을 드러낼 마음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또한 설령 누군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정말로 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거나 궁금해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더 있기 마련이다. 자아를 마주하는 것은 원래 어려운 일인 데다 언제까지 머물지 모르는 곳에서 임시로 생활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랬다. 설령 모두 함께 모여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일찌감치 자기만의 선이 그어져 있다. 나는 이곳의 규칙을 빨리 받아들였다. 호기심을 억제하 것,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말 것, 진실인지 거짓인지 깊이 파고들지도 말 것,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며 진짜 이름은 물어보지 말 것, 타인의 과거를 캐묻지 말 것 등이었다. 만약 신뢰와 우정이 쌓였다고 해도 언제든지 관계가 끝날 가능서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밤이 되자 나는 무슨 이유인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새벽 3시에 나는 그냥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현관에서 베란다까지, 베란다에서 현관까지 왔다 갔다 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다시 테이블 앞으로 돌아와 «호머와 랭글리 Homer & Langley»라는 소설책을 펼쳤다. 예전에 읽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어 다시 한번 읽기로 마음먹은 책이었다.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가혹한 환경 속에서 험난한 현실 생활을 마주하는 일이다. 삶과 죽음, 인간의 다양한 고통을 알아야만 신이라는 모호한 이미지를 떨쳐버릴 수 있다. 한 친구가 책의 주인공이 선무와 닮았다며 이 책을 추천해주었다. 나중에야 나는 이 소설이 20세기 초 뉴욕에 살았던 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 형제는 원래 번듯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지만 형이 사고로 시력을 잃은 후 동생을 형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두 사람은 점차 사회에서 멀어져 집 안에 많은 물건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왜 세상과 단절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동생은 이렇게 대답해다. "우리는 방해받고 싶지 않았어요." 1947년 3월, 익명의 제보를 받은 경찰은 두 형제가 집 안에서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집 안에 쌓아둔 물건이 너무 많이 문을 열 수 없었던 경찰은 창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경찰은 약 120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는데 피아노 14대, 책 2만 5000권, 볼링공, 방부 처리된 신체 장기, 오래된 T형 섀시, 접이식 마차 덮개, 사용하지 않은 수백 야드의 실크와 천, 말의 턱뼈, 녹슨 자전거, 카메라, 유모차, 수많은 신문과 잡지 등이 나왔다. 매일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 밖에서 청소작업을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