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섭 작가에 대해서는 친구가 추천한 책으로 알게 됐습니다. 한참 전에 추천 받았는데, 이제서야 펴봅니다.

남의 고통과 내 손톱 밑의 가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의식적으로, 의지적으로 다른 사람을 돌아보는 행위가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회에서의 나와 자연인으로서의 나를 일치시키고 싶었지만, 다르게 지내는 게 맞겠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얻고 싶은 것, 되고자 하는 것을 조직에서 발신하지 않으면 밀려나는 사회이니까요. 어쩌면 지금까지 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판단을 남이 내려준다는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지, 가만히 있는다고 저절로 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어쨌든, 나와 다른 사람이 만난다면 아주 꼭 같은 입장에서 만날 수는 없습니다. 나는 나누고 싶은 마음에 한 행동이, 상대에게는 위화감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릅니다. 겉으로, 물건이나 옷차림이나 말투나 표정에서 뭔가를 지우더라도, 참 이상하게도 그런 것들은 본능적으로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제도나 시스템을 먼저 제대로 갖추는 게 우선일지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이들의 마음을 토닥거리고 꼬옥 안아주는 것도 위로가 되겠지만, 모두가 사회에서 당당하게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 <보이지 않는 고통을 응시하다>편에 나오는 과학자 캐런 메싱의 책도 (언젠가!) 읽어보고 싶습니다.
자신의 연구를 추적해서 다시 돌아본 것 자체가 놀랍고, 그로 인해 알게 된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고 논문으로, 책으로 발표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 챕터 순서대로 읽고 있지 않습니다만, 챕터 별로 읽는 게 좋습니다.

(...) 2017년 출판된 논문 <여성을 고통받게 하는 페미니스트 개입>은 여러 면에서 놀라웠다. (...)
논문의 내용은 더욱 놀라웠다. 캐런 메싱은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 자신이 제안한 정책을 받아들인 병원에서 여성 노동자의 비율이 감소했고 여성 노동자의 산재율은 오히려 증가했던 것이다.
캐런 메싱은 그 고민을 2022년 한국어로도 번역된 책 «일그러진 몸 Bent Out of Shape»에서 상세히 다루며, ‘일터에서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일할 수 있다’는 전통적인 주장을 따르며 성별간 신체적 차이를 지우는 관점이 과연 여성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데 효과적인지 묻는다. (...) 책 곳곳에서 느껴지는 현장성도 놀라웠지만, 자신의 ‘무력함’을 정직하게 직시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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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목 «미묘한 메모의 묘미»를 보니
네모만 가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메모는 네모네모가 아니라 자유롭게 순간을 포착하는 걸텐데요.

영어 단어 memo 혹은 MEMO는 좀 더 개구지게 웃는 표정 같은 구석도 있는데 말이죠.

* ‘메모’에 해당하는 우리 말은 무엇일까요? 언젠가 들어서 기억하려고 했지만, 기억이 나질 않네요.
-> 우리말은 찾질 못했고, 한글로는 ‘비망록’, ‘기록’이라고 합니다.
-> 아... ‘메모’가 표준국어사전에 등재되어있네요. ‘메모하다’도.
-> 우리말로는 ‘적바림’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동사는 ‘적바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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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백만 번 산 고양이»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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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른의 말>은 잊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상이 미친듯이 달려가고 있는듯 보이는 방향이 아니라, 진짜 내면의 넉넉함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사람들과 다른 방식로 나답게 살면서 세상이 빠르게 악화되는 걸 늦추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다가 갑자기 눈을 뜨는 애매한 시간들이 있습니다.
00시 23분, 03시 07분. 02시 14분.
‘꽁’으로 얻은 시간에, 세상이 잠들고 불안이 미처 눈을 뜨지 않은 시간에(투르니에의 «짧은 글 긴 침묵»에 있는 문장에서 따왔습니다), 한 번 펴서 읽어도 좋겠습니다.
하루의 루틴에 있는 시간 외에 갑작스럽게 맞닥뜨리는 ‘진공의 시간’에, 힘을 빼고 목적도 잊고, 그저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시간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만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모든 글이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이해의 맥락이 부족해서였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부담없이, 갑자기 주어지는 진공의 시간을 만난다면,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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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론’.
마음에 와닿는 표현입니다.
‘롤 모델’은 거창하기도 하지만 다른 이들이 붙이는 이름이라면, ‘샘플’이 되는 건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제까지 직장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샘플이 되는 것.

아래 글과의 차이는 ‘넘버 원‘이 되었느냐의 여부인데요, 매번 맡은 일을 넘버 원으로 해내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상대가 있는 승부를 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저 맡은 일을 나답게, 지금까지 없었던 수준으로 하려고 해온 것. 그것이 최인아 작가가 말하는 ’샘플론‘과 이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최인아라는 사람의 소명을 말한다면?
"샘플론으로 말하고 싶어요. 나는 롤 모델이 없었는데, 그 상황을 아쉬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겼어요. 내가 롤 모델이 되고, 내가 샘플이 되자고. 회사 내에 만연한 남성 위주의 제도와 시스템은 한 번에 바뀌지 않아요.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렇고 조직 운용 방식이 오랫동안 그렇게 되어 왔으니까. 그럴 때 중요한 건 개인의 돌파력이에요. 어떤 개인 한 명이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돌파하면서 샘플이 되면 ‘어? 저게 되네?’가 되는 겁니다. 최초라는 건 단지 두 번째나 세 번째보다 하나가 빠르다는 걸 의미하지 않아요. 그 최초의 샘플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가능한 거에요. ‘저건 안 돼‘, ’길이 없어‘ 하는 걸 되게 하고, 길을 만드는 최초의 사람이에요. 지도에 길이 없다면 그건 아직 만들지 않은 길이라는 뜻입니다. 아직 안 만들어서 없는 거에요. 누군가가 만들면 그 사람은 최초의 길을 낸 사람이 됩니다. 박세리 선수도 그렇죠. 박세리는 한국에서만 활동해도 충분히 괜찮은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LPGA에 도전했죠. 모두가 안 될 거라고 봤어요. ’미국에 실력자가 얼마나 많은데 그게 되겠어?‘했죠. 그런데 했어요. 이후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이 줄줄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뭔가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돌파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게 그 사람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인아 - 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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