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reading이 상당히 저조했다.  역시 트럼프와 그의 똘마니들이 다음 4년을 말아먹기 위한 전초작업에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던 것일까.  이번 주에도 책은 그리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들이는 것과 읽는 것은 확실히 별개다.  지난 2주간 엄청난 양의 책을 주문했으니까.  내년에는 조금 더 자제해야 할 것이다.  이제 수입의 10%를 책구매에 사용하는 건 좀 문제가 있다.  내년에도 금년 정도의 실적이 유지된다면 아무리 많이 지출해도 5% 미만이어야 한다.  특히 이슈는 fear-driven book buying인데, 하도 자주 절판이 되는 것이 한국 출판업계의 현실이라서 갖고 싶은 책을 보관함에 넣어두고서는 계속 anxiety가 오는 거다.  이걸 잘 조절해야 건겅한 수준으로 독서와 구매를 balance할 수 있을 것 같다.


명성(?)에 비해서 처음엔 재미가 없다고 느껴졌기에 상당히 오랜 시간, 운동가방에 들어있었다.  아주 조금씩 읽느라 처음 몇 페이지를 넘어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그 다음으로는 무척 빠른 전개였다.  다양한 인생이 이상하게 겹쳐져 있는 형태로 왔다갔다 하는 방식인데, 데이지의 인생, 그녀의 아버지의 인생, 보호자였다가 남편이 된 플랫의 인생, 그 주변 사람들까지, 상당히 특이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의 인생이 시대의 모습들과 잘 조화를 이룬 것 같다.


스토리로는 훌륭했다고 보는데, 속을 울리는 감동이나 특별한 것은 받지 못했다.  내가 남자라서 그럴 수도 있고, 격한 공감을 느끼지는 못한 점도 없지 않기에.  내용을 요약하는 습관이 되어있지 않아서 아직 제대로 줄거리를 정리하긴 어렵다만, 역시 빨간책방에서 소개하는 책은 최소한의 수준은 되는 것 같다.


이건 거의 두 달을 두고 읽은 것 같다.  처음부터도 조금 지겨웠었고, 고사의 인용도 조금은 과한 점이 없지 않아서 몰입을 방해한 것 같다.  저자의 말보다는 고사를 정리하거나 직접 인용하는 등, 조금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과거 선비들이 책을 대하던 자세와 마음가짐, 거기에 서재를 꾸며놓고 놀던 모습 등은 꽤 흥미가 있었는데, 순전히 내가 책을 좋아하고 좋은 서재를 꾸미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리 많은 것을 받지는 못했지만, 또 하나의 우주를 열었다가 닫았다는 마음은 남는다.



연말엔 책을 좀더 많이 편하게 보고 싶었는데, 현실은 12월 내내 마무리 하느라 바쁠 듯.  일년 동안 정성을 들인 일이 갑자가 hold가 되어 맘이 울적하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11-2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국내 언론이 보도하는 트럼프 관련 뉴스를 못 믿겠어요. 트럼프라는 사람, 종잡을 수 없어요. ^^;;

transient-guest 2016-11-24 05:33   좋아요 0 | URL
전형적인 우파 populist죠. 지금 벌써 여러 건의 이해충돌 (conflict of interest)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말 일년 안에 날아갈지도 몰라요. 개버릇 남 주나요..가카를 봐도 그렇고...

cyrus 2016-11-24 10:00   좋아요 1 | URL
요즘 언론에서는 ‘대안 우파(Alt Right)‘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더군요. 백인우월주의, 반유대주의, 거기에 t-guest님 말씀처럼 포퓰리스트이기도 합니다. 우파, 좌파들도 이들을 피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