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매일 하는 대로 이런 저런 책들을 (1) 사무실에서, (2) 집에서, (3) 운동하면서, (4) 기타등등 읽고 있다.  개중에 우연하게 구매해서 보관하다가 읽게 된 책도 있는데, 무지하게 재미있다.  역시 마음에 드는 책은 일단 가능하면 사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나의 지론을 다시 확인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건 헌책박에서 3불에 구입한 'The Mammoth Book of Classic Science Fiction - Short Novels of the 1930s'라는 이름으로 나온 1988년도 버전인데, 2007년의 판에는 golden age SF라는 말이 따로 붙어있다.  10명의,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놓았는데, 지금까지 3편을 읽었다.  3번째로 리스트 된 작품이 특이하다면 특이한데, The Thing이라는 영화 - 커트레셀이 주연한 - 의, 혹은 최근에 나온 The Thing이라는 영화 - 전편의 prequel에 해당하는 - 의 원작같다.  내가 두 영화를 모두 보지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영화들의 원작임은 확실하다.  구입한 동기는 아시모프가 Charles G. Waugh와 Martin H. Greenberg라는 두 작가들과 edit했다는 표지의 선전구 때문인데, 오래 책장 한 구석에 들어가 있다가 최근에 읽히기 시작했다.  매우 재미있는 책이고, 1930-40년대의 classic들을 모아놓았기에 그 시절에 미국의 SF작가들이 생각하던 미래의 세계관이나 현실의 모험의 이미지가 잘 나타나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사료로써의 가치도 있다고 본다.  일종의 1차 자료로써 말이다.  다 읽이면 각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expand해보아야겠다.

 

한 150페이지 정도를 읽었는데, 이제 50을 바라보는 저자가 젊은 세대에게 존재에 대한 것, 장기적인 비전, 지혜롭게 단련된 마인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 테마를 한 장으로 꾸며서 에세이 모음집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구구절절히 옳은 말로 가득차있는데, 다른 성공학/자기계발류의 책들과는 달리 저자의 깊은 성찰과 고민이 배여있다.  즉 책을 쓰고 팔기 위해 쓰여진 책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전에 주식투자에 대한 저자의 책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 후로 저자의 독서관도 조금은 변한것 같다.  여전히 독서에 대한 그의 견해에는 약간의 disagreement가 있지만, 우리 시대에 흔하지 않은 - 굳이 국민멘토라는 다소 낯간지러운 별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 멘토들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안경환 교수님은 이런 책 안쓰시나?  이분도 대단한 학자이고 인격자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거의 다 읽어가고 있다.  몽상, 환상, 추리, 공포 등의 장으로 나누어 수록한 포의 소설 전집이다 (시는 빠져있다).  알면 알수록 작가의 삶도 꽤나 미스테리어스한 것 같아 소설과 잘 overlap이 된다.  어디까지 소설의 구상이고 어디까지 작가의 몽상인지 헷갈린다.

 

읽으면서 확연히 느꼈는데, 에도가와 란포 선생의 상당작품들이 포의 작품에 대한 노작이라는 것이다.  기본 테마와 설정, 느낌까지 그대로 가져온 것 같다.  역시 창작의 시작은 노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좋아하는, 또는 작가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다른 작품들의 테마와 구성을 가져다 노작을 하는 것으로 일종의 사숙행위가 이루어지는 것 같다.  뒤팽처럼 가끔은 낮을 밤으로 바꾸어 살아보는 것도 재미는 있겠지싶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번역에 이슈가 좀 있다는 것.  예를 들면 아리스토텔레스를 풍자한 케릭터가 있는데, 아리스 토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문표기를 읽으면 아리스토틀이 되는 것은 나누어 놓은 것인데, 역자주에 '아리스토틀 - 그리의 철학자'라고 되어 있다.  완전 코미디 같다.

