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를 쓰고나면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점점 서재가 블로그와 되어가는 것 같다.  사실 이런 부분, 그리고 이런 기능들은 알라딘 서재가 새단장 후 알라딘 서재 2.0으로 탄생한 후에 더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호평을 받는 부분이다. 

 

그래서 생각을 했는데, 아예 이번 기회에 서재에 카테고리를 몇 개 더 만들고 블로그처럼 꾸며보면 어떨까 싶다.  우선 생각나는 것으로는

 

1. 별로 active하지 않은 영화 section - DVD와 극장영화로 이미 수 천편의 영화를 보아온 만큼 하나씩 감상을 남겨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지금도 가끔 꺼내어 보는 Good Fellas나 Once Upon a Time in America같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아야지.  나의 존경하는 형이 건강하게 지금도 일하고 있었다면 많이 crtique을 해주었을텐데.

 

2. 서점기행과 리뷰 - 사진을 곁들여 내가 자주 가는 logos나 BN을 시작으로 Bay Area 이곳저곳의 오래된 서점들과 대형서점의 이야기를 담아볼까 한다.

 

3. animation - may be

 

4. video game - may be

 

5. 먹을것 - 식도락 같은 의미가 아니라, 점심으로 먹은것들, 와인, 맥주 이런거?

 

3과 4는 너무 덕스럽다능...

 

어쨌든.  신상털기만 아니면 내 개인 identity는 서재 뒤에 잘 보관이 될 테니까.  개인적으로 tistory도, naver도 egloos도 쓸 수 없는 나에게 - cyworld는 ID와 PW를 까먹었는데, 다시 받아내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 - 알라딘 서재는 잘 활용하면 이런 저런 인생의 기록을 남겨놓을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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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회사에서 일을 할 때에는 몰랐던 많은 것들을 지난 5개월간 경험하고 느꼈다.  그것은 자기만의 것을 해보지 않고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들인데, 역시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들에는 그 나름대로의 한계가 있다.  결국 책으로 읽고 새긴 것들을 체험하는 수준까지 가야만 무엇인가를 온전히 알아낼 수 있는 것이리라. 

 

해서.  난 참으로 많은 고민과 절망, 그리고 그 중간 중간의 성취를 느끼며 지난 5개월을 살아왔다.  7월이 전반적으로 slow한 시기이고, 경기둔화로, 아이들 방학으로, 이런 저런 이유들로 사회 전반에 걸친 휴가덕에 꼬박 한 달을 개점휴업으로 보냈다.  3-4-5-6월까지 꾸준하게 성장하던 신생 법률 사무실이 말하자면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려 영양실조로 한 달간은 성장을 멈춰버렸던 것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좀더 많이 놀고 운동하고 책이나 읽을 것을 간간히 들어오는 상담이나 수임문의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걱정만 하다가 보내 버렸다.  이 역시 남의 회사였다면 전~혀 스트레스 없이 지나갔을 일이다. 

 

8월.  아직까지는 지난 달의 여파가 남아서 그런지, 그렇게 뚜렷하게 active한 것은 없다.  어제도 상담 한 건을 하고 - 주로 무료상담을 하게 된다.  음식점에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 오더를 하기 전에 무료로 샘플을 달라고 하는 경우는 없어도, 이상하게 변호사 사무실에는 '잠깐 뭐좀 물어보려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 나머지 시간에는 회사 홈피에 올릴 글을 작성하고, 광고배너가 걸린 사이트의 Q&A에 답변을 올렸주었다 (그 사이트에 글도 이젠 가끔 써주게 되는 것이, 후안무치급의 몇몇 변호사들이 24-7으로 그 페이지만 보면서 낚시를 하고 있기에 동류로 취급받게 되는 것이 싫어서이다).

 

그리고 오늘.  중대한(?) 결심.  좀더 마음 편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에 있으나 부지런하되, 마음을 좀더 자유롭게 놀려두는 것.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전화기만 cell로 돌려놓고 - 내 일의 반 이상은 전화와 인터넷으로 이루어진다.  나머지 반은 공식업무이고 - 자주 가던 카페의 노천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있다.  가끔 길가는 차들을 보면서. 

