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도 열심히 비닐을 씻고 컵을 씻고 플라스틱을 씻고 드립백에서 커피 가루를 따로 분리하고 커피 가루를 말리고 대나무 칫솔을 쓰고 고체치약을 쓰곤했습니다만, 현실적으로 지속하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 시절에는 사무실에서 조시락을 먹을 때 일회용 수저 대신 개인 다회용 젓가락을 사용하다가 심각하게 질문(항의)을 받았습니다. 뭔가 특정인의 심적 불편함을 유발한 것이지요.
회사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건 가능합니다. 다같이 사용한다면 더 이상 컵을 씻는 행위가 이상하지는 않으니까요.
칫솔과 치약은 아직 못 미칩니다. 좋은 의도로 꽤 여러 개를 사용하고 선물도 했지만 플라스틱 칫솔과 튜브에 들어있는 치약을 대체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익숙함도 품질도 구매의 편의성도. 좋은 마음으로 동참하는 소비자도 굳이 지속하게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물건을 살 때 굳이 추가 포장은 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유난함이(라고 느끼는 행동이) 일상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제품 자체가 친환경으로 변하는 게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 포장지는, 몇 년 후에 정말로 부서지는 걸 경험하고나니, 왜 이렇게 친환경에 비호감과 비싸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걷히지 않는 걸까 생각해봅니다.
어쩜 기업에게는 사업의 방향을 바꾸는데 당장의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빨리 상용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수록 더 공고하게 입지가 다져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도 세워봅니다.

그때까지 (환경학자 요한) 록스트룀은 다른 많은 연구자들처럼 지구의 한계를 넘지 않는 ‘녹색 성장’을 실현해내면 기온 상승을 1.5도 미만으로 억누를 수 있다고 상정하면서 연구를 해왔다. 그렇지만 마침내 기존의 입장을 버리고 자기비판을 했다. 다시 말해 ‘경제 성장’ 또는 ‘기온 상승 1.5도 미만 억제’ 중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조금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면, 경제 성장과 환경 부하의 ‘디커플링 decoupling‘이 현실에서는 극히 어렵다고 록스트룀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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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경제 성장‘에 따라 ’환경 부하‘는 증가하게 마련이다. 그동안 연동해서 증대되었던 두 현상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서로 떼어내는 것이 바로 디커플링이다. 즉, 경제가 성장해도 환경부하가 커지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기후 변화와 관련한 디커플링이란, 신기술을 개발하여 경제 성장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삭감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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