 

그.리.고.  여전히 아주 천천히 진도를 나가고 있는 두 분...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탄하 2012-06-2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 몽상>..작품성이 기대되긴 하지만 그림에 떡인 책입니다.ㅠ.ㅠ
옛날엔 추리, 스릴러, 미스테리에 강했는데 점점 심장이 작아지네요.^^
그래도 너무 많은 분들께서 극찬하시는 것을 들어 온 터라
나중에 마음잡고 읽어봐야 겠다(특히 백주 대낮에) 벼르고만 있습니다.

transient-guest 2012-06-27 00:35   좋아요 0 | URL
ㅎㅎ 깊이 빠져 읽으면 좀 무섭습니다. 소위 하드고어한 그런게 아니라 머릿속을 휘저어 놓는 듯한 좀더 원초적이고 깊은 공포라고 할까요? 그래도 꼭 한 권 소장하고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네요..ㅋㅋ 뒤팽처럼 낮에 두껍고 까만 커튼으로 모든 빛을 차단하고 촛불에 의지해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요?ㅎㅎ

노이에자이트 2012-06-30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포의 작품 중에서는 '어셔가의 몰락'을 제일 좋아합니다.어떤 작품을 좋아하시는지요?

transient-guest 2012-07-01 10:36   좋아요 0 | URL
저는 '모르그가의 살인'입니다. 스토리 구성보다도 작가가 작품을 통해 쓴 이야기들 - 예를 들면 도입부 같은 - 도 좋고 주인공-화자와 뒤팽의 밤의 찬미같은 특이한 생활도 무엇인가 끌리고요. '어셔가의 몰락'도 굉장히 인상이 깊죠. 마지막에 집이 땅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부분이 그야말로 'fall' 그 자체인거죠.
 
D의 복합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생각할때 정통추리라면 적어도 읽는 나에게 무엇인가 clue를 주고 두뇌게임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시하거나 모든 사건에 대한 내용을 보여주고 주인공이 범인과 대결하면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구도를 주어야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역시 다른 몇 개의 작품들에서 보았듯이 세이초의 작품은 이런 면에서는 정통추리소설이라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D의 복합 - 과거의 살인사건에 대한 복수가 주된 theme이 되는 이 작품에서는 독자는 그야말로 방관자가 되어 스토리를 읽어나갈 뿐, 별다른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심지어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이세'씨 역시 온갖 추리를 해대지만, 절대로 사건의 본질에 가까이 갈 수가 없다.  그저 거의 막바지에 가면 누군가 좀 수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정도?  하지만 사회파의 본질은 추리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또는 있음직한 사회현상이나 사건을 소설로 재구성하여 reader의 awareness를 불러일으키는 것, 또는 관심과 흥미를 끄집어 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는 하나의 르뽀로써 훌륭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사건이 얼마나 자주 있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차도살인은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방편들 중 하나이다.  지금도 많이 일어나고 있고 - 20대의 철없는 디도스 테러같은...

 

세이초옹이 살아있어 한국의 실정을 살핀다면 기뻐 날뛸지도 모를 일이다.  작품의 source가 되는 일들이 너무너무 많다고 생각할테니까.  아마도 자청해서 한국어를 익히고 한국에 들어와 살지 않을까?  자신의 작품인생세 제 2의 중흥기가 왔다면서 "손녀딸을 안고 펄쩍펄쩍 춤을" 추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른 작품들이 북스피어와 모비딕이라는 출판사의 합작으로 계속 나오고 있다.  마저 다 읽어보면서 일본의 한 시대를 들여달 볼 수 있는 재미를 만끽하고자 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이에자이트 2012-06-2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마쓰모토 세이초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 <북으로 간 시인>을 썼죠.올해에 번역되어 나올 겁니다.80년대에 한 번 번역된 적이 있습니다만...

transient-guest 2012-06-27 00:36   좋아요 0 | URL
평론에서 refer된것을 보았습니다. 나오면 구해보려고 해요.

달사르 2012-06-2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 책도 마음에 듭니다. <짐승의 길>도 마음에 들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풉! 웃었어요. 작품의 source가 넘쳐나는 한국에서 세이초옹이 얼마나 기뻐했을까 생각하니 말이죠. (음..이미 고인이거지요?)

transient-guest 2012-06-29 03:26   좋아요 0 | URL
상당히 특이한 전개를 보여준 작품 같네요. 네 1992년에 귀천하셨다고 나오네요. 음모론과 정부에 관련된 소설을 쓸만한 source가 넘쳐 국격이 매우 향상된 21세기 대한민국입니다.ㅎ