 

차분하고 욕심없는 담백한 삶과 한 편으로는 빠르고 잘나가는 삶 사이에서의 balance를 잡는 것이 well-being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군가 - 학원강사였다 - 편하게 살려면 욕심을 버리거나 노력을 하거나 둘 중의 하나인데, 욕심을 버리는 것이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고 한다.  그러므로 노력을 하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고등실업자들과 고등학력의 loser들로 채워져가고,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욕심과 노력 사이의 balance.  이것이 key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세상의 모든 것 - 선과 악까지도 - 을 두 개의 근원적인, 대립하는 힘의 balancing으로 풀어내려던 고대의 문화가 새삼 진리에 근접해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오늘은 책을 읽고, parking ticket을 처리하고 운동을 하면서, 전화를 기다릴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서.  그리고 무엇인가 내가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항상 고민하면서 (이 부분은 좀 쉽다. 다행스럽게도 내 전문분야를 필요로하는 가난한 사람들은 많으니까.  격주로 두 토요일을 보낸 San Francisco에서의 workshop같은게 건수가 있을때마다 이메일로 연락이 온다).

 

마지막으로 저 정도면 내 다리도 닿을 수 있겠다 싶어 내심 반가운 마음에 주인몰래 찍은 바이크의 사진으로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내 마음을 달래본다.                                                

 

 

이런 물건을 타고 게바라 형님의 소싯적처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세상을 보고, 사람사는 냄새를 맡고나면, 다시는 제도권으로 들어가서 허수아비놀음을 하지는 못할 것임을 나는 잘 안다.  어디에 살거나 니어링 부부처럼 살지 않는다면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을 무시하고 살지는 못하겠지만, 결국 샐러리맨이 아닌 면허를 가진 자영업을 택한 이유가 남보단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어서였으니까.  이렇게 하루씩 시간이 쌓이면서 내공이 쌓이고 이름이 알려지면, 좀더 발전적인 하루를 보내고, 넘치는 의욕과 힘은 주변으로 점차 스며들어 나누어 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까지, 아니 그곳으로 가는 여정에서도 내내 희망을 잃지 않기를.

 

DREAMing, PALNNing, and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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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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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이라는 것은 끝없는 애정이고, 좋아하는 작가에 대한 동기화가 될 수도 있지만, 나처럼 하루키의 작품들과 작품집들을 순서없이 마구잡이로 읽다보면, 전작이라는 건 또한 patience - 사랑이 뒷받침하는, 부모의 자식사랑과도 같은 - 라고도 생각이 된다.  어느 작가든지, 전작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이미 그의 거작, 문제작들을 읽고 난 후가 되는 경향이 많기에, 초기의 습작과도 같은, 즉 그 작가에게 반하게 만든 거작들을 잉태하고 있던 시점의 작품들을 시간상으로는 보다 더 나중에 읽게 되기에, 작품성에 있어서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다. 

 

요 2-3일간 내리 읽은 하루키의 작품집 두 권은 모두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전작의 다른 의미를 생각하게 해 주는 것 같다.

 

다른 작품들에서 좀더 길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의 원형, 내지는 brain storming의 흔적이 이 책에 모여있다.  시공간의 굴절, 왜곡 등 이제는 익숙한 하루키의 재료들, 아저씨-소녀, 고양이, 위스키 언더록스, 재즈, 빨래, 광고일, 출판업, bar, 밤거리...

 

이것으로도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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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거미원숭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 문학사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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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읽으려고 사무실에서 몇 권인가의 책을 들고 왔는데, 그 중 하나에 포함되어 있던 모양이다.  잡문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하루키가 쓴 광고 카피와 그 비슷한 무엇들을 모아놓은 책이었다.  하루키가 아니라 내가 써서 출판사에 보냈더라면 아마 답변조차 받지 못했을 정도의 글이라고 감히 생각한다만, 하루키라는 작가의 족적의 하나이니 전작을 위해서,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그에게, 그의 속에 깊이, 더 가까기 들어가보기 위해서는 읽어보아야 한다. 

 

물론, 글 중간 중간에 역시 이 다음의 걸작들의 모티브가 되는, 번득이는 듯한 생각들이 엿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이라는 건 그렇게 큰 점수를 줄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사람이 fair할 수 있다면 fair해야하니까.  팔이 안으로 굽는건 현실이겠지만, 그렇게 안으로만 굽는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없다. 

 

요즘 책을 살 수는 없고.  해서 logos를 기웃거리면서 이런 저런 '먹거리'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들면 Easton Press의 가죽제본 책을 한 권씩 꺼내오곤 한다.  누군다 돌아가시고 나면 estate sale에서 많은 책이 흘러들어오는 것이리라.  내 책들은 그렇게 흩어지는게 싫다.  그러면, 돈을 많이 벌어서 내 이름으로 된 도서관 하나 정도를 기부하는게 답이 되겠다.  그러면 최소한 향후 2-30년은 책이 흩어지는 걸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죽고나서도 2-30년이라면 그렇게 나쁜 조건은 아니다. 

 

어쨌든, 주말에 읽은 책치고는 좀 내용이 그래서, 어젯밤 FAUST를 잡고 읽은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FAUST같이 희곡으로 쓰인 책이라면 역시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이 제맛이다.  그 덕에 몇 페이지 읽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뭐. 

