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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하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
도스또예프스끼 지음, 홍대화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우선 표도르 도스또예프스키. 말했다시피 이 작가 작품 처음 읽은건데, 문장이 (번역 읽은 주제에) 충실한 와중에 개성이 있어 좋았다. 특히 대화체에서 흐흐흐 헤헤헤 하는 감탄사가 캐릭터에 따라 찰지게 붙는데 그게 인물들에게 생명을 주는 듯했다.
캐릭터들도 각기 특이한 와중에 신기한 공통점이 있었는데 결국은 모두 초월자였다. 엄마, 누이, 친구, 추격자, 연인(?) 등 모두가 주변에 흔히 있는 인물인데 그 행동은 한 차원을 모두 넘어섰다. 주인공 뿐 아니라 비극 앞에 선 인물들의 행동이 참 한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소설 속 인물들이구나 싶었다. 이게 비현실적이라 싫은게 아니라 우리의 세계와 또 다른 철학 속 세상 이야기 같은 익숙한듯 환상적인 인상이었다.
읽으면서 계속 궁금했다. 어떤 벌일까. 체포된 후 법에 따른 벌은 아닐 것 같았다. 그냥. 너무 그건 일차원적이잖아. 읽고 보니 벌은 죄를 짓고 뻔뻔히 살아가기엔 이유도 동기도 없이 죄인인 본인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다. 그거야 말로 죄악이다.
2018년 올해의 책이라고 해야하려나.
너무 좋았다. 헤헤헤.
[발췌]
여기서 주목해야 될 것은 그가 계단을 내려가면서도, 어쩌면 일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닐 수도 있고, 여인들과의 관계가 충분히 회복될수도 있으리라고 생각 했다는 점이다.
그는 갑자기 온 몸을 굽혀 땅에 엎드리더니 그녀의 발에 키스했다.(......)나는 당신에게 절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의 고통에 절을 한거요.
그는 가장 유행하고 있는 평범한 사상에 푹 빠져 들어서, 곧바로 그 사상을 저속하게 만들어, 때로는 가장 진실한 모습으로 그 사상에 헌신하는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희화화시켜 놓고 마는 그런 수많은 종류의 속물들, 나약한 조산아들, 모든 것을 어설프게만 배우는 고집쟁이들 중의 하나였다.
이 소시지 같은 년아, 이 애가 훔쳤다고 맞장구를 쳐? 넌 치마를 두른 비열한 프로이센 닭다리야!
-재치와 개성 넘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청 굴욕적인 욕이다
권력은 용기를 내서 몸을 굽혀 그것을 줍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사실을 말이야.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울 까닭이 없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득한다면, 그녀가 우는 것을 멈추게 될 거 라고요 (......).˝
˝그렇다면 사는 게 너무 쉽겠군요˝
까쨔는 여자들이 샴페인을 마실 때 흔히 그러하듯이 한번도 입을 떼지 않고서 스무 모금만에 샴페인 한 잔을 단숨에 들이켜고
-러시아 여자들 내 스타일로 술 마시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