달사르 2012-07-06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읽는 중이에요.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서 무척 기뻐요. 트란님 덕분에요. ^^ D의 복합을 두번째로 읽으면서 짐승의 길도 조금씩 읽고 있어요. 새로운 장르로 들어가는 문을 살짝 여는 기분입니다. 히.

transient-guest 2012-07-07 01:50   좋아요 0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ㅋㅋ 저도 달사르님 서재가서 담아온 책들이 많아요. 바로 살 수는 없지만서도.. 저는 요코미조 세이시한테 감사해야겠네요. 마쓰모토 세이초를 이 작가로 착각하고서 전집이 나오길래 사볼 생각을 하게됐거든요..ㅋㅋ
 

좀전에 김어준/주진우 검찰송치 기사를 봤다.  불법선거운동혐의로 그랬다는데.  그대들 검찰.  부끄럽지도 않은가?  난 도대체 그대들이 법조인이라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법은 형평성있게 집행되어야 하고, 일반인의 논리와 상식에 맞아야 한다고 배웠다.  오죽하면 law school 1학년 때 처음으로 접하고 학교 다니는 내내, 아니 변호사로 일하는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듣고 쓰는 말이 reasonable이겠는가?  이 reasonable이라는 말은 검찰이나 가카, 정치검사, 공안검사, 재벌이 아무때나 자기들 입맛에 맞게 바꾸는 기준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이 특정 상황에서 하는 언행과 생각에 기준을 맞춰 쓰는 말이다. 

 

김어준/주진우가 검찰송치되려면, 박근혜와 손수조 (무슨 이름이 이래???  내가 이런 소리를 쓰는게 물론 더 유치하지만, oh well. please bear with me)가 먼저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받았어야 한다.  이게 일반인의 상식이다.  왜? 선거운동을 했으니까.  바쁜 몸께서 부산까지 내려와서 정치공천된 수조씨를 지원하려고 일부러 차타고 대가리 내밀었으니까, 가려던 쪽하고 다른 방향으로 잠깐 가면서.  이게 선거지원이 아니면 뭐라고 해야하나?  아! 부산선관위에서 우발성으로 purpose가 없어서 선거지원이 아니라고 했지?  그럼 왜 반대방향으로 가는 차에 잠깐 탔지?  다리 아파서, 그리고 운전기사가 실수했다 치자.  그럼 왜 대가릴 디밀고 손을 흔들었지?  토할까봐?  이거야말로 bull-shit이다.

 

이석기/김재연과 동조자들이 진보/민주의 근간을 흔들며 국회에 정착하는 동안, 그리고 민주통합당은 아직 자기것도 아닌 미래의 이권을 가지고 사분오열하면서 싸우는 동안, 가카는 착실하게 퇴임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박근혜의 선거부담을 덜어주려고 이리저리 개인적으로 문제되는 일들과 각각의 분야를 주도하던 행동대장과 대원들을 적당히 털어내주더니, 이젠 눈에 가시같은 - 아니 치질걸린 항문에 뾰루지같은 - 김어준/주진우를 정리하려는거겠지.  여기서 검찰은...

 

아마도 총선때까지 눈치를 좀 봤겠지?  대세가 저쪽으로 옮겨가면 적당히 갈아탈 준비도 하면서, 정치검사 5-6은 옷벗고 10대로펌으로 가서 변호사 - 로 위장한 사외이사 내지는 케이스 브로커 - 가 되면 되었을테지?  그런데, 이게 판을 보니까 대세가 마사오의 딸로 가는 듯 하니, 다시 그 동안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이겠지.  살기가 도는 마사오의 딸의 눈빛을 보면, 가카의 찢어진 눈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문득 소름이 돋는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과거로의 회귀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예전에 봉우노인이 50년대 한국 정치판을 보면서 2류인물만 있어도 어떻게 될텐데 맨 5류인물들로 가득차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 2012년의 한국 정치판도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저조한 투표율.  역시 문제가 많다.  게다가 투표하지 말라는 놈들도 언론인과 전문가의 탈을 쓰고 버젓이 활동하고 있으니 - 예를 들면 드보르잡 같은 - 더욱 젊은층의 투표율은 낮아질 듯.  바뀌는게 없으면 힘이 빠지는 법이니까.  나이가 들어갈 수록 건전한 정신을 가진 뒷세대를 키우는 것이 너무도 절박하다.  어떻게? 는 아직까지 결론이 없지만, 책에 답이 있다고 보니 그저 읽고 모으고, 열심히 일하면서 도모할 일이다. 

