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허강 사람들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자신의 진실한 내면을 드러낼 마음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또한 설령 누군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해도 다른 사람들이 정말로 그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거나 궁금해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더 있기 마련이다. 자아를 마주하는 것은 원래 어려운 일인 데다 언제까지 머물지 모르는 곳에서 임시로 생활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랬다. 설령 모두 함께 모여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그들의 마음속에는 일찌감치 자기만의 선이 그어져 있다. 나는 이곳의 규칙을 빨리 받아들였다. 호기심을 억제하 것,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말 것, 진실인지 거짓인지 깊이 파고들지도 말 것,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며 진짜 이름은 물어보지 말 것, 타인의 과거를 캐묻지 말 것 등이었다. 만약 신뢰와 우정이 쌓였다고 해도 언제든지 관계가 끝날 가능서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밤이 되자 나는 무슨 이유인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새벽 3시에 나는 그냥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하고 현관에서 베란다까지, 베란다에서 현관까지 왔다 갔다 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다시 테이블 앞으로 돌아와 «호머와 랭글리 Homer & Langley»라는 소설책을 펼쳤다. 예전에 읽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어 다시 한번 읽기로 마음먹은 책이었다.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가혹한 환경 속에서 험난한 현실 생활을 마주하는 일이다. 삶과 죽음, 인간의 다양한 고통을 알아야만 신이라는 모호한 이미지를 떨쳐버릴 수 있다.


한 친구가 책의 주인공이 선무와 닮았다며 이 책을 추천해주었다. 나중에야 나는 이 소설이 20세기 초 뉴욕에 살았던 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 형제는 원래 번듯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지만 형이 사고로 시력을 잃은 후 동생을 형을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다. 두 사람은 점차 사회에서 멀어져 집 안에 많은 물건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왜 세상과 단절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동생은 이렇게 대답해다. "우리는 방해받고 싶지 않았어요."

1947년 3월, 익명의 제보를 받은 경찰은 두 형제가 집 안에서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집 안에 쌓아둔 물건이 너무 많이 문을 열 수 없었던 경찰은 창문을 부수고 진입했다. 경찰은 약 120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는데 피아노 14대, 책 2만 5000권, 볼링공, 방부 처리된 신체 장기, 오래된 T형 섀시, 접이식 마차 덮개, 사용하지 않은 수백 야드의 실크와 천, 말의 턱뼈, 녹슨 자전거, 카메라, 유모차, 수많은 신문과 잡지 등이 나왔다. 매일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 밖에서 청소작업을 구경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처음에는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퍼지는 ‘탕핑’이 그저 가벼운 현상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해, 아니 많은 사람들에 대해 알기 시작하면서 느껴지는 바가 많습니다.

유럽 여행을 가면, 일본이 처음 코스를 개발하고, 한국이 뒤따르고, 중국이 몰려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왠지 그동안 중국에 대해 그다지 후한 평가를 주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멀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읽은 중국의 젊은이들에 관한 모습을 보면서,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이 책 «탈주자들»에 나오는 젊은이들이 내가 읽은 책과 만화를 보고, 내가 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신들의 삶에서 모든 것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으로 자신의 동굴에 들어가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자유주의 시대에 느끼는 사람들의 피로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허강에서 직접 살았기 때문일까요? 그동안 읽었던 인터뷰보다, 이 책에 나오는 인터뷰가 더 와닿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중국이 돈을 벌게된 제조강국의 모습이, 중국을 키웠을까? 전 세계에 도움이 됐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수요를 생각하지 않고 공급으로 국가의 부를 바꾼 현재의 정권은, 지금도 수요는 생각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가를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전세계를 뒤덮은 수많은 물건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게 함으로써 편리함과 생활 수준을 올려주는 역할도 했을 것이고, 또한 가성비 있는 물건들을 버리지 못해 집에 쌓아두거나 아껴쓰지 않고 버림으로써 쓰레기가 말할 수 없이 늘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겁니다. 동시에,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중국의 젊은이들, 혹은 노동자들은 반복적이고 제 값을 받지 못하는 반복적인 생활에 짓눌려 지내다가 탈출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 시대가 가는 방향을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속도를 늦춰, 다시 인류가 생각을 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논의하고 실행할 수 있을까요?

이제 곧 추운 겨울이 올텐데, 자신의 동굴 속에서 자신의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을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응원을 전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예전에 «심리치료 극장»을 읽었습니다. 그때는 필리파 페리 박사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고, 또 심리치료에 대해, 심리학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역사와 심리를 공부함으로써,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맨 몸으로 부딪혔던 세상에 대해 조금 더 노련하게, 혹은 조금 더 이해를 갖춘 상태에서 살아보고자 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필리파 페리 박사와 만났습니다. 신기합니다. 거의 20여 년 전으로 느껴지는 십 수년 전의 시간을 거슬러, 다시 심리학자인 필리파 페리 박사와 만나게 됐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20대의 끝에 서 있는 저자가 쓴 20대의 이야기를 잘 읽었습니다. 누구도 자신의 시대를 완전히 떠난 사고를 하기는 쉽제 않겠지요. 자신의 시선으로 그려낸 시대의 모습에 대해 잘 읽었습니다.

“손절사회”에 대해 궁금하다면, 지금의 2030이 어떻게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 별 4개의 기준은, 추천을 하되 모두에게 해당되는 책은 아닐 것 같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