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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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읽은 책인데 마음에 드는 문장만 메모해두고 계속 미루다가 영화 ‘개들의 섬’ 현이의 댓글을 보곤 읽건 보건 뭐든 기억이 선명할 때 기록을 남기자 싶어서 임시저장글 꺼내 작성한다.

먼저 읽게된 이유는, 한국에서의 마지막 2년 정도 열심히 갔던 단골 술집 신논현 오뎅바 정든집 사장님이 영화, 음악, 문학에 관심이 많은 분이셨는데 매장에 있는 그 분의 문학 컬렉션이 내 취향과 꽤 맞아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몇 번 말을 트고 서비스도 항상 챙겨받을 때 즈음에 손님 없는 틈 타 대화하다가 “최근엔 이 걸 재밌게 읽었어요”했던게 바로 이 책이었다. 호감있던 사장님의 추천에 책을 통해 그 분의 취향을 알고 싶었는데 결론은 음 엥 아... 스럽다 ㅋㅋㅋ

사장님~~~~! 히가시노 게이고 좋아하시나요우요우요우(신논현까지 닿을 나의 메아리)

우선 추리소설이고 잘 쓰인 오락소설이다. 지루하지 않고 허접하지도 않으나 그렇다고 또 띵작은 아닌......한국 3만 관객 영화 같은 느낌이다. 잘 봤는데 몇 년 후엔 기억이 안 날.

주인공 사설 탐정 구동치(이름이 너무 싫어 ㅜㅜ 강백호 같음 ㅜㅜ)는 의뢰인이 사망 후 딜리팅(소멸,삭제)를 요청한 물건을 처리하는 일을 전문으로 한다. 그 구동치가 맡은 딜리팅 사건과 그 즈음 발생한 살해 가능성 있는 추락사 사건이 뭉쳐져 그 배후에 있던 누구와 누구가 드러나고 그 와중에 동료이자 친구가 희생당하고.

어디다 추천하긴 부끄러운 그냥 딱 안 망할 영화 정도 되는 스토리였다. 히가시노게이고 소설의 평균점 정도에 있는 재미와 몰입감이다. 그렇지만 (딜리팅이라는 것이 실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주인공 직업의 설정부터 주변인물의 명확한 캐릭터 특히 인물들의 대사들이 참 좋았다. 나에게 한국 소설의 재미는 대화체에서 나오는 것 같다. 우리의 유머, 우리의 방식, 우리의 호흡법을 느끼는 게 좋다. 요즘 책 안 읽혔는데 가볍고 빨리 읽히는 소설을 읽어 오랜만에 독서의 재미를 느껴 좋았다.

도둑질? 소매치기? 당하는 순간 읽고 있던 책이었기 때문에 아마 잊히진 않을 것 같다.

-발췌

끈금없이 이렇게 묻더군요. ‘영민 선생님은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라고요
-제일 먼저는 습관적으로 지우가 떠올랐지만 조금만 더 생각했더니 의외의 답이 나왔다. 아이를 갖고싶다.

“바쁘게 사는 건 좋은데, 그렇게 힘없게 다니면 남자들이 싫어해요. 결혼할 나이도 지난 것 같은데, 요새 남자들은 발랄하고 상냥하고 그런 여자들을 좋아하잖아.”
-ㅅㅂㄴㅇ???

“아가씨, 여기가 무슨 관리사무실인 줄 알아? 구 탐정이 언제 어디 갔는지 내가 다 알 것 같아? 내가 그렇게 할 일 없는 아저씨로 보여? 응? 말해봐.”
“죄송합니다.”
“그런데, 실은 다 알아.”
“네?”
“내가 다 안다고.(......)구탐정 30분 전에 나갔어.”
“어디로요?”
“어디로? CCTV에 지나가는 사람이 어디로 가는지도 적혀 있을 것 같아?”
“아뇨. 죄송합니다.”
“그런데, 내가 알아. 운동하러 갔어. 매일 이시간에 운동하러 나가거든.”
-두 번 반복되니 웃겼다.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5:5 하자! 했더니 차 끽 멈추고 심각한 얼굴로 ...누가 5야 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옥상에서는 뭐든 다 멋지게 보였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모든 풍경에 이야기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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