 

어쨌든!  니들 검찰!  부끄러운줄 알아라.  어떻게 60년이 넘도록 출세하려면 공안사건이나 정치사건을 주도해야 하는가?  바꾸어 말하면 공안사건과 정치사건 말고 니들이 제대로 해결한게 뭐가 있는거냐?  에잇!  니들은 법조인도 무엇도 아니다.  일부검사들이 그렇지 대다수는 안 그렇다는 말은 일부 교회가 문제이지 대부분 건전하다는 말과 같이 들려 거부감이 든다.  대부분 이런 성향이 있고, 일부가 꿋꿋하게 또는 지혜롭게 처신하여 와신상담 중인게 맞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글샘 2012-06-2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안무치죠... 부끄러운 줄 알면... 저들이 지금 그 자리에 살 수 없었겠죠.
치사하기 짝이없는 시대입니다...

transient-guest 2012-06-22 01:07   좋아요 0 | URL
'시대'라는 말이 참 고색창연하게 들리던 시절이 있었죠. 80-90년대를 넘어가면서 제도면에서의 민주주의도 어느 정도 정립이 되었던. 그런데, 이젠 다시 '시대가 시대니만큼' 또는 '시대운운'하는게 이상하지 않게 되었네요. 가카의 영도력과 우리의 욕심/무관심이 빚어낸 합작품이겠죠...-_-

2012-06-22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12-06-22 01:08   좋아요 0 | URL
오호! 더욱 감사합니다. 이제까지 설짐작으로 봉천=프자 + 덴 (하늘?) 뭐 이렇게 알고 있었거든요. 정말 박학다식하시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6-22 13:35   좋아요 0 | URL
요즘은 신문기사에서도 중국지명과 인명을 중국발음으로 표기하니까 한자를 우리 발음으로 따로 익혀야 하죠.그러다 보니 중국발음을 정확히 익히는 부수효과가 있습니다.

달사르 2012-06-23 13:05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저도 최근에 실크로드 책 보고 있는데요. 같은 지명의 발음이 달라서 뭐지뭐지? 하면서 봤더니 중국발음을 그대로 표기해서 그렇더라구요. 대흥안령 도 중국식으로는 다이싱안링 이라고해서 첨에는 이상타..했는데요, 자꾸자꾸 읽다보니까 클 대, 가 다이 발음..이런 식으로 조금씩 보이더라구요.

ㅎㅎ 노이에자이트님이 이쪽도 밝으시군요! 담에 궁금한 거 있음 물어봐야징. ^^

달사르 2012-06-2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분위기가 달라졌군요! 접때 가셨다던 그 서점과 비슷한 분위기!

bull-shit의 용도를 이런 식으로 확실하게 알게 되다니요..ㅠ.ㅠ 그나저나 손수조는 왜 안 잡아갈까요? 박그네는? 참..이상한..대선 때 꼭 투표를 해야지, 라는 마음이 불끈, 솟게 만드는..

transient-guest 2012-06-25 10:41   좋아요 0 | URL
ㅋㅋ 다른 것도 종종..지식과 언어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런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 대문사진은 예수회계열의 대학교에 있는 성당 내부의 소성당 사진이고, 바탕은 알라딘에 있는건데 예전에 삼청동에 있던 꽤 유명하던 북카페사진인건 같아요..가보지는 못했는데, business를 접은것으로 압니다.

탄하 2012-06-2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간 서재를 새로 단장 하셨네요.
저도 대문사진과 스킨 분위기가 어쩐지 비슷하다 했더니, 대문사진이 서점이네요.
(십자가와 나란히 놓인 의자로 봐서는 성당인 줄 알았거든요.)

참나..나꼼수 멤버 잡기가 이제 끝났나, 했더니만 이렇게 뒤통수를 치는군요.
뻔히 보이는 수를 써도 자신있다..는 얘긴지, 아님 자신들의 유치함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인지 정말 한심하고 안타깝습니다.ㅠ.ㅠ

transient-guest 2012-06-25 10:42   좋아요 0 | URL
성당 맞습니다.ㅋㅋ
총선때 긴장했는데, 자기들이 여전히 우세하니까 대선까지 밀어붙이려고 다지는거죠. 검찰도 눈치많이 보다가 될만한 쪽으로 가는거고..뭐..정/재/검/경계에 의한 테러가 만연한 시대이니까 그런가봐요..
 
