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읽은 책이 있는데, 미처 후기를 남기지 않고 지나간 것이 문득 떠올랐다.  그만큼 대단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는 의미로 생각되기도 한다만, 어쨌든 가능하면 꾸준하게 하는 것이 내가 남보다 조금 더 나은 점이라고 생각하기에 다시 페이퍼를 열었다.


한비야씨의 책은 처음 읽었다.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워낙 유명하기도 하지만, 내가 원래 베스트셀러는 피하자는 주의가 있다.  거기에 월드비전에 대한 거부감도 있고 해서, 그 단체를 주 근거지로 사회활동을 하면서 유명세를 커리어로 만든 점이 없지 않다는 생각에 거의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저 걸어서 여기 저기를 돌아다닌 건 긍정적으로 보는데, 일단 그런 여행에서 얻어지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사람은 주로 좋은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책이 나온 건 2001년이니까, 지금부터 무려 15년 전인데, 상전벽해도 이런 상전벽해가 없어서, 세계로 막 나아가려고 시장을 열던 2001년의 중국과 2016년의 중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이다.  다시 말하면 이 책에서 나온 내용은 대개 지금은 큰 쓸모가 없고, 그저 2001년의 비전과 2016년의 현실을 비교하는 정도의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정도.  그런데 이 책은 대략 1년 정도의 어학연수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라서 더더욱 외국인의 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기대할 수 없고, 내가 썼으면 출판도 어려웠을 책이 한비야라는 유명인이라서 팔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예전부터 이런 저런 채널로 한비야씨의 업적(?)을 둘러싼 행간의 이야기들을 접한 바도 있고 해서 더더욱 난 역시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온 탓에 읽었을 뿐, 내 돈을 주고 사서 읽을만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읽은 어떤 이의 자전거 미국횡단 여행기를 읽었을 때에도 그 자체는 대단하지만서도 달리 큰 감동을 얻었거나 잘 썼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곳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무척 단면적인 겉핥기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만도 못하다는 생각이다.   


그냥 디자인을 다룬 책.  특별히 좋은 서가나 서재를 소개했다기 보다는 디자인을 위주로 사진 90%에 글 10% 정도의 비율로 구성된 책이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고급한 서재부터, 영국 시골을 작은 서가, 그리고 현대풍의, 서재나 서가보다는 디자인 공방 같은 구조의 서재까지 다양한 사진을 보니 눈이 조금은 호사를 누렸다.  건축이나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좀더 흥미있게 곰씹어 들여다볼 것 같지만, 워낙 그런 쪽으론 관심이 없기에 난 그저 어떤 서재가 내 맘에 드는지,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한지, 아니면 단순히 디자인에 더 치중을 했는지만 따져보았고, 글도 몇 자 없어서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마셔버렸다.  


오늘은 여기까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9-22 0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2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붉은돼지 2016-09-2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한비야 강연을 한번 들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열정적인 사람이라는,,,,에너지가 넘치는 , 말도 굉장히 빠르고... 인상을 받았습니다. 강연장면 사진을 몇 장 찍으려고 했는데 월드비젼 측에서 못 찍게하더군요. 무슨 연애인처럼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도 조금 받았어요...

transient-guest 2016-09-23 01:50   좋아요 0 | URL
열정은 넘치는 사람이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다만 선교목적의 단체가 교묘히 자선단체를 표방하여 기부를 받고 그 운영의 투명성 등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 단체와 연계된 활동도 그렇고, 말씀처럼 이젠 너무도 높아진(?) 위상(?)에도 거부감이 있어요. 적어도 제가 읽은 저 위의 책은 무척 shallow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어요. 특히 90년대의 여행 (어제 찾아봤습니다)을 다룬 책은 평가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