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아이누족의 역사와 언어, 생활상을 철저하게 고증하면서 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누족의 고유한 역사나 입장보다는 일본 입장에서 그린 아이누족의 모습, 결국 일본과 동화해서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져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일부러 그리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일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모두 자기 입장이 강합니다. 비즈니스 매너로 거슬리는 사람들은 딱딱하건 부드럽건 자신의 입장만 관철시키는 사람들일 겁니다. 상대의 입징도 듣고 감안하고 그리고 물러설 수 없는 자신의 입장을 내놓는다면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쉬울 겁니다.
마지막 권은 싸움이 몰아치면서 낄낄거릴 수 있는 코드와 적당한 비장감이 감돌아 기괴했습니다. 어쩌면 아이누족을 희화화한 면도 있고, 결국 사냥술이 뛰어난 아이누족 여성 아시리파씨와 일본의 잘생긴 불사신 스키모토와의 연결로 끝나지만, 그 사이에 나오는 수많은 죽음들이 현실에서 벌어졌던 일이라고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광복 80주년은 일본의 패전 80주년입니다. 아직도 이런 전쟁을 통해 일본이 강대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만화를 일본 문부성에서 후원하고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일본 문화에도 독특한 점이 있겠지만, ‘우월한 문화’라는 게 성립하는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 ‘인권이 없는 문화’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뭔가 죽음의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낄낄거리는 에피소드들이 그려진다는 게 별로입니다. 전투의 장면, 죽음의 장면과 원초적인 장면을 적나라하게 그리기보다 «장송의 프리렌»같이 전투는 짧게, 그 이후 사람들이 사건과 전투를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모습이 더 많이 다뤄지는 만화를 좋아합니다.
* 나중에... 작가의 의도 등에 대해 더 찾아본 후에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 어쩜 일본 문부성의 후원과 일본 망가의 인기가 시들해진 시기가 맞물리지 않을까,하는 가설을 세워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