3차 산업혁명 - 수평적 권력은 에너지, 경제, 그리고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가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는 거의 읽지 않게된 한 작가의 예전 장편에서 인용된 시의 하나로 기억되는데, '예전에 한 소년이 있어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으리라 생각하며 살았답니다'라는 귀절이 있다.  지금와서 보면 그 작가의 창작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는 이런 마음과 희망을 간직하면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계속 비싸지는 기름값.  환경오염.  시장주의-자본주의가 극에 다다른 듯한 불안감.  이런 것들이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 사실상의 대공황을 야기한 - 이후 계속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한국의 김비서, 문비서, 서비서를 비롯한 언론매체들이 친MB뉴스를 쏟아내던 그때, 경제학자들을 인용해가며 나온 말이 '돈을 쓰지 않아서 문제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펌프질로 물을 퍼내려면 처음에는 물을 집어넣어야 하는 것처럼, 현 경제의 문제는 market에 돈이 풀리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이었다.  그걸 보면서 what a bull-shit이라고 생각했다.  내 관점으로는 성장위주의 market economy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는, 어떤 임계치에 다다랐기에, 이제는 새로운 paradigm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황당한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 치부됐던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도 내 생각은 같다.  즉 가까운 미래에는 많이 벌어서 많이 쓰는게 다가 아니라, 어떻게 벌어서, 필요한 만큼을 낭비없이 충족시키는가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내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살짝 기분이 좋기까지 하다.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한 2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벌써 저물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그간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바탕으로하여 '육식의 종말' 이나' 노동의 종말'같은 책에서 미래를 예측해왔다.  그의 말에 의하면 3차 산업혁명은 에너지 혁명 그리고 수평적인 혁명이 될 것이며 이는 단순히 에너지 시장 뿐만 아니라, 인류가 좀더 나은 종으로 진화해가는 계기 - 필요에 의해 촉발되는, 하지만 지속하게 될 - 가 된다고 한다. 

 

PC와 networking이 이미 경제구조를 바꾸었듯이 분산된 에너지 생산도 모든 것을 수평적인 구조로 바꾸고 이와 함께 우리의 생태계, 생물권에 대한 인식구조까지 바꾸게 된다는 저자의 강변은 그리 먼 미래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  당장 가카가 사랑해마지않는 선진국들은 모두 이를 염두에 두고 강한 인센티브와 함께 각 가정/상용건물에 태양열 발전판을 달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사막이나 구릉지대가 많은 나라들은 이를 이용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와 풍력발전을 위한 터빈을 곳곳에 세우고 있다.  전력소모가 많은 공장들의 경우 자체발전을 통해 필요한 전력의 100%이상을 생산하는 곳도 많은데, 이는 한화로 연 1억원 이상의 operation cost를 낮추는 효과까지 있다.  이게 바로 한국을 제외한 발전한 국가에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는 신모델이다. 

 

얼마전 한국뉴스에서 여름의 전력난이 벌써부터 걱정이고, 정부는 강한규제와 벌금물리기로 이를 잡아나갈 것이라고 한다.  웃기지 않는가?  마구잡이로 건물을 짓도록 규제를 다 풀어주고, 생태계, 환경, 및 에너지절약을 염두에 두지 않는 설계로 짓도록 한 그 수많은 건물들 - 아파트, 고층빌딩, 고급주상복합 - 이 양산된 것은 정부의 덕인데, 이제와서 그 덥고 습한 날씨를 가진 한국의 여름 내내 단속으로 일관하겠다니.  그야말로 지나가던 쥐새끼도 거꾸러져 웃을 노릇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이 어떻게 허울만 좋은 경제대국이 되어갔는지, 그리고 실제로는 얼마나 많이 뒤져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미국/유럽모델이 다는 아니다.  하지만, 시도도 하지 않고 오히려 원자력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그 행태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하기사 그들에게 한국이란 한탕 잘 걷어서 대대손손 먹고 살다가 안되면 다른 나라로 돈싸들고 가버리면 되는 곳이니까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미 세계의 생물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이런 유기적인 feature를 이해하여 정치/경제/산업에 적용하지 못한다면, 이런 사람, 또 이런 나라는 도태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것도 그리 머지 않은 미래에 말이다. 

