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의 공천심사를 놓고 말이 많다.  진보언론은 평가하고 분석한 토대로, 조중동은 그저 개판을 벌이자는 심정으로, 그렇게 다양한 매체에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은 본디 책략가라고 해야 한다.  야권을 거론할 때 항상 아쉽던 이 '책사'라는 자리에 결국 이 사람을 데려다 놓았고, 상당히 재미를 보기는 했다.  보수성향의 인물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진보성향의 의원들로서는 조금 부담스럽고, 이번 공천 컷오프를 보면 그 전에 확보한 시스템 공천과는 거리가 먼 선택으로 욕도 많이 먹고 있지만, 형국을 주도하고, 국면을 갑자기 전환시키는 솜씨는 보통이 아니다.  


다만, 그 역시 사람이니까, 자신의 성향에 따라, 그리고 필요에 따라 맺은 관계에서 초연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은 억울하게 피해를 보았고, 어떤 이들은 자격을 뛰어넘는 이득을 보았다.  


이 모든 것은 총선에서 개헌저지선을 지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옥석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 문제가 있는데, 아쉽게도 이런 모습이 진보성향의 관점으로 볼 때 요즘 종종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안철수처럼 판이 다 깨져도, 무엇도 없이 광야에서 죽겠다는 심정으로 완주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훨씬 나은 모습이다.  


하지만, 진보라는 입장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가고자하는 곳은 좌파중도보다는 중도우익에 가까운 듯 하고 이런 부분은 걱정을 하는 부분 일정비, 당연한 수순이라는 마음이 일정비로 내 판단이 갈라진다.  


한국의 정치판이 합리적이려면 현재 더-민이 보여주는 모습이 보수로, 그 외 정의당, 녹색당 및 과거 친노계열 및 민주당의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진보정당으로 대략 양당체제를 갖추고, 여기에 극진보나 극수구세력이 일정 부분 포진하면서 서서히 사라져가야할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 의원들의 대다수가 난지도에 묻어버려도 전혀 아깝지 않을 밥도둑, 쌀주머니, 술병이자 똥푸대 같은 수준의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특히 이들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완전히 매장되어야 옳다.


결론적으로 공천 컷오프에 포함된 정청래, 강기정, 강동원 등 아까운 분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명분을 찾아 살려내야  하는 것이다.  다른 분들은 몰라도 정청래 의원의 경우 컷오프는 그 무슨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오로지 당리당략과 정략에 의한 것인데, 덕분에 국민의당의 내분은 거의 한 시간 단위로 격화되고 있는 것을 본다.  어떤 형태로든 연대의 길을 가야하고, 그 과정에서의 한 수를 둔 것이라면, 그리고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김종인의 다음 수는 아깝게 컷오프된 사람들을 적절하게 살려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반사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데, 판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반전의 묘미를 주는 등 다양한 이득을 누릴 수도 있겠다.  


이걸 모두 지금 계산한 상태이고, 이에 따라 여기까지 간다면 그는 분명 일급책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내가 보는 그는 약 85-88 사이의 (삼국지 데이터 측정으로...) 중급책사이상은 아니다.  한 지방의 군벌로써 터전을 잡고 지키는 정도의 역량이 대충 85-88이고, 92-95사이면 함께 전세를 도모할 만하고, 97-99면 전국통일이 가능한 책사의 수치라고 본다.  김종인이 과연 90대 이상의 책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정치력도 이에 못지 않게 궁금해진다.  


현재로써는 아쉬운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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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6-03-13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쉬운 점을 넘어 돌아오는 총선은 야당이 필패할 듯합니다. 전 야당아 여당이나 정치인들은 매우 불신하기 때문에 도찐개찐이라 생각하지만 현재 야당의 행보는 정말 답답의 극치입니다. 여당이 저렇게 죽 쑤고 있는데, 야당은 더 개차반이니..

transient-guest 2016-03-14 02:36   좋아요 0 | URL
정치는 더 나은 것 보다는 덜 나쁜 것을 선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덜 나쁜 것이 이걸 믿고 이상한 짓을 하고 있네요. 김종인씨의 정략적인 부분 외에도 현재의 당권을 잡은 사람들의 횡포가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추하기 짝이 없네요. 총선에서 여당이 개헌선을 넘기면, 한국에서 나오고 싶은 분들이 더 많아지겠네요.