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맘때면 늘 꽃가루 앨러지에 시달리곤 한다. 한 해도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는데 4월까지 비가 내린 이번 해에는 5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시달라고 있다. 마지막 비가 그치고 나서 날이 따뜻해지면서 바람과 함께 사방에서 온갖 식물들의 때춤이라도 시작된 건지 이틀 전부터 눈과 코가 멀쩡할 겨를이 없다. 참고 참아 눈을 비비지 않더라도 눈은 벌게지고 눈주위는 전날 과음을 한 것처럼 붓고 코에서는 콧물이라 말하기엔 너무도 맑고 투명한 것이 수도꼭지라도 틀어놓은 냥 줄줄 흘러내린다. 잠깐 운동을 하면서 조금 가라앉기도 하지만 씻고 집을 나서면 다시 시작된다. 눈이 오지 않는 이곳의 겨울을 춥게 느끼지 시작한 해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는 봄의 행사 아닌 행사가 되겠다.
뭐라도 읽어야지 싶어서 이런 저런 책을 뒤적거리다 보면 어느 날엔가 한 권씩 끝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