 

올바른 mind가, 많은 사람들의 올바른 mind가 필요한 시대이다.  우리가 이 과정을 제대로 넘어가지 못한다면, 향후 50년 안에 멸절될 수도 있다고 많은 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자본주의, 시장주의,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라는 하나의 종을 아우르는, 아니 이 지구상의 생물권 전체를 아우르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여기에 대해 좀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이 살아가는 내내 화두로 남을 것 같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사르 2012-06-2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삼스럽긴 한데요. 중간중간에 영어로 적어주시니 참 좋아요. ^^
하루키가 그런 말을 했는지 오에 겐자부로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어라는 것은 그 고유의 값이 있어서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을 때는 미묘하게 그 느낌이 달라진다. 그래서 번역서를 읽을 때 그런 미진한 느낌이 있을 때는 원서를 옆에 놓고 비교해가면서 본다더라구요. 그러면 그 정확한 느낌이 그 언어의 발음값을 통해서 더 확실하게 전달된다더라구요.

위의 네트위킹도 우리 말로 이해할 때와 영어로 적혀 있을 때가 차이가 나네요. 더 정확한 느낌으로 다가와요. what a bull-shit 은 일단 좀 찾아보구요. ^^

transient-guest 2012-06-21 00:47   좋아요 0 | URL
어떤 말은 한국어로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없더라구요, 물론 영어도 마찬가지. 번역이라는게 말잘하고 단어많이 안다고 되는게 아니라고 예전에 고 이윤기 작가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급적 번역은 어학에 재능이 있는 작가가 해야한다고.

what a bull-shit은 혼자 그냥 이런 거짓말! 정도를 좀 강하게 표현한..ㅋㅋ 직역하면 소똥같은???ㅍㅎㅎ

달사르 2012-06-2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 경제용어가 아니었네요? 하하하 ^^;

공감합니다. 도태라는 말이 더이상 남의 말이 아닌 듯해요. 좀전에 김어준 주진우 검찰 송치..기사가 떠서 헉..하고 있었는데요.. 뭐라뭐라 더 길게 말하고 싶은데 갑갑해져서는..표현을 못하겠어요..ㅠ.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저에게도 멤도는 말입니다.

transient-guest 2012-06-21 00:51   좋아요 0 | URL
김어준/주진우 검찰송치라고 해서 뉴스검색하는데 당연하게도 잘 안나오네요. 조중동 소설가들은 뭐하고 있는지??

네 한국의 검찰은 법조인이길 포기한 것 같습니다. 법원도 상당부분 그렇고요. 도대체 법리적으로 또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짓꺼리만 일삼으니까요. 개개인들 놓고보면 똑똑하고 좋은 사람도 많은데, 일단 직장(?)에 들어가면 그 뭐랄까 안좋은 성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듯..

"You aim small, miss small"이란 표현이 있는데, 주변의 작은것부터 하나씩 둘러보면 무엇인가 할 수 있는일이, 그리고 지속될 수 있는게 나올것 같아요.

탄하 2012-06-24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유종말'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금처럼 석유를 소비할 경우 약 40년 후에는 지구상의 모든 석유가 고갈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도 생각보다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라는군요. 하지만 현실에선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니 어떤 것이 진실인지, 혹은 진실에 가까운 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말씀하신 '전력난'문제가 이슈화된 것을 보았어요. 간만에 거실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며 음료수를 마시려다가 선풍기 코드가 뽑혀있는 것을 보고 한 마디 하는 바람에 '전력난'발표를 알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다음날 에너지관리공단에 전화를 했어요. 대체 이렇게 코드를 뽑아 놓으면 얼마나 절약이 되냐구요. 한 가구의 차원에서 보면 냉장고 같은 필수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가전제품들의 대기전력(코드만 꼽아 놔도 소모되는 전력)을 사용안 할 경우 한 달에 약 2천원 가량이 절약된대요. 헐~. 2천원, 맥시멈이겠지만, 좋습니다. 이걸 국가적 차원에서 환산하면 대단한 숫자가 되겠죠. 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쪽이 늘 국민이 된다는 점은 참 화가 납니다. 아직도 저쪽 아파트에선 야간 LED조명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고, 유럽식을 본뜬 커피샵에서는 야외와 접한 테라스까지 에어컨 바람을 쌩쌩 보내주고 있는데, 오히려 공공/상업부문의 에너지부터 적극적으로 절약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뜬금없이 올해부터 '여름철 전력난'을 발표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어요.
정말 전력난이 문제라면 이렇게 명령하달 식으로 발표만 해버림 안돼잖아요.

