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어쨌든 좋다.  아무리 바쁜 한 주를 보냈어도, 그 다음 주간의 일정이 모두 잡혀 있어도, 아니 설사 일요일에는 나와서 일을 해야 다음 주 일정을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어쨌든 마음이 넉넉해진다.  오늘이 딱 그렇다.  바쁜 지난 3-4일과, 더 바쁠 다음 주 3-4일 사이에 우연히 하루의 일정이 딱 멈춘 것이다.  덕분에 하고 싶은 것도 하고, 돌아다니고, 책도 읽다가 간단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금 일찍 퇴근하면서 운동도 할 예정이니까, 맘이 가볍다.  물론 할 일은 얼마든지 널려 있기 때문에 굳이 케이스 문서를 열고 하나씩 정리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 맘이 어디 그런가.  덕분에 깜빡 잊고 넘어간 책, 그리고 오늘 막 읽은 책에 대한 내용도 조금 남길 수 있게 되었다.


'죽지 않는 돌고래', 줄여서 죽돌이로 더 잘 알려진 딴지일보 김창규 기자의 책이다.  그간 연재된 글을 모은 책인데, 그다지 강하고 깊은 내용은 보여주지 못했고, 블로그 연재 정도, 딱 그 수준의 글을 모아놓았다고 생각한다.  흥미가 가는 사람들, 특히 주진우 기자에 대한 내용이 좀 더 보강되었으면 한다.  강준만 교수나 유흥준 교수에 대한 글을 꽤 재미있게 보았다만, 역시 전체적으로 '책'이라기 보다는 블로그 기사스럽다.  책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봐도 되겠다.  


하지만, 난 김창규 기자, 아니 딴지일보의 책, 아니 진보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책은 가급적 이런 저런 것을 따지지 않고 사는 편이다.  그렇게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맘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근처라면 짜장면이라도 회사에 쏘고 싶을 정도로 이런 사람들이 고맙다.  김창규 기자는 특히 돈 안되고, 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아니 국가가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main news로 끌어낸 다수의 사례가 있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홍모군의 사건을 계기로 하여 파헤친 살인납치범 일당 사건, 필리핀 감옥에서 끝내 불귀의 객으로 사라진 모 선장의 사건, 그리고 남미에서 살인범으로 몰려 타국에서 억울하게 평생을 감옥에서 썩을 뻔했던 한 젊은이의 이야기까지, 그가 그렇게 달려들어 이슈화해서 종국에서는 나라가 달려들게 만든 일들이 꽤 된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조-중-동의 기레기들이 평생 싸질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사회와 언론에 있어 큰 공을 세운 것 같다.  이 한 권의 책을 내가 사들인 것으로 그가 먹은 따끈한 국밥 1/7 그릇값이라도 보탠 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금정연이라는 생계형 서평가의 책이다.  최근에 화제가 된 책 이전에 나온 것인데, 로쟈님의 '후계자'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먹고 살 수 있다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온라인서점 MD경력이 있고, 지금은 그냥 글을 쓰면서 먹고 사는 것 같다.  재미있는 관점도 볼 수 있고, 내용요약에만 충실한 서평보다는 좀더 자신의 이야기와 느낌에 충실한 것이 내가 서평인지 후기인지 모르고 쓰는 글에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사람이 쓰는 다양한 책 이야기는 언제든지 환영이다만, 굳이 비교한다면, 이 분 보다 잘 쓰는 서재친구님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보다는 확실히 훨씬 잘 쓰고 좋은 구성을 보여주지만, 이 시점의 그는 아직 덜 다듬어진 것은 아닌가 싶다, 순전히 독자의 관점에서 느끼는 말이지만.  그래도 간만에 신선한 글을 보았다.  


곧 운동하러 가야지...

그리고 저녁 땐 극장에서 놓친 영화 몇 편을 보고, 내일 오전에는 박쥐사나이와 슈퍼남자의 싸움을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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