 

하루키의 책은 이런 저런 묶음과 출판사본으로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런걸 보면 그의 책이 잘 팔리긴 하는 모양이다.  이 책은 그 안에 들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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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이라는 에세이스트 또는 generalist의 저작들을 여러 개 읽어 보았다.  최초의 인연은 '조용헌의 고수기행'이라는 책이었는데, 당시 무술계나 도판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 그리고 태동하던 종합격투기에 대한 책들을 두루 섭렵하던 나는 '고수기행'이라는 제목 - 사실 조용헌은 그전부터 원래 유명한 저술가였지만 - 만 보고 덜컥 사들였던 물건이 그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후로, 조용헌의 특이한 주제와 사상, 세계관, 특히 동양, 아니 한국적인 것을 찾는 그의 글에서 매력을 느끼고 닥치는대로 그가 쓴 책을 긁어 모아 읽어나갔다.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있는 주제에 대한 글을 그야말로 '강호'스럽게, 그러나 불교학 박사이면서 대학교 훈장이라는 신분답게 학술적으로도 빠지지 않는 그의 글은 언제 읽어도 즐겁다.  많은 분들이 이미 그를 접한 바 있겠지만, 나름대로 좋은 글선생이라 여겨 그의 책을 소개하고 싶다.

 한병철 박사의 '고수를 찾아서'와 혼동하여 그와 같은 내용일 것이라 생각하고 산, 첫 조용헌의 책이다.  다양한 분야의, 그러나 제도권을 벗어난, 여러 고수들의 인생을 소개한 글이다.  이런 우연이 있기에 책을 읽는것은 언제나 즐다.

 

책을 사들이는 행위역시 기연을 만날 확률을 높여준다.  요즘같은 세상에 스승이나 동류, 또는 이런 저런 강호의 인사들을 나같은 범인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기연밖에는 없는것 같다.

 

 

 

 

 

 

 

 

 

 

 

 

 

 

 

 

 

 

 

 

 

 

 

 

 

 

 

 

 

 

 

 

 

 

 

 

 

 

 

 

 

 

페이퍼를 위해 그의 책을 찾던 중 더 많은 책이 나와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니, 이 페이퍼도 어떻게 보면 현재진행형인 셈.

 

조희봉님이 이윤기선생을 전작하고 모신 것처럼, 나는 조용헌선생을 전작하고 모시고 싶어진다.  강단의 학자이면서, 강호의 학문을 논하고, 기인을 만나는 그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역시 앞서 말한 기연.  나름대로 유명한 그의 책들을 거의 다 읽었노라고 생각했건만, 더 많은 책이 나를 기다리고 있음이다.  해서, 나는 오늘도 책을 사들이고, 쟁여 놓는다.

 

행여 인류의 종말이 온다면, 아니 북두신권 같은 세상이 온다면, 나의 의무는 나의 책들을 무사히 후대로 넘기는 일이 될게다.  지식과 지혜를 온전히 후세에 넘겨주는 그런 일 말이다.  조용헌.  참으로 담백하고 재미있는 책을 많이도 써왔음에 감사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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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6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조용헌이란 사람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고수기행'은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고수'라는 주제에 관심..) 아직 한 번 들춰보지도 못했거든요. 기회되면 어느 책이든 읽어봐야겠습니다. (오, 사주명리학까지 있네요.^^)

transient-guest 2012-08-07 01:18   좋아요 0 | URL
조용헌님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쓰는데,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라면 '우리'것, '전통'적인 것, 그리고 '비주류'로서, 강호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나 분야의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흥미가는 책이 참 많아요.

안시 2012-08-14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용헌의 동양학 강의를 계기로 올 여름 조용헌 선생님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본 사람중 한명입니다. 너무 마음에 진실되게 와닿고 때론 웃고 때론 마음 찡하면서, 다른 점 있다면 저는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서 봤다는 것 이네요. 위책 중에 거의 다 본것 같고 이것 외에 동양학강의, 조용헌의 소설 각각 1, 2로 나와 있어요. 저도 이제 이사 하면 책을 슬슬 직접 사서 장만을 할가 봅니다. 그리고 사찰기행을 들고 사찰 순례도 하고 싶구요. ^^ 동지를 만난 느낌? 이어서 한자 남깁니다.

transient-guest 2012-08-15 01:1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조용헌님의 책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난해할 수도 있는, 또는 쉽게 깊이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 같아요. 그런것을 보면서 이분은 내공이 대단한 분이구나 싶구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짚어 따라나가는 것만큼 좋은건 없다고 하는데, 부럽습니다. 사찰기행 잘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