transient-guest 2012-06-25 10:46   좋아요 0 | URL
힝싱 준비없이 마구잡이로 있다가 문제가 생기면 형법적으로 처리하려는게 큰 이슈같아요. 국가대계는 미래를 보면서 세워나가는 것인데 말이죠. 서울에 그 수많은 주상복합과 대형빌딩들이 명박/세훈시절에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그리고 그들중 환경친화적인 건물이 거의 없다는건 거론하지 않는 센쓰!!ㅎㅎ
항상 문제가 터지면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희생하라는 거죠. 그게 politically correct하고 분별있고 양식있는 행동이라고 조중동과 각종 비서뉴스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분위기를 잡으면서 말이에요. 국회나 재벌 사무실, 그리고 그밖의 것들이 일보는 곳의 온도는 에어콘 쌩쌩이라는데 제가 딱 1불 걸겠습니다. ㅋㅋ
죽어나는건 국민들인거에요 결국..
 

이 책은 마쓰모토 세이초 컬렉션 3부작을 읽은 후에 잡은 그의 장편소설인데, 과연 추리소설이라고 할만한 요소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구도는 사건에 대한 '추리'가 있어야하고, 셜록홈즈처럼 선/악을 대비한 케릭터의 존재와 특정범죄가 필요한데, 여기에는 그 모든 것들이 흑백으로 갈라져 존재하지 않고, 뒤죽박죽 섞여 있는것이다. 

 

평론에 의하면 '사회파'추리소설로써의 feature를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하는데, 나의 공감 유무를 떠나서, 굳이 말하자면 추리소설에서 detective계열보다는 일반적인 미스테리 계열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사회파의 거장답게, 이 책의 내용 역시 실제로 2차대전 후 막후에서 일본 정재계를 좌지우지했던 - 흑막 - 속의 한 인물을 모델로 하고있고, 그를 중심으로 각자의 욕망에 충실하게 서로를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인물들이 때로는 독립적으로, 또한 때로는 유기적으로 스토리를 움직여나간다.  절대적인 선도 없고 악도 없는, 자기가 살아가는 시대를 벗어날 힘도 없고, 그저 그 사회속에서 시류에 편승하여 한몫을 잡아보려는, 또는 petty한 욕망을 실현시키려는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의 주인공들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책의 주인공은 전후의 일본사회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장르의 특성상 많은 내용을 쓰면 스포일러가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독후감스러운 이야기를 쓰는 것은 내 취미가 아니다.  그저 불로 시작해서 불로 끝나는 한 인생이 좀 불쌍할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정판으로 세이초의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하니, 기대하면서 한 권씩 읽어볼 수 있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사르 2012-06-2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독후감스러운 이야기.. 맞아요. 그런건 취미가 아니다, 에 공감.

저는 요즘 이상하게 일본작가들 책을 자꾸 읽고 있는데요. 마쓰모토 세이초 작가의 책이 기존의 추리소설 류와 다르다고 하시니 눈길이 자꾸 가네요. 실제 2차대전 후의 정치적 배경이 깔리는 것도 마음에 들구요. 사회파의 거장이라..이거, 트란님 덕분에 일본 작가 한 분 더 알게 될 것 같습니다.

transient-guest 2012-06-21 00:53   좋아요 0 | URL
저도 마쓰모토 세이초를 요꼬미조 세이시와 혼동하다가 관심을 갖게 된건데, 그야말로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으로...달사르님은 그 소에 올라타셨다능..-_-: (이게 뭔소리??)
읽다보면 추리소설보다도 전후 일본의 사회상을 볼 수 있는 1-2차 사료로써의 역할이 더 강조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