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과농사 2년차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알라딘에서) 별로 없습니다. 요즘 꽃이 한창인데 그 꽃을 사진에 담는 것 외엔 별달리 할 게 없습니다. 사과꽃을 찍으면서 제가 좀 느낀 게 있습니다. 사과가 다르면 얼마나 다를 것이며 품종별 차이가 있다한들 그 차이는 또 얼마나 될 것이냐 하는 뭐 이런 허튼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요즘입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같은 사과라도 저마다 다릅니다. 어디 사과 뿐이겠습니까마는, 정말 많이 다릅니다. 품종이 다르면 수형부터 다르고 꽃모양도 다릅니다. 심디어 같은 품종끼리도 다릅니다. 나무의 나이나 건강상태까지 살펴보면 거기서 또 달라집니다.너무 당연한 걸 전 요즘에 깨닫고 있습니다. 홍로라는 품종의 꽃입니다.
고구마 한다발(100뿌리?) 풋고추3, 아삭이 고추3, 청양고추2,참외2, 단호박1, 애호박1, 오이2, 가지2, 상추6, 케일2, 치커리로 보이는 거1
하루 일과를 적는 일이 너무 힘들다. 언제부터인가 손을 놓아버렸다. 아니 애초부터 안했다. 내겐 그저 철딱서니 없는 페이퍼가 팔잔가 보다. 그나저나 요즘은 그마저도 힘들다. 힘이 없다. 진이 빠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뼈빠지게 사는 것도 아니다. 엄살 떠는 거나 진상 부리는 거나 거기서 거긴데, 이게 그런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말투가 점점 이런 식으로 밖에 안된다. 진짜 나를 모르겠다. 감정기복 장난 아닌 건가. 심하게 나이 먹는 건가. 하긴 그럴 때도 됐다. 받아들여야 하나. 받아들이자. 하다하다 도저히 안되면 그때는 들이받아보자. 어떻게? 그냥 막.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무슨 이런 시시껄렁한 질문을 걱정처럼 말하고 보니 할 일도 참 없다는 생각이 든다. 김훈의 글을 읽다가 잠깐 울었다. 오늘은 밤늦도록 잠이 오지 않을 전망인데 잘 읽던 책을 덮었기 때문이다. 문체의 결이 일정한데다 내용의 무게감까지 더해서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왔을 때는 눈꺼풀이 알아서 신호를 보낸다. 이제 곧 알라딘에 머물다 나가면 다른 책을 잠시 들추다 편안하게 꿈도 